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회피성
쿠팡에 들어가 보면 타임할인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한정시간, 한정수량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제품 옆에는 시계가 표시되어 있다. 폭발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폭탄의 시계처럼, 할인 종료 시점을 알려주는 시계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점점 조급해진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제 값 주고 사야 하니깐 지금 사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다 보면 지금 당장 필요한 물건도 아닌데, 나중에 언젠가 사용할 물건이라는 자기 합리화를 하고 결재를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사람은 살다 보면 기쁜 일도 만나고, 슬픈 일도 만난다. 하지만, 사람은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에 더 크게 반응한다. 같은 크기의 기쁨과 슬픔이 있을 때 우리의 뇌는 슬픔에 2배 더 크게 반응한다.
사람들은 같은 크기의 이익과 손실이라 해도 이익에서 얻는 효용(기쁨) 보다 손실에서 느끼는 비효용(고통)을 더 크게 느껴, 사람들이 손실(고통)을 줄이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by 대니얼 카너먼
이를 손실 회피성이라고 말하며, 2002년에 이와 관련된 이론(Prospect Theory)을 발표한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쿠팡의 타임 할인은 인간의 손실 회피성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다. 지금 당장 구매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심리를 부추겨,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비합리적인 선택을 많이 한다.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배송비를 내지 않기 위해 (무료 배송 금액 충족을 위해) 계획에 없던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 넣는다.
많은 사람들이 주가가 많이 빠져 마이너스 50%가 되어도 손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팔지 못한다. 주식을 파는 순간 "불확실했던 손실"은 "확정된 손실"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언젠가 오를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계속 들고 있는다. 결국 자산 포트폴리오에는 쓰레기 같은 주식들만 남는다. 반대로 많이 오른 주식은 이익을 바로 확정시키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에 장기 보유하지 못하고 바로 팔아버린다.
롯데월드가 자유이용권만 남기고 개별 탑승권 구매를 없앤 것도 고객의 손실 지각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개별 놀이기구를 탈 때마다 돈을 내고 표를 끊으면 소비자들은 그때마다 고통을 느낀다. 행복해야 할 곳에서 고통 가득했던 기억이 많이 남으면 다시는 놀이공원을 찾지 않을 것이다.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 보자. 사람은 손실에 대한 고통이 커서 회피하고자 한다. 이 때문에 손실은 합치고 이익은 나누는 것이 좋다.
<참고 문헌>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2/article_no/4766/ac/magazine
https://eiec.kdi.re.kr/material/clickView.do?click_yymm=201512&cidx=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