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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Feb 01. 2021

김밥과 ETF의 공통점

ETF 탄생 배경

필자는 요리가 귀찮아서 김밥 하는 것을 좋아한다. 김밥이 얼마나 귀찮은데 김밥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오해하지 마시라. 김밥 속에 들어가는 재료들(먹다 남은 음식들)을 식탁 위에 펼쳐 놓으면, 아내와 딸들은 각자 알아서 자기 취향대로 김밥을 싸 먹는다. 주부 입장에서 각자 김밥을 말아주니, 일손이 줄어 좋고, 아이들도 야채를 모두 제거한 "햄 많이" 김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가끔 이것도 귀찮아지면, 전문가가 만든 김밥도 사 먹는다. 고기를 좋아하는 딸들은 소고기 김밥을 시키고, 야채를 좋아하는 아내는 야채 김밥을 시킨다. 나는 분식집에서 제일 잘 나가는 대표 김밥을 시킨다.


재테크도 똑같다. 혼자 스스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도 되지만, 귀찮으면 그냥 펀드를 사면 된다. 펀드(Fund)는 어떤 목적을 위해 여러 명으로부터 돈을 모은 것을 말한다. 그렇게 모인 돈을 펀드매니저라는 금융 전문가가 운용한다. 모인 사람 수가 50명이 안되면, 사모펀드고 50명 이상이면 공모펀드다. 우리가 평소 말하는 펀드는 모두 공모펀드라고 보면 된다.


남에게 시키면 대신 돈을 줘야 한다. 펀드를 사고팔 때 수수료가 나가고, 매년 1~2% 정도의 운용 보수를 줘야 한다. 펀드와 관련된 회사(판매회사, 자산운용회사, 수탁회사)가 많다 보니 중간에 가져가는 돈도 많다. 게다가, 펀드는 주식처럼 시세를 보고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가 없다. 펀드가 많이 오른 것 같아서 팔아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펀드가 바로 팔리는 것이 아니고, 팔려는 사람을 모두 취합한 다음 팔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    


펀드가 수익률이 좋으면 1~2%의 운용 보수를 매년 주어도 전혀 아깝지 않은데, 과거 수익률을 따져보니 주가 지수보다 못한 경우가 많았고 손실이 났는데도 보수를 챙겨갔다. 실제로 월가의 펀드매니저들과 원숭이가 수익률을 놓고 대결을 했는데, 허무하게도 원숭이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장기 투자에서는 펀드매니저가 이겼다. (단기투자는 역시 운의 작용이 더 크다.)


그래서였을까, 원숭이보다 못한 펀드매니저(?)에게 돈 주는 게 아까웠던 나머지 인덱스 펀드라는 것이 탄생했다. 인덱스 펀드는 펀드 매니저의 똑똑한(?) 머리를 빌릴 필요 없이 잘 나가는 회사들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코스피 200 인덱스 펀드는 코스피에서 잘 나가는 기업 200개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골고루 투자를 하다 보니 분산투자 효과가 있고, 펀드 매니저의 똑똑한 머리를 안 빌려도 되니 운용 보수도 저렴하다. 하지만, 인덱스 펀드 역시 여전히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나온 것이 ETF라는 것이다. ETF는 쉽게 말해서 상장된 인덱스 펀드다.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집에 있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사고팔 수가 있다. 이처럼 ETF는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모아놓은 "펀드의 끝판왕"이다. ETF는 기계적으로 분산 투자를 하기 때문에 기존 펀드보다 운용 보수가 훨씬 저렴하고(평균 0.32%, 20년 11월 기준), 실시간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참고로 워런 버핏이 아내에게 쓴 유언장에 자신이 죽으면 재산의 90%를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 10%는 단기 국채에 투자하라고 했다.   


ETF가 요즘 핫하지만, 보수가 적다 보니 삼성증권과 같은 자산운용사들은 불만이 많다. 그래서, 머리를 굴려서 돈을 더 많이 벌려고(개인적 생각) 액티브 ETF라는 것을 만들었다. 액티브(Active)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펀드 매니저의 의견이 좀 더 들어간 상품이고, 펀드 매니저의 머리를 더 빌려 쓰면 쓸수록 우리가 증권사에 바쳐야 하는 돈도 증가한다.


그래서 필자는 어떠한 투자를 하냐고? 필자는 ETF의 0.32% 보수도 바치기 싫어서 직접 투자를 한다. 요리할 때 전문가의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하면 맛이 있듯이, 수익률 좋은 ETF의 레시피를 보고 따라서 투자한다. 관련 규정에 따라 ETF는 레시피북을 대중에게 매일 공개해야 한다. 이 레시피북을 PDF (Portfolio Deposit File)라고 말하는데, 어떠한 종목에 어떤 비중으로 투자를 했는지 PDF에 나와있다. (여기서 말하는 PDF는 어도비사의 파일 확장자 명이 아니다.)


예컨대, 2020년 12월 기준 수익률 1등 ETF는 "삼성 KODEX 미국 FANG 플러스"인데, 7월 8일 현재 해당 ETF가 투자한 회사들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이다.


<오늘 배운 경제 용어>


ㄱ. 인덱스 펀드 : '지수(index)'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모방하도록 만들어진 펀드이다.


ㄴ. ETF : 상장된 인덱스 펀드를 말한다.


<참고 문헌>


https://news.joins.com/article/23920590


https://news.joins.com/article/23954582#:~:text=%EC%9B%8C%EB%9F%B0%20%EB%B2%84%ED%95%8F%EC%9D%B4%20%EC%95%84%EB%82%B4%EB%A5%BC,%EB%9D%BC%EA%B3%A0%20%EC%86%8C%EA%B0%9C%ED%95%A0%20%EC%88%98%EB%8F%84%20%EC%9E%88%EB%8B%A4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012038743a

https://m.kodex.com/product_view.do?fId=2ETFB6

http://www.itooza.com/common/iview.php?no=2020070309014134212


https://www.banksalad.com/contents/%EC%9D%B8%EB%8D%B1%EC%8A%A4%ED%8E%80%EB%93%9C-ETF%ED%88%AC%EC%9E%90-%EC%9D%B4%ED%95%B4%ED%95%98%EA%B8%B0-%EA%B0%9C%EB%85%90%EB%B6%80%ED%84%B0-%ED%88%AC%EC%9E%90-%EC%8B%9C-%EC%A3%BC%EC%9D%98%EC%82%AC%ED%95%AD%EA%B9%8C%EC%A7%80-xNW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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