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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Nov 25. 2020

학원비로 자식들에게 경제적 자유 주기

저는 회사 생활 부적응자였습니다.


10년이나 일하고 나서야 회사에서 성공하려면 정치를 잘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깨닫게 된 것은 러시아에서 관리자로 일하게 되면서 였습니다. 역지사지를 절감한 순간이었죠. 대개 해외 법인은 한국 직원들이 관리자로 일하고 그 밑에 현지 직원들이 있습니다. 부임 초 언어의 장벽으로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어떤 직원이 제게 잘해주었습니다. 한마디로 권력을 쥔 제게 정치를 잘했습니다.


러시아에 살면서 부딪히는 여러 애로사항들을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처리해 주었습니다. 집을 구할 때 동행해 주었고 차량 등록을 할 때 몇 시간이나 같이 기다려 주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있다 보니, 이 직원에 대해 항상 고마운 마음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승진이나 연봉 협상 시 아무래도 좀 더 챙겨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직원을 보며, 과거에 제가 윗분들에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 보니 얼굴이 많이 화끈거리더군요. 가족들과 떨어져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시는 부장님이 종종 술 한잔 하자 그러시면, 저는 일찍 집에 가봐야 한다고 매몰차게 거절했습니다. 주말에 같이 운동(골프)이라도 하자고 하시면, 선약이 있다고 딱 잘라 말씀드렸지요. 그땐 어려서 그런지 회사에서 출세하려면 사내 정치보다 업무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답니다.  




옛말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맞았습니다. 딸아이들은 저를 똑 닮아 윗사람들에게 정치 따위는 못하는 성격이더군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일지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말을 해서 주변 분들을 종종 당혹스럽게 했던 모양입니다. 학교 담임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인데 학기 첫날 딸아이가 선생님께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선생님! 남자 학생들은 1번부터 번호가 시작되는데, 왜 여자 학생들의 번호는 50번대로 시작하나요?"


담임 선생님이 웃으면서 일화를 말씀해 주시는데, 어찌나 선생님께 죄송하던지요. 선생님처럼 넓은 아량을 가진 분이 아니었다면, 딸아이는 분명 찍혀서 1년 동안 고생했을 겁니다. 아무튼, 아비 닮아 성격이 저러니 딸아이도 나중에 회사라도 들어가면 엄청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딸아이를 도와주면 좋을 가 생각해 보다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점에 경제적 자유를 안겨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제적 자유가 주어지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달 들어가는 사교육비로 장기 투자를 하면 어떻게 될지 계산해 보았습니다.


투자금액은 학원비 30만 원으로 잡고,

투자 수익률은 1986년~2018년까지 코스피 연평균 수익률인 10.1%를 잡았습니다.

사회생활을 20대 후반에 한다고 가정하고 20년간 (240개월) 투자를 했을 때 얼마가 나올지 계산해 보았습니다. 계산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만기 지급 금액은 무려 232,729,863원 => 약 2억 3천만 원입니다.

이 금액을 배당률 7%인 AT&T (미국 이동통신사) 투자한다면, 평생 동안 매달 135만 원이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학원보낼 돈으로 딸아이들에게 경제적 자유를 안겨줄 생각입니다.


코스피 연평균 수익률 자료출처 :

http://m.fundsolution.co.kr/upload/FOK/content/20180315012805233.pdf


적금 수익률 계산기 :

https://banksalad.com/savings/calcu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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