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다' 말고, '하염'의 뜻을 알고 싶은데
사전에 검색하면 유래도, 설명도
저마다 거나, 지지부진하거나, 지저분하다.
단어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
몇십 개 단어를 붙여봐도
계속해서 나머지 수가 남는 것 같은, 정의들이 있다
'하염'은 더욱더 그런 단어.
한여름
염리동의 오래된 의자에 앉아
여의도를 바라보는 파란 옷의 남자.
그 등살을, 하염이라고 해도 될까?
멋대로의 정의엔 언제나 나머지들이 있는 법.
그런 나머지에서 어쩐지 모를 짠내가 나겠고
나는 하염을 알 턱이 없으니
그냥 그 등살을, 오래도록 분주한 크레인을, 점점 보이지 않는 하늘을
하염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자꾸 뒤돌아보거나, 오르게 되는 동네.
남의 동네인데 나의 동네 같은 곳. 염리동.
@염리동,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