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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Dec 30. 2020

1. 학원 보낼 것 인가 루이뷔통 가방을 살 것인가

선택의 문제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일단 먹을 음식이 있어야 할 것이고 잠을 잘 곳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추위를 막아줄 옷도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의식주는 기본이 되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소싯적엔 도시락 반찬으로 달걀 프라이 하나만 있어도 세상 행복했다. 그리고 소중한 프라이를 뺏기지 않으려고 스텐 도시락 밥 밑에 고이 숨겨놓았다. 하지만, 요즘 세대인 우리 집 딸내미들은 완숙으로 조리된 프라이는 식감이 퍽퍽하다며 잘 먹지 않는다. 이럴 때 “라떼는 말이야”를 외쳐주면 세대차 나는 꼰대 되기 십상이다.


세상 사람들은 기본적인 의식주 외에 더 큰 만족을 위해 다른 것들도 구매하기 시작했다. 구매하는 것이 물건일 경우도 있고 형태가 없는 서비스일 경우도 있다. 처음으로 참석하는 초등학교 학부형 총회 때는 남들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 적어도 루이뷔통 가방(재화) 정도는 들어줘야 한다.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처럼 무난한 색상의 가방은 힘든 살림에 용쓴 느낌이 난다. 따라서, 핫 핑크색 같이 평소 옷과 매치가 어려운 컬러로 구매해야 더 있어 보인다. 나보다 더 비싼 가방을 멘 학부모를 만나면, 괜스레 몸이 움츠려 든다. 원래 있어 보이려면 쓸 때 없어 보이는 곳에 돈을 써야 한다. 과거 우리의 조상들도 그랬다.


“청동기 시대에 쓸 때 없어 보이는 고인돌이 유행했던 것도 있어 보이려는 욕구 때문이다. 당시 사람들은 옆 마을을 침략하러 갔다가 마을 입구에 있는 고인돌의 크기가 크면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갔다고 한다.” (건축가 유현준)    


이처럼 사람의 만족감을 위해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 생산, 분배하는 것을 경제 활동이라고 한다.  


우리들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항상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다. 워런 버핏처럼 돈이 거의 무한대로 있었다면 신상 루이뷔통 가방을 살 때 아무런 고민 없이 지를 텐데 가진 돈이 유한하기에 늘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다.


돈이 유한한 나는 딸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것인지, 학원 보낼 돈으로 미국 주식을 사줄 것인지, 아니면 아내가 새로 산 옷에 어울리는 루이뷔통 가방을 12개월 할부로 살 것인지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다. 여기서 옳은 선택은 없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사랑(?)받는 게 중요하면 신상 가방을 지르면 되고 아이들의 이른 경제적 독립이 더 중요하면 미국 주식을 사주면 된다. 세 가지 옵션 중에 가장 하고 싶은 것을 고르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합리적 선택”이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포기한 옵션들 중에 가장 아까운 옵션이 “기회비용”이 된다. 저자 같은 경우 “합리적 선택”은 미국 주식 구매이고 “기회비용”은 아내에게 선물할 루이뷔통 가방이다.


만 30살의 어린 나이에 아내와 과감히 결혼했다. 아내와 결혼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싱글로 남아 다른 여성들과 교제할 때의 만족감보다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의 외모가 조지 클루니나 원빈 같았다면 싱글로 오래 남는 것을 살짝(?) 고민했을지 모르지만, 아내를 만나는 순간 함께 가정을 꾸리고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솟아올라 교제 3개월 만에 프러포즈를 했다. 이렇듯 우리가 가진 자원은 유한 (자원의 희소성)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최대 만족감(편익)을 줄 수 있는 선택을 한다. 아내와 평생을 약속함(합리적 선택)으로써, 다른 여성과 교제할 수 있는 기회(기회비용)가 사라졌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믿고 싶다).


마지막으로 “희소성”과 “희귀성”을 설명하면서 이번 글을 마칠까 한다. 이 둘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개념이다. 둘 다 상대적으로 수량이 많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희소성”의 경우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경우를 뜻한다(한 마디로 갖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거다). 예를 들어 손주부의 친필 사인은 아내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짜로 줘도 원치 않으므로 희소성이 낮다(공급>수요)고 할 수 있다. 반면 김영하 작가님의 친필 사인은 원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희소성”을 띄게 된다(수요>공급). 이처럼 “희소성”이 있는 재화를 “경제재”라고 하고 사람들은 “경제재”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손주부의 친필 사인은 아직 듣보잡 작가이기에 “희소성”이 없고 “자유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몇 년 후에는 “경제재”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자유재”였던 생수가 환경 오염이 심한 요즘에는 돈 주고 사 먹는 “경제재”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오늘 배운 경제 지식>


ㄱ. 우리는 사람에게 필요한 재화(가방)와 서비스(학원)를 생산, 분배, 소비하고 이를 경제 활동이라 한다.

ㄴ. 자원은 희소성을 띄기 때문에 우리는 최대 편익(만족)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한다.

ㄷ. 선택으로 인해 우리가 포기한 옵션 중 가장 아까운 것을 기회비용이라 한다.

ㄹ. 희소성이 있는 재화를 경제재, 없는 것은 자유재라고 한다.


참고 사이트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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