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주부 Apr 20. 2021

부자가 되려면 자본주의의 역사를 알아야한다.

치킨집으로 설명한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30년 전 장래희망은 치킨집 사장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멕시칸 양념치킨 사장이었다. 아마, 우리나라 최초의 양념치킨 체인이었던 것 같다. 30년 전 아버지가 퇴근길에 양념치킨을 사 오는 날이면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했다. 치킨집 사장이 되면 이렇게 맛있는 치킨을 매일 먹을 수 있으니 정말 행복할 거라 믿었다. 그런데, 치킨집 사장의 꿈은 치킨집 아들을 만나면서 산산조각 깨졌다. 짝꿍이었던 치킨집 아들은 매일 도시락 반찬으로 전날 팔다가 남은 치킨을 반찬으로 싸왔는데, 이상하게도 친구는 치킨에 손도 대지 않았다. 치킨을 맨날 먹을 수 있는 짝꿍이 정말 부러웠는데, 치킨을 외면하는 친구를 보면서 아무리 좋은 것도 매일 경험하면, 싫을 수 있겠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오늘은 치킨집을 예로 들어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설명코자 한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1. 초기 자본주의


먼 옛날 산업혁명이 일어나던 시절, 치킨집이 있었다. 치킨집의 이름은 건물주 치킨 흙수저 치킨이었다. 치킨집 모두 치킨 한 마리를 10,000원에 판매했다. 치킨의 원가를 분석해 보았더니, 재료비가 4,000원, 인건비가 2,000원, 임차료가 2,000 원해서 순수익이 2,000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건물주 치킨에서 치킨 가격을 8,000원으로 내렸다. 건물주 치킨은 자기 건물에서 사업을 했기에 임차료를 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격을 내린 후 손님들은 건물주 치킨으로 몰렸고 흙수저 치킨집에는 파리가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흙수저 치킨 집에서도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직원들의 월급을 2,000원에서 1,000원으로 삭감했다. 뿐만 아니라, 원가절감을 위해 국내산 생닭을 폐사한 닭으로 바꾸어 재료비 1,000원을 낮추었다. 흙수저 치킨집이 가격을 8,000원으로 내리자 건물주 치킨은 가격을 더 내렸다. 똑같이 직원들의 월급을 후려치고, 저질 재료로 원가절감을 했다. 초기 자본주의 사회는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세상이었다. 최저시급, 주 40시간 따위는 당연히 없었고, 하루 16시간씩 일을 하던 시절이었다.  수요를 늘리기 위해 치킨 가격을 낮췄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치킨을 사 먹어야 할 노동자들(소비자들)의 돈과 시간이 없으니 치킨집과 노동자들은 공멸했다.


2. 수정 자본주의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치킨집들은 망했고 노동자들은 실직했다. 즉, 경제 공황이 왔다. 경제 공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정부는 세금을 이용해서 공공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도로를 짓고 댐과 발전소를 지었다. 공공사업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고용했고, 고용된 사람들이 돈을 벌자 치킨을 다시 사 먹기 시작했다. 치킨 장사가 잘되자 치킨 가게가 늘었고 고용도 늘었다. 고용이 늘자 소비력을 가진 소비자도 늘어 치킨 판매가 계속 증가하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초기 자본주의 시절의 폐해를 막기 위해 최저 시급제를 도입하고, 근무시간도 줄여나갔다.


노동자도 치킨집 사장도 정부도 모두가 평생 행복할 것만 같았는데, 돈이 된다고 치킨집이 너무 많이 늘자, 장사가 안 되는 가게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초기 자본주의 때 같으면 매출이 줄 때 직원들 월급도 줄이고 사람도 마구 줄였는데, 수정 자본주의부터는 정부가 노동자들을 보호했기 때문에 인건비 삭감과 해고가 쉽지 않았다. 즉, 수요가 감소하여 치킨이 안 팔려도 인건비 때문에 치킨 가격을 줄이기 힘들어졌다. 정부의 개입으로 좋아졌던 경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의 개입 때문에 다시 안 좋아졌다.


3. 신자유주의   


사람들은 망각의 동물이다. 그리고 과거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 대한 왜곡된 기억으로 현재보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 중학생은 초등학교 시절을 그리워하고, 고등학생은 중학생 시절이 그립다. 결혼하면 싱글 시절이 그립고 돌싱이 되면 또다시 결혼하고 싶다. 자본주의도 똑같다. 수정자본주의의 부작용들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초기 자본주의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 이처럼 수정자본주의에서 초기 자본주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신자유주의라고 한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는 정부의 개입이 줄어들고 시장의 자유가 우선시된다. 신자유주의는 기업 간 무한 경쟁을 추구하고, 경쟁에서 진 기업은 파산하거나 다른 기업에게 흡수 합병된다.


치킨집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건물을 가지고 있던 건물주 치킨은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무한 가격 경쟁을 시작한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건물주 치킨 때문에 흙수저 치킨은 가격 경쟁을 못 견디고 결국 파산한다. 그리고 건물주 치킨은 해당 흙수저 치킨을 흡수 합병한다. 건물주 치킨은 흙수저 치킨을 삼키고 덩치가 커지자 구매력이 커졌고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생산 단가가 낮아지자 치킨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중소 치킨집들이 망할 때까지 낮은 치킨 가격을 유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부분의 치킨 가게들이 망했고, 거대 건물주 치킨만 남게 되었다. 경쟁자가 없어진 건물주 치킨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되었다.


4. 플랫폼 기업과 부(富)의 집중  


지금 2021년에도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건물주 치킨과 같은 일부 기업들이 경쟁 기업들을 계속해서 집어삼키며,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아마존이다. 한때 미국에서 제일 잘 나가던 시어스 백화점이 아마존 때문에 파산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가게, 토이저러스도 아마존 때문에 파산했다. 파산으로 인해 이 곳에서 일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했다.


올해는 아마존에서 의약품 배송도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대형 오프라인 약국들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부(富)가 일부 기업들에게 편중되면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10년 뒤에는 상위 1%에 전체 70%의 부가 집중되고 (영국 일간 가디언지 전망 2018.4.7) , 20년 뒤에는 90% 이상을 상위 1%가 누리는 세상이 온다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이미지 출처>

https://www.kitchensanctuary.com/korean-fried-chicken/


작가의 이전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버는 4가지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