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관한 고백
고백 : 모든 글은 무릎에서 시작됩니다
온종일 무릎이 아팠다는 엄마의 푸념을 듣고 나면,
잠결 내내 끙끙 앓게하는 미안함이 있습니다.
비가 올 때면 무릎 주변이 알싸해집니다.
교통사고 때 났던 냄새가 훅훅 올라오기도 하고요.
그래도 곤란한 무릎만 있는 건 아닙니다.
두 무릎을
가만히 껴안고서 앉아있는 걸 좋아합니다.
누군가에게 무릎베개를 내어주고선,
같은 곳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데이트를 꿈꾸며 계절을 버팁니다.
무릎은 저를 앉혔다가 서게 했다가, 놨다가 들었다가, 저랬다가 이랬다가 하게 합니다.
그러니까,
어찌되었든 제 글의 원천이 곧 무릎임을 믿습니다.
무릎에서 시작하는
감정들을, 생각들을, 기분들을, 사랑을, 미움을, 공허를, 세계를, 시를 이야기하겠습니다.
무릎베개처럼
적응되지 않는 어정쩡함과, 해소할 수 없는 불편이 있겠지만
잠깐 이곳에서 눈이나 마음같은 곳들, 좀 눕혔다가 가세요.
- 모든 글들은 어두운시간에 최적화되어있습니다
- 소리내어 읽으면더 좋습니다
- 모든 사진과 글은 혼자의 힘(?)으로 찍고, 적었습니다. (농부의 마음으로)
- 구독과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