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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Apr 29. 2021

삼성전자주식 있으면 알아야 할 반도체 용어 3가지

팹리스, 파운드리, IDM

2020년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소액 주주의 수가 215만 명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민의 5%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오늘은 경제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반도체 관련 용어들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오늘도 필자가 사랑하는 치킨을 이용하여 설명해 보겠다.


퇴사하기 전 치킨집 창업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그리고 시행착오 끝에 홍삼정을 사용한 양념치킨 레시피를 개발했다. 인구 노후화에 따른 건강 관여도 증가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개발한 레시피를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고민한 결과 다음 4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1. 레시피 팔기

치킨집 창업을 하려면 최소 5천만 원 정도 들었다. 초기 투자 금액이 크기 때문에 창업을 하는 대신 기존 치킨집 사장님에게 천만 원을 받고 레시피를 팔기로 했다.


2. A부터 Z까지 직접 하기

홍삼정 레시피를 산 치킨집 사장님은 소위 대박이 났다. 레시피 팔아서 천만 원 밖에 못 벌었는데, 대박 난 사장님을 보니 배가 아팠다. 그래서 나도 직접 치킨을 생산하고 판매, 유통하기로 했다. 직접 하니깐 수익이 좋긴 한데, 인테리어 및 주방 시설 투자 금액이 커서 초반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시설에 대한 감가상각 발생). 게다가 조류독감 때문에 닭들이 폐사하고 전 국민이 치킨을 외면할 때면 매출이 없는 것도 서러운데, 투자한 시설에 대한 감가상각비가 발생하니 더 배가 아팠다.


3. 생산만 다른 업체에 맡기기

머리를 잘 굴려보니 초반 주방 시설에 투자하지 않고 돈 버는 방법이 있었다. 근처 파리 날리는 치킨집 사장님께 레시피를 알려주고 양념치킨 생산을 부탁했다. 물론 레시피 누설은 안된다는 내용의 서약도 받았다. 생산된 양념치킨에 내가 만든 브랜드 스티커를 붙여 손님들에게 팔았다. 시설 투자를 하지 않고 치킨 한 마리당 계약된 생산비만 지불하면 되었다. 덕분에 조류 독감이 와도 시설에 대한 감가상각은 발생하지 않아서 좋았다.




반도체 생태계도 치킨집과 똑같다. 단지 용어만 영어로 썼을 뿐이다.


1. 레시피 팔기

치킨 레시피에 해당하는 것은 반도체 설계다. 양념치킨 레시피를 팔듯이 반도체 설계만 전문적으로 해서 다른 업체에 판매하는 회사를 IP기업(Intellectual Property)이라고 한다. IP기업들은 설계 라이선스만 판매할 뿐 자신의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표적 기업은 영국의 ARM이다.


2. A부터 Z까지 직접 하기

반도체 설계, 생산, 판매, 유통 등 A부터 Z까지 전부 할 수 있는 기업을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고 한다. 영어로 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라고 불린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대표적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3. 생산만 다른 업체에 맡기기

반도체 생산 시설 구축에는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은 외부 업체에게 맡기고 설계, 판매, 유통은 직접 한다. 이러한 반도체 기업을 팹리스 기업 (Fabless)이라고 한다. 직접 생산한다는 뜻의 fabrication과 부정 접미사 less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다. 대표적 기업은 미국의 퀄컴, 애플, 엔비디아 등이 있다.


4. 생산만 하기   

반도체 생산 시설을 구축해 놓은 다음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생산만 하는 기업을 파운드리 기업 (Froundry)이라고 말한다. 위에서 설명한 팹리스 기업에게 반도체 설계를 받아서 생산한 후 납품을 통해 돈을 번다. 대표적 기업은 대만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다.  


눈치 빠르신 분은 느끼셨겠지만,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면서, 동시에 반도체를 수주받아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기업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팹리스 기업이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에게 맡기자니 뭔가 찜찜하다.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기 때문에 팹리스 기업들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반도체 설계를 삼성전자에게 건네 주기가 영 찜찜하다. 예상대로 인텔은 최신 기술의 GPU 칩 생산을 삼성전자가 아닌 TSMC에게 맡겼다. TSMC는 파운드리 기업(생산 전문 기업)이기 때문에 기술 누출에 대한 부담이 적다.


문재인 정부는 삼성전자와 함께 2030년까지 파운드리 산업 내 1등을 목표로 한다고 선포했다. 현재 2021년 1분기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18%의 점유율로 2위다. 현재 파운드리 1등은 54%의 TSMC다.


<오늘 배운 경제 용어>


ㄱ. IP 기업 : 반도체 설계만 전문적으로 해서 다른 업체에 판매하는 회사를 말한다. (ARM)


ㄴ. 종합반도체기업 : 반도체 설계, 생산, 판매, 유통 등 A부터 Z까지 전부 할 수 있는 기업을 말한다. (삼성전자)


ㄷ. 팹리스 기업 : 반도체 생산 시설 구축에는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은 외부 업체에게 맡기고 설계, 판매, 유통은 직접 한다. (엔비디아와 AMD)


ㄹ. 파운드리 기업 : 반도체 생산 시설을 구축해 놓은 다음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생산만 하는 기업을 말한다. (TSMC)


<이미지 출처 : 조선 비즈>   


<참고문헌 : 삼성 반도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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