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자진유리


다이나믹 듀오가 고백하길 자기는 하루를 밤새면 이틀을 죽고 이틀을 밤새면 반 죽는댔는데

나는 1차면 하루 죽고 2차면 이틀 죽는다는 걸 알았다.

그것을 어떤 사람은 직장 다니면서야 주말에만 술을 마셔야겠다는 식으로 깨닫기도 하고

그런 몸을 이끌고 새벽에 검도질까지 한 담에 여덟 시까지 출근하는 부장 녀석에게 두들겨 맞지 않기 위해 호구를 주워 입고 집을 나서는 것이다.


나는 출근하자마자 원하는 인사이트를 뽑아주곤 했는데 데이터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식은 죽먹기였다.

그러나 술 먹은 다음날은 아니었다.

가만 내가 호구를 챙겨 왔던가.


어휴, 저것들이 얼른 죽고 없어져야 할 텐데.

그들은 숫자 데이터에서 교훈을 얻고 싶어 하지만 그 빤한 원리가 자신의 몸속에도 들어 있다는 것은 모른다.

이미 세상에 다 드러나 있는 건데 왜 그걸 쓸데없이 분석하고 앉아 있나 몰라.

인간이 가장 추하고 무식한 게 역시 맞다니까.

이렇게 구구절절 다 풀어헤치고 엮어서 내놓아야 알아먹을까 말까야.

이게 근사한 거라고 생각해.

근사한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인간만그래 인간만.

언어를 구사하고 교육을 하고 화폐를 만들고 그런 것들이 다

모자란 사람들이 배가 아파서 시작된 걸 수도 있겠다.

모자란데 쓸데없이 힘만 넘치는 사람들.

모르겠어 육감이랄지 아무튼 뭔가가 부족한 사람들 말이야.

그들이 정말 나쁜 게 뭔 줄 알아?

있는 사람마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제한하려 든다는 거야.




지난밤 동네 지하철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다 희끄무레한 승용차에 치었다.

분명 차체가 내 등줄기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이미 공중에 떠 있었다.

희끄무레한 승용차가 발밑으로 지나가고

나는 풍선처럼 아주 느리게 떠오르고 있었는데

또한 풍선처럼 세상이 아주 천천히 그리고 점점 광활하게 내려다보였다.

그러나 내려다보는 짓을 하는 순간

나는 곧장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지금부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음... 그렇게 되겠구나라고 직감했다.

나는 점점 바닥에 가까워지는 것이 조금 무섭기도 해서 눈을 질끈 감았는데 아주 천천히 감겼다.

서서히 추락하는 압력을 느끼며 점점 몸이 부풀어 터질 것 같았는데

막상 바닥에 처박았을 때는 풍선이 야채죽이 되었기 때문에 몸이 터지지도 않았고 아프지도 않았다.


아, 딱히 어떻게 죽는대두 상관이 없겠구나 생각했다.

말년에 병상에 누워 바늘 구멍으로 들어오는 부질없는 액체들이

내 속에서 저절로 뿜어져 나와야 할 것을 대신하려 하고

가로막는 것이 차라리 고통이겠구나 싶었다.




어제 시켜 먹고 남은 순댓국에 물을 더 넣고 죽을 끓인다.

부장도, 데이터도, 승용차도, 나도, 모두 희끄무레하게 끓고 있다.

맛있는 냄새가 떠오르다가 곤두박질치길 반복한다.

장자야, 지난밤은 꿈이 아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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