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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Apr 15. 2021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버는 4가지 방법

Dirty Money

20년 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을 읽고 충격을 먹었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가난한 아빠가 우리 집 아빠와 같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아빠의 삶은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직장에서 평생 월급쟁이로 사는 삶이었다. 아버지의 영향이었을까, 책의 내용은 진작에 까먹고 대학 졸업하자마자 나 역시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월급쟁이로 살았다.


월급쟁이로써의 삶이 나쁘진 않았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운 좋게 들어간 직장은 매월 살기 적당한 월급을 주었다. 강남 대로변에 위치한 번쩍번쩍한 회사 건물 앞에 서서 파란 줄의 사원증을 목에 걸고 출근하면 어깨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월급에 익숙해져 갔고 나 또한 회사에 점점 종속되어갔다. 상사의 아재 개그에 웃는 연기도 잘했고, 회식 자리에선 존경한다고 거짓말도 했다.


회사에서 직급이 올라가고 연차가 10년이 넘어가자, 업무 강도도 점점 세졌다. 어느 순간 위에 있는 사람보다 밑에 있는 직원들이 많아졌고 나도 이렇게 평생 월급쟁이로 사나 보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무기력증이 왔다. 회사에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그렇다고 퇴사를 하자니 앞이 캄캄했다. 고민을 거듭하다 둘째 딸아이가 아직 어려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육아휴직을 급히 신청했다. 남자가 육아휴직을 썼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가정적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실상은 무기력증으로 인한 현실 도피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육아휴직 덕분에 조기 은퇴를 할 수 있었다. 월급쟁이에서 투자가로 전환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자 아빠 책을 보면 돈 버는 방법 4가지가 나온다.


첫 번째 방법은 월급쟁이(Employee)로 돈을 버는 것이다. 월급쟁이는 자신의 노동력, 즉 시간을 투입해서 돈을 번다.


두 번째 방법은 자영업자(Self-employed)로 돈을 버는 것이다. 자영업자들 또한 월급쟁이처럼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돈을 번다. 대표적인 자영업자들이 치킨집 사장이고 변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직도 여기에 포함된다.


세 번째 방법은 사업가(Business Owner)로 돈을 버는 것이다. 자영업자와의 차이점은 사업체가 자동화되어 있어서 사장이 없더라도 사업체가 잘 굴러간다. 즉, 월급쟁이의 노동력으로 돈을 번다.


네 번째 방법은 투자가(Investor)로 돈을 버는 것이다. 주식, 부동산, 채권 등에 투자하여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이다.  


눈치 빠른 분은 아셨겠지만, 월급쟁이(E)와 자영업자(S)는 자신의 노동력, 즉 시간을 투입해서 돈을 벌기 때문에 큰 돈을 벌기 어렵다. 월급쟁이로 투잡을 뛰더라고 하루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회사에서 정치도 하고 성과를 잘 내어 임원까지 가더라도, 퇴직하면 그냥 동네 아저씨 신세다. 신입사원 중에서 임원까지 가는 사람은 1%도 채 안된다.


반면, 사업가(B)와 투자가(I)는 나의 노동력을 (거의)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없더라도 월급쟁이(E)의 노동력과 돈이 스스로 알아서 돈을 벌어다 준다. 그렇기 때문에 확장성이 좋다. 내가 투잡을 하지 않더라도 나의 직원들 혹은 돈이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한다.  


사업가(B)와 투자가(I)들은 정부에 내는 세금도 더 적다. 똑같이 1억을 벌더라도 월급쟁이와 자영업자가 세금을 가장 많이 낸다. 월급쟁이는 연간 8,800만 원 이상 버는 구간부터 세율이 35%로 증가하지만, 투자가가 주식으로 1억을 벌면 파는 시점에서 거래세 0.25%만 내면 된다. (2023년부터 뒤늦게 주식에도 양도세가 도입되지만, 월급쟁이가 내는 세율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양도차익 3억까지 20%만 내면 된다.)

이미지 출처 : success resources


육아휴직 기간 동안 미래 관련 책들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4차 산업 혁명을 이끌 기업들의 주식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본격적으로 월급쟁이(E)에서 투자가(I)로써의 삶으로 전환한 것이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육아휴직으로 인해 월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돈이 스스로 일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가(Business Owner)들을 위해 굴러간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지역구에 사업가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하기 위해 애를 쓴다. 미국의 대통령도 얼마 전 잘 나가는 기업인들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 미국에 투자 좀 팍팍하라고 압력을 넣기 위해서다. 미국에 투자를 해서 현지 공장을 짓지 않으면 덤핑 관세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알기에 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도 있는 법! 미국 정부는 미국 내 기업들을 위해, 경영 여건이 어려워졌을 때 윤전기로 달러를 찍어 회사채를 마구 사준다. 이렇게 회생한 기업들은 고마운 정치인들에게 로비도 하고 배당금 파티를 하면서 투자가(I)들을 행복하게 해 준다.


얼마 전에 Dirty Money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자본주의의 끝판 왕인 미국에서 기업들이 얼마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런 기업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따른 피해는 결국 월급쟁이(E)가 다수인 대중들이 보고 혜택은 소수인 사업가(B)와 투자가(I)들이 독식한다. 현재 상위 1%의 사람들이 전 세계 부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4차 산업 혁명이 본격화되면 10년 안에 상위 1%가 전체 부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세상이 온다고 한다. 그리고 상위 1%의 사람들은 월급쟁이가 아닌 사업가(B) 혹은 투자가(I)인데, 10년 후에는 또 얼마나 많은 벼락 거지들이 탄생될까?









<브런치 넷플릭스 스토리텔러로 선정되어 넷플릭스 멤버십과 소정의 상품을 지원받았으며, 넷플릭스 콘텐츠를 직접 감상 후 느낀 점을 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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