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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Jan 13. 2021

12. 추억의 된장찌개

가격탄력성

23년 전 미국 시골 도시로 유학을 갔다. 솔트 레이크시티 공항에 도착한 다음 차로 2시간 넘게 운전해야 되는 시골 도시였다. 평소 햄버거, 피자, 콜라와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워낙 좋아했기에 미국 음식에 적응하는 것이 정말 쉬웠다. 매일 점심때마다 학교 식당에서는 햄버거, 피자 등의 폭탄 칼로리 음식이 나왔다. 처음에는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이런 생활이 일 년 동안 지속되자 더 이상 이들을 먹을 수 없었다. 일단 몸이 거대한 미국 사람처럼 변해갔고, 햄버거만 봐도 속이 울렁거렸다.


그때 진심으로 엄마가 해준 집밥이 너무 먹고 싶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어진 쌀밥에 소금 살짝 뿌린 계란 프라이, 칼칼한 김치와 구수한 된장찌개가 너무 먹고 싶었다. 이렇게 엄마 생각나는 집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 그날 바로 한국 식재료를 파는 곳을 찾아갔다. 시골 도시인지라 도시 전체에 딱 한 군데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된장을 샀다. 한국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비쌌지만, 한국 음식이 너무 그리워 큰 맘먹고 샀다. 그리고, 집에 와서 정말 맛있게 된장을 끓여 먹었다. 멸치 육수도 없이 물에다가 된장을 푼 게 전부였지만, 된장 국물이 몸에 들어가는 순간 내 몸의 모든 세포들이 "YES"를 외쳐대었다.


그 후에도 종종 그 마트에서 된장을 구매했는데, 마트 주인아저씨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렸다. 식자재 가격을 많이 올려도 한국 유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 먹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재의 부재).


가격 변화에 따라 수요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낸 것을 수요의 가격탄력성이라고 한다. 위 예시처럼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많이 줄지 않을 경우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작다고 말한다.   


대개 생활필수품들은 가격탄력성이 작다. 대중교통 요금이 10% 올라도 대중교통으로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은 계속 이용할 것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 사람들은 쌀값이 10% 올라도 수요가 많이 줄지 않는다.


예전 글에서 말한 스타벅스 커피, 아이폰, 샤넬백이 우리나라에서 횡포를 부리는 것도 가격탄력성이 작기 때문이다. 생필품은 아니지만, 이들 제품들의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아서 가격탄력성이 작다. 아이폰 가격이 10% 인상된다고 해도 아이폰 쓰던 사람들은 갤럭시로 잘 안 넘어간다.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10% 인상되었다고 해서 엔젤리너스로 잘 안 넘어간다(프리퀀시 모아서 다이어리 받아야 한다). 그리고 샤넬백이 10% 인상되었다고 해서 루이뷔통 백으로 잘 안 넘어간다(샤넬백 특유의 감성이 루이뷔통 백에는 없다).


가격탄력성을 이해했으면 우리의 몸값을 올리는 데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대체재가 없는 사람이 될수록 나의 몸값은 올라간다. 영어도 잘하는데 중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까지 잘하면 회사 내에 대체재가 없기에 연봉 협상 시 유리하다. 필자 역시 그렇다. 시중에는 어렵고 하품 나오는 경제책들은 많은데,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알려주는 경제책은 별로 없다. 게다가, "주부의 경제"는 무료다.


<오늘 배운 경제 지식>


ㄱ. 가격탄력성 : 가격 변화에 따른 수요 혹은 공급의 변화를 나타냄.

ㄴ. 가격탄력성이 작다 (비탄력적) : 가격 변화에 따른 수요 혹은 공급의 변화가 작다.    

ㄷ. 가격탄력성이 크다 (탄력적) : 가격 변화에 따른 수요 혹은 공급의 변화가 크다.


자료출처 : 최소한의 경제법칙, 위키피디아,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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