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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Feb 27. 2021

40. 행복과 성적. 두 마리 토끼 잡기

물가냐 고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신문 기사를 보다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행복도가 세계 최하위 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제 아동 삶의 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국 22개국 가운데 한국은 19위를 차지했다. 조사 항목 중에 "자신의 시간을 얼마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보고 한국의 순위가 낮을 수밖에 없음을 직감했다.


초등학생인 딸아이의 친구들만 보아도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이동하는 봉고차 안이 혼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학교와 학원에서는 수업을 듣느라 바쁘고 집에 돌아와서는 산더미처럼 쌓인 숙제를 하느라 바쁘다.


자유를 박탈당한 아이들의 성적은 올랐고, 아이들은 불행해졌다. 


 "행복이냐 성적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부모의 마음처럼 중앙은행(미국은 연준, 우리나라는 한국은행)도 "물가안정이냐 고용창출이냐"를 두고 고민한다. 고용 창출을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실업률은 낮아질지 모르지만, 물가가 오른다. 그렇다고 유동성을 줄이면, 물가를 잡을 수 있겠지만 기업들이 투자를 줄여 고용이 줄 것이다.  


2월 25일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즉, 앞으로도 한국은행은 유동성 공급을 지속할 것 임을 알 수 있다.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후로 전 세계 주요국들은 10년 넘게 유동성 공급을 지속해오고 있다. 전 세계 본원 통화는 2008년 이후로 10년 동안 10배가 넘게 증가했다. 금리를 낮추고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까지 나왔다(기준 금리).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시중의 단기 국채를 사들여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으로는 부족했던지, 역사상 최초로 고위험 회사채들도 사들이기 시작했다 (공개시장 조작을 넘어선 양적완화 실시).


덕분에 망하기 직전의 여러 미국 회사들이 좀비처럼 다시 살아났다. 심지어 애플처럼 건실한 기업들의 회사채도 연준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마구 사들여주고 있다. 연준 덕분에 건실한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해서 모은 돈으로 은행 대출을 갚고, 부실기업들은 구조 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한데, 연준의 돈(생사초)을 먹고 좀비가 되어 죽지도 않고 걸어 다니고 있다. 역시 대마불사는 틀린 말이 아니다.


<오늘 배운 경제 지식>

1. 중앙은행은 유동성 조절을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통화 정책을 쓴다.

2. 대표적 통화 정책은 공개시장 조작이다. 시장의 국공채를 중앙은행이 사들이면, 시장에 돈이 풀리고 반대로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국공채를 시장에 팔면 시장에 있던 돈들이 중앙은행으로 빨려 들어간다. 원래, 중앙은행은 가장 안전한 자산인 단기 국채를 가지고 공개시장 조작을 했는데, 리만 사태 이후로 연준은 회사채들도 마구 사들였다. 이를 유식한 말로 양적완화 혹은 QE라고 한다.

3. 그 외 통화 정책으로는 기준 금리 결정, 지급준비율, 재할인율 조정이 있다. 나중에 찬찬히 설명할 계획이니 지금은 몰라도 된다.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1911119230i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1/11/2020111102752.html

https://www.mediasr.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697

https://www.mk.co.kr/premium/special-report/view/2020/08/2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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