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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Jan 28. 2021

아내를 열 받게 하면 벌어지는 일

회색 코뿔소와 블랙 스완

10년 넘게 같이 산 성인 여자 두 명이 있다. 첫 번째 그녀는 20년간 같이 살았다. 성격이 불같아서 조금만 잘못하면 바로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두 번째 그녀는 13년간 같이 살았다. 성격이 뚝배기처럼 무던해서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뚝배기가 임계점을 넘어서 폭발하는 순간 뚝배기로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여러분의 예상대로. 첫 번째 그녀는 어머니시고, 두 번째 그녀는 아내다.


아내와 살면서 알게 되었다. 아내는 화를 자주 내지 않는 대신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신호를 준다. 첫 번째 단계는 아내의 말수가 적어진다. 수다쟁이인 아내가 말수가 적어지면 긴장해야 한다. 이 단계를 그대로 방치하면, 두 번째 단계인 각방 단계가 시작된다. 이 단계에 오면 문제의 원인이 필자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므로, 식은땀이 나고 무슨 잘못을 했는지 복기해야 한다. 이 단계마저 그대로 방치하면, 이혼하자고 소리친다.


경제 역시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신호를 준다. 대표적인 신호 중 하나가 가계 부채규모다.  2020년에 처음으로 국내 총생산 규모(GDP)를 앞질렀다(101%). 쉽게 말해 일 년에 3천만 원 버는 사람의 빚이 3천만 원 넘게 있다는 소리다. 정부는 깜짝 놀라서 요즘 모든 금융기관들을 불러 모아 놓고 대출 규모를 줄이라고 명령했다.  다른 나라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가계 부채가 얼마나 높은 지 알 수 있다. 주요국 중에서는 미국이 75.6%였으며, 영국(84.4%), 일본(57.2%), 중국(58.8%) 등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았다 (한겨레).


이처럼 모든 사람이 다 잘 알고 있는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가 결국 큰일이 벌어지는 것을 경제학에서 회색 코뿔소라고 말한다. 왜 회색 코뿔소로 명했을까? 여러분이 아프리카 초원에 있다고 상상해 보자. 초원 한 복판에 얼룩말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머나먼 곳에서 "쿵쾅쿵쾅"하는 소리가 들린다. 자세히 보니 회색 코뿔소가 당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간 회색 코뿔소에게 험한 꼴을 당할 수 있다.


이처럼 회색 코뿔소는 모두가 잘 인지하고 있는 위험 요소를 무시하고 있다가 큰 위험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화이트 스완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2020년에는 가계부채 말고도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수가 출생자수를 앞질렀다. 2020년에 사망자수는 30.8만 명인데, 출생자수는 27.6만 명이었다. 정부가 예측한 것보다 9년이나 빨리 인구 데드크로스 (사망자수 > 출생자수)가 왔다. 이 추세로 가면 국민연금은 2041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2056년에 소진된다고 한다(조선일보). 갑자기 우울해진다. 필자가 연금 받을 때 즈음에 국민연금은 벌써 적자 상태고 10년 정도 받으면 소진된다(갑자기 우울).    


그렇다면, 회색 코뿔소와는 정반대로 갑자기 위험이 닥치는 것을 의미하는 경제 용어는 무엇일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갑자기 벌어지는 것을 블랙스완(Black Swan)이라고 말한다. 검은 백조라는 말처럼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뜻하며, 911 테러 사건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 배운 경제 용어>


ㄱ. 회색 코뿔소 : 지속적인 경고로 인해 사회가 인지하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뜻하는 말.


ㄴ. 블랙 스완 :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예상치 못한 큰 사건.


<참고 문헌>


http://www.hani.co.kr/arti/economy/finance/961966.html#csidx0c87f7441518cfb91444d72e2b487cb

https://www.chosun.com/economy/2021/01/04/WEYXDOUVFFC57JSXXXYQ2C7GXU/

https://news.joins.com/article/21947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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