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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릎 Sep 30. 2020

나뭇잎은 걸을 수 없다

나뭇잎은 걸을 수 없다
그래서,
제 초록색 몸 위로 가을이 걸어가도록 한다

가을은 그 나뭇잎 위를 조심조심 걷고
사람들은 그 위를 나긋나긋 걷는다

'낙엽은 나뭇잎보다 추위를 덜 느꼈으면' 하고 생각할 때,
손가락 사이사이를 오래되지 않은 바람이 긁고 간다.

낙엽이 자꾸 태어난다.

허물도 없이 아직도 군데군데 남은 여름만 벗어내면서.


@순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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