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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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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왜 왔니
너는 뭘 관찰하려는 걸까
내게서 뭘 긁어모으려는 거야
나를 무엇으로 분류할 거야
거기서 내 이름은 뭐야
늦은 밤 네가 수거한 더미는
초저녁 밖에 내놓은 일주일치 쓰레기봉투
나를 가정하지 마
미안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야
어젯밤 만화영화 보다 흘린 눈물이야
매운 라면 먹다가 코 푼 휴지야
수집하지 마
분류하지 마
판단하지 마
착각하지 마
문이 없는 너희들의 세계
그 더러운 쓰레기장에서
인간을 쓰레기 취급하지 마
너희는 쓰레기장이니
모르지
영영 모르지 네가
두 번 죽었다 깨나도 모르는 게 있지
2
가삿말에 진심을 담지 말래
사람들은 어차피 못 알아들으니까
알아도 아는 척 안 하니까
바쁜 뇌는 콜라 저장소
똑똑한 읽기 전용 폴더
통역사가 없는 엔진
현해탄 물길 모르는 무능한 선장
일방통행을 준수하는 선량한 시민
심방을 지나 손발로 여행할 줄 모르는 관광객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모르겠다
독자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
나의 완성은 너인데
양자 교환 실패
우리는 안 맞아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작가가 대중을 고려하는 게 맞나
더 잘할 수 있는데 맞나
작가는 눈높이교육 계약직교사인가
그렇게 죽어간 작가들이 썩기 시작해야 유행병이 돌고
3
작가는 눈이 있어도 보지 않는다. 읽지 않는다. 느낀다. 송두리째 느낀다. 감복하고 춤춘다. 진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데 여념이 없으므로. 그것만 해도 목숨이 모자라므로.
독자를 일깨우는 것은 작가의 일이 아니다.
깨우치는 것은 각자 내면의 빛이다.
나는 언제까지 교만을 떨 것인가.
작품 따위로는 일시적인 영감이나 주고 말 것이다.
작가는 헛발질을 하고 독자가 쪽팔려한다.
그러나 독자는 언제까지 관람이나 할참인가.
어디까지 책으로 탑을 쌓을 작정인가.
무너뜨려.
제발 집어 쳐.
세상을 논하고 분석하지 말고 읽어라. 느껴라. 차라리 눈을 감아라. 인간에게 눈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0.1초로 깜빡거린다. 그건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만은 아닐 거야.
감아봐. 느껴봐. 태엽 감듯이 과거로. 미래로. 스며들듯이 순간으로. 영원으로. 그리고 너의 이야기를 해줄래. 네 속에는 반짝이는 창조의 힘이 있단다. 이걸 안 쓰고 죽으면 인간으로 태어난 게 아까운 거야. 번식 창조는 거역하기 힘든 D의 의지이지만 말 안듣는 까불이는 다른 것도 낳을 줄 알아야지.
원숭이가 사람을 따라하듯 인간은 신을 모방한다.
머지않아 인류의 또 다른 갈래가 돋아나지 않을까.
그러나 모두가 인간은 아닌 거야.
접목일 뿐인 그들은 인공지능에게 위협을 느끼지.
너의 심장은 잘 지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