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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릎 Nov 07. 2020

전성기

과거에 엉킨 마음에 대해

슬프다
낙엽은 낙엽들 사이에 있을 때
잔잔하고 애틋한데

요 낙엽 하나
넓은 인조잔디밭 위에
"나도 푸를 때 있었어"
"나도 푸를 때 있었어" 하며
굽은 등 자꾸 들썩이더니
계속 그 자리에만 엉켜있다.

사람들은 미련을 가진 자에게
미련하다 할 때 잦지?

헌데, 알 것도 같다.
자꾸 돌아보게 되는 것
그래야만 자꾸 기운이 도는 것
행복하진 못해도 짐작이라도 하는 것

몇 밤 지나면 이 곳은 저 낙엽의 임시 무덤.
그 아래 인조잔디는 봉분 모양을 하려
몇 번의 새벽 내내 뒤척일지도 모를 일이다.
인조 위로 숨 같은 이슬이 겨울이불처럼 넉넉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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