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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릎 Oct 03. 2016

오늘의 나는 굴러가는 낙과 같아

[결말 #7]

1.
"미애야 
나는 참외만 보면  생각이 
그래서 전화했어"

과일가게 앞에 잠깐 멈춰 서서는,
미애를 부르는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어찌나  같던지!

2.
참외를 보면 내가 생각나고
수박을 보면  내가 있고
브로콜리를 봐도 나만 떠오른다

이렇게 예쁜 색깔들을 앞두고도 나뿐인 나라는 
무엇을 보고 떠오르는 누구 하나 없다는 

오늘의 나는 굴러가는 낙과 같아.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걸음들,
모두 낙오라고 부를까 봐

3.
사람들이 옆으로 무가당, 무가당 걸어간다
나는 누군가 나를 쳐다볼 때까지
미애야미애야 부르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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