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주부 Dec 31. 2020

샤넬백 가격을 정부가 통제 한다면?

경제 주체와 경제 체제

우리는 매일 “선택의 문제”에 당면한다. 잘 생겼지만 가난한 남자랑 결혼할지, 못 생겼지만 부자인 남자랑 결혼할지를 고민한다. 한 때 명품에 빠져있던 저자는 비상금을 모아서 샤넬백을 살 것인지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갈 것인지 잠깐 고민 했다. 물론, 해외여행도 하고 샤넬백도 사면 좋겠지만, 가진 돈은 유한하기에 “선택의 문제”에 당면한다.


우리처럼 샤넬이란 기업도 “선택의 문제”에 당면한다. 2021년도에 샤넬 2.55백 가격을 얼마나 올릴 것인지 고민한다. 맘 같아서는 프랑스 장인이 100% 손바느질로 만드는 에르메스 버킨백 보다 비싸게 받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시장에서 외면 당할 것이 뻔해 보인다. 그래서 루이비통 보다는 비싸지만 에르메스 보단 저렴한 그 어느 지점에서 가격이 자연스레 결정 된다. 즉,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샤넬 2.55백의 가격과 수량이 결정 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정부가 나서서 850만원짜리 샤넬 2.55백 가격을 50만원 이상 받지 못하게 법으로 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50만원짜리 샤넬 가방을 사기위해 명품관 앞에 줄을 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초과 수요 발생) 일단 50만원 짜리 샤넬 가방을 사면, 중고 사이트에 되팔아도 최소 8백만원이 남는다. 그러니 며칠이고 가방을 사기 위해 줄을 설 것이다.


샤넬 입장은 어떨까? 팔아봐야 얼마 남지 않으니깐 샤넬 2.55백 공급을 점차 줄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샤넬은 원가 절감을 위해 최고 등급의 어린 송아지 가죽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늙고 병들어 죽기 직전의 할아버지 소가죽으로 바꿀지도 모른다. 그리고 늙은 소가죽 비용도 아까워서 레자(인조가죽)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샤넬백의 공급이 점점 줄어들면 사고 싶어도 못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중고 샤넬백 가격이 폭등할 것이다.  


지금 주택 시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10억짜리 신축 아파트를 5억에 팔라고 정했다(분양가 상한제). 시장에서의 아파트 가격은 10억인데 정부가 가격 결정권을 가져가 버리니, 건설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5억에 팔고 있다. 아파트 분양 받으면 최소 5억원의 시세차익이 생기니깐, 로또 청약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솔직히 요즘 분양되는 아파트에 당첨 되면 돈을 벌어 좋겠지만, 직접 거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분양해봐야 얼마 남지 않으니깐 건설사들이 저질 재료(레자)를 썼을 가능성이 높다. 분양가 상한제 때 만들어진 아파트들은 입주 후 얼마 안가서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벽에 금이 가는 기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재화의 수량과 가격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는 것을 “시장경제체제”라고 한다. 반면에, 정부가 직접 경제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제체제는 “계획경제체제”라고 한다. 요즘은 “시장경제체제”와 “계획경제체제”의 중간 즈음인 “혼합경제체제”를 주로 사용한다. 왜냐하면 “시장경제체제”가 만사 오케이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이 느꼈기 때문이다.


기업이 독과점의 위치에 달하면, 경쟁이 없어져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지 않는다. 독과점 기업은 이때부터 소비자들에게 양아치 짓을 하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독과점의 대표적인 예가 애플이다. 애플은 독과점 지위를 사용하여, 앱스토어 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에 수수료를 받아먹는다. 예컨대, 네이버 웹툰을 읽기위해 컴퓨터에서 결제를 하면 수수료가 없는데, 아이폰에서 결제를 하면 애플에 별도의 수수료가 나간다. 대동강 물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이런 독과점 지위에 있는 회사들이 얄밉기는 해도 경쟁이 없거나 미약하기에 수익률이 좋고 투자처로 안전하다. 주요 산업 섹터별로 독과점 지위에 있는 회사들을 정리해서 이런 회사들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면, 자산 증식에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향후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인 GPU를 만드는 회사는 엔비디아와 AMD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배운 경제 지식>


경제문제 : 무엇을 생산하고 소비할 것인가

경제주체 : 무엇을 생산하고 소비할 것인가 선택의 문제에 당면한 사람들 (가계, 기업, 정부)


가계 :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고 노동, 자본, 토지 같은 생산요소를 기업에 제공

기업 : 생산 요소를 생산 기술과 결합하여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냄

정부 : 조세를 거두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출


경제체제 : 자원의 희소성 때문에 생기는 경제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질서와 제도의 틀. 시장에 맡기면 시장경제체제, 정부가 결정하면 계획경제체제, 이 둘의 중간은 혼합경제체제


참조 : 한국은행

작가의 이전글 1. 학원 보낼 것 인가 루이뷔통 가방을 살 것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