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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Mar 02. 2021

왜 큰 돈으로 주식하면 망할까?

뜨거운 손 오류 (Hot hand fallacy )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은 금액으로 시작한다. 한 달 점심값 혹은 아내 몰래 용돈이나 벌어보자는 심정으로 주식을 시작한다. 적은 금액으로 주식을 시작하면, 잃어도 그만이라는 대범한 마인드로 주식 투자를 하기 때문에 주식이 크게 오르거나 내려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소액 투자하는 많은 사람들이 큰 수익을 거둔다.


문제는 소액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린 이후부터다. 한번 주식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나면 다음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차오른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비자금에 신용대출까지 최대한 끌어모아서 주식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잃어도 그만이라는 마인드로 재미 삼아 투자를 할 때와 달리 욕심을 부려 큰 금액을 투자하는 순간 대범함은 사라지고 소심함만 남게 된다. 회사에서 근무하거나 자신의 가게에서 일할 때도 주식 시세를 수시로 확인한다. 주가가 오른 날에는 기분이 좋았다가 떨어진 날에는 우울해지는 조울증 증세까지 겪게 된다.  


행동경제학에 "뜨거운 손 오류(Hot-Hand Fallacy)"라는 말이 있다. 영어로 Hot-Hand는 농구 시합 중에 연속으로 슛을 성공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동전이 연속해서 5번 앞면이 나왔다고 해도 다음번에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인데, 왠지 또 앞면이 나올 것 같다. 농구 또한 지금까지의 슛 성공률과 경기 중 남아있는 시간 동안의 슛 성공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손이 된 선수는 이유 없는 근자감으로 점점 더 과감하게 슛을 쏘기 시작한다. 그리고 팀 동료들도 1쿼터에 슛이 잘 들어가는 선수가 계속해서 잘 넣을 거란 생각에 패스를 계속한다. 실제 NBA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선수들이 경기 초반 슛이 잘 들어가면 점점 더 먼 곳에서 과감하게 슛을 쏘기 시작했다. 마치 처음에 주식 수익률이 좋으면 점점 더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처럼 말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투자에 있어서 "뜨거운 손 오류"를 제대로 경험했다. 20년 전에 알리바바에 투자하고 나서, 14년에 뉴욕 증시에 상장할 때 1000배의 수익을 보고 나니 제대로 근자감이 생겼다. 본업인 통신 사업 대신 워런 버핏 아저씨가 되시겠다며 비전 펀드를 조성하여 투자 놀이를 시작했다. 2020년 1분기까지 계속 돈을 잃다가 코로나 이후 대대적인 유동성 덕분에 겨우 살아났다.

    


기업의 경영자들도 "뜨거운 손 오류"를 조심해야 한다. 최근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킨 직원에게 다음 프로젝트도 성공할 것 같아서 계속해서 일을 몰아주면 직원은 번아웃될 수 있다. 아울러 성공을 수차례 경험한 경영자들은 다음 사업도 자신이 해온 방식대로 하면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란 근자감이 생겨서 부하 직원들의 충언을 귀담아듣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늘 배운 경제 용어>


ㄱ. 뜨거운 손 오류 : 이전의 성공이 다음 번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 인지적 편향을 의미한다.  


<참고 문헌>


사람을 움직이는 100가지 심리법칙 (저자 : 정성훈)


https://www.thechicagoschool.edu/insight/business/everyday-examples-of-behavioral-economics/

https://www.ajunews.com/view/20200629184731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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