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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Jan 07. 2021

'돈이 아까워서' 그냥 입습니다.

매몰비용의 오류

한때는 쇼핑몰에서 옷을 살 때 50% 이상 세일하지 않으면 옷을 사지 않았다. 제 돈 주고 옷을 사면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폭으로 세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세일 첫날 달려가서 남아 있던 옷들은 사들였다. 그러나 그런 옷들은 대부분 너무 커서 내 몸에 맞지 않거나, 시즌이 지나서 스타일이 구린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옷이 내게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옷이 어울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아까워서' 그냥 입었다.


코로나 시대에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3식이 아이들을 위해 밥 차리다 보면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땐 배달의 민족을 실행시키고 새로운 식당의 음식을 주문해본다. 30분 뒤에 음식은 도착하고 신나서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이런 Jen장,,,,,,,,, 정말 맛이 없다.'

주문한 음식이 맛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돈이 아까워서' 그냥 먹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아이들과 아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갔다. 자유이용권을 끊어서 신나게 놀았다. 3시간 정도 놀고 나니 다리도 너무 아프고 피곤해서 집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돈이 아까워서' 피곤해도 폐장할 때까지 참고 놀았다. 졸린 눈으로 야간 퍼레이드도 보고 찬물로 세수하며 잠을 깨우며 끝까지 놀았다. 다음날 너무 무리한 탓에 감기에 걸렸고, 일주일 내내 골골 거리며 누워만 있었다.


돈 아낀다고 미용실이 아닌 저가 남성 미용실에서 커트를 했는데, 머리가 너무 맘에 안 든다. 다른 곳에 가서 다시 머리를 해야 하는데, '돈이 아까워서' 머리가 자랄 때까지 그냥 기다렸다.


이처럼 사람들은 의사 결정을 할 때 매몰비용의 오류에 종종 빠진다. 매몰비용(Sunk Cost)은 이미 지출된 비용과 시간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지출된 비용이 아까워'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고 이를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한다. 대표적인 예가 콩코드 여객기이다. 안전성과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영국과 프랑스는 그간 투자한 비용과 시간이 아까워서 계속해서 돈을 쏟아부었다. 결국 이륙 도중 폭파 사고가 났고 승객들이 모두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 콩코드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따라붙었고 사람들이 외면하자 자연스레 시장에서 사라졌다.


우리들도 무의식 중에 매몰비용의 오류를 참 많이 범한다. 오랫동안 사귄 이성친구가 더 이상 맘에 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결혼한다. 지난 10년 동안 고시 공부를 했고 계속 떨어졌는데도, 지난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고시 공부를 계속한다. 주식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데도 본전 생각 때문에 팔지 못한다.   


<오늘 배운 경제 용어>


ㄱ. 매몰비용 : 이미 지출해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ㄴ. 매몰비용의 오류 : 매몰비용 때문에 이미 실패한, 또는 실패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에 시간, 노력, 돈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참고 문헌>


최소한의 경제법칙 (저자 : 태지원),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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