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리동

옅어지는 짠내를 염려하며,

by 무릎

이름에 소금을 빌어온 동네. 염리동.
예전에 소금장수들이 많이 살았더랬지.


짠내 대신 이사 냄새들이 곳곳에 그득했다. 장마에 절여진 소파, 전봇대에 붙은 이사 전문 스티커 냄새.


담벼락에 고개를 빼꼼 내민 멍뭉이는 당최 짖어대지 않았다.

이사 가는 사람이 있을 때만 몇 번 우는 것일까?

새로 짓는 건물들에는 소금기란 전혀 없을테고,

고급 유리에는 서슬퍼런 하늘이나 저 멀리 여의도 불빛들만 촘촘히 수납될 것이다.


크레인이 움직일 때마다 나는 어쩐지 숨고 싶어 졌다.

잘 뽑히지 않는 인형뽑기 기계에 사는 인형들의 두려움을 알 것도 같았다.
소금포대를 숨기고 있는 집에는 얼마나 굳어진 두려움이 있을까. 먹먹해져서는 안 된다. 작은 방울에도 녹아들 삶들을 지켜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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