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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Jul 17. 2020

선택의 기로

후회하면서 사는 방법  

나는 매일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한쪽을 선택하고 나면 항상

다른 쪽을 선택하지 않았음을 늘 후회하면서 산다.


백수일 때는 그렇게 회사에 취직하고 싶더니

취직하고 나면 백수 시절의 자유를 그리워한다.

총각일 때는 그렇게 빨리 결혼하고 싶어 하더니

결혼하고 나면 자기 마음대로 사는 총각 친구들을 부러워한다.  

어릴 때는 그렇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더니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아무 걱정 없이 공부만 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미국에 살 때는 한국을 그렇게 그리워하더니,

한국에서 살게 되니 미국에서 살던 시절이 그립다.

직장 생활할 때는 그렇게 퇴사하고 싶어 하더니,

사표 내고 나니 직장 생활 시절 따박 따박 받던 월급이 그립다.   


내가 하는 선택에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이 있기 마련인데,

나는 선택을 하고 나서 다른 선택에 있는 좋은 점을 쳐다보며 지금의 선택을 후회한다.


그리고 이렇게 살다가는 평생 후회만 하면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하면서 산다.

한국에서 살게 되니 한국 음식 마음대로 먹고, 인종 차별 따위 안 받아서 좋고

결혼하고 나니, 슬픈 일과 기쁜 일을 함께 나눌 딸들과 아내가 생겨 좋고

사표내고 나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해도 되고 아이들이 커가는 순간을 함께해서 좋다.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씩 후회라는 감정이 몰려오려 할 때면,

내가 지금 얼마나 감사할 일이 많은지 노트에 쭉 적어본다.


몸 아픈 곳 없이 두 다리로 걷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세끼 먹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 추위와 더위를 피할 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 아픈 곳 없이 모두 건강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을 읽으러 와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선택이 어려운 이유는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by 법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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