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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Jul 19. 2021

브런치에 글 쓰면 돈이 나오니 쌀이 나오니?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브런치에 글쓰기 한 지 벌써 1년이다. 공교롭게도 퇴사하던 날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 그렇게 작가로서의 삶이 내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회사 관두고 집에서 글을 쓴다고 하니 주변 친구들이 내게 하는 말은 모두 한결같았다.


"야, 너 와이프한테 잘해라. 모시고 살아!"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 남편이 직장 관둔다는 것을 지지하는 아내가 어디 있냐는 뜻이었다. 착한 아내는 묵묵히 나를 믿고 지원해주고 있다.


작가가 되고 난 후 지인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한 달 수입이다. 글을 쓰면 도대체 얼마나 버냐는 것이었다. 들어오는 돈이 워낙 들쑥 날쑥이고 출간 전이라 수입은 회사 다닐 때의 10분의 1도 안되지만 콘텐츠 제작자의 향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작가(크리에이터)가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코로나 시국이어서 강연 수입은 제외)


1. 출간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맺고 책 한 권당 7~10% 의 인지세를 받는다. 무명작가의 경우 대개 7% 정도의 인지세를 받는다. 출판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무명작가의 경우 초판으로 1,000부를 제작한다고 가정하면, 책 정가 15,000원 가정 시 매출 1,500만 원 중에 작가에게 돌아가는 돈은 105만 원 정도 된다. (15,000원 X7% X1,000부)


2. 유튜브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고 구글 측으로부터 광고비 일부를 받는 것이다. 광고비 분배에 대한 정확한 계산 방법은 미공개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도 모른다. 떠도는 루머에 따르면 조회수 1회당 1원이라는 썰이 있는데, 확실하지 않다. 구독자수와 조회수, 좋아요와 댓글 수, 시청 지속 시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같은 조회수이지만 정산금은 천차만별이다.


3. 교육 플랫폼 (클래스 101, 탈잉 등)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익 분배율은 동영상 강의일 경우 50~80%선이다. 내가 직접 기획, 촬영, 편집하면 50%의 수익을 작가가 가져간다. 촬영 및 편집을 의뢰할 시 업체가 70~80%를 먹는다. 게다가 만들어진 강의의 저작권도 교육 플랫폼에서 가져간다. (내 배로 나은 자식을 내가 못 데려가다니 너무 슬프다.) 저작권이 업체로 넘어갔기 때문에 나의 웹사이트나 타 사이트에서 판매가 어렵다.


4. 기타

브런치 같은 플랫폼은 출판사 등과 협업하여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브런치에 게재된 글이 다음 메인 페이지에 쓰여도 광고 수입의 1원도 작가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물론 브런치 덕분에 일거리가 생겨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담당자님! :)


1~4번 방법들을 살펴보면 중간에서 플랫폼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같은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이 약 "22조 원"에 달했는데,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간 수익은 "빵"원이었다.


불만이 쌓이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가 항상 새롭게 등장하기 마련이다. 불편하고 불만이 있는 곳에 돈 벌 기회가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들은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높은 수수료를 개선하기 위해 D2C (Direct to creator)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즉, 소비자가 크리에이터에게 이용 대가를 직접 지불하는 방식의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간 이슬아의 이슬아 작가 역시 우리나라 최초의 D2C 시도라고 볼 수 있다.  


D2C의 대표적인 예가 서브 스택(Substack)이다. 서브 스택은 이메일 뉴스레터 플랫폼이다. 작가는 양질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독자들은 구독료를 지불하고 콘텐츠를 받아본다. 광고주에 휘둘리는 신문 기자와 달리 서브 스택의 작가들은 광고주 눈치를 보지 않으며,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기사를 쓸 수 있다.   


카메오 (Cameo)는 셀럽과 개인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예컨대, 필자를 사랑하는 구독자분이 카메오를 통해 생일 축하 동영상 메시지 제작을 의뢰할 수 있다. 250자 내의 메시지와 함께 건당 15~1,000달러 사이의 제작 요금을 카메오에 지불하면, 손주부는 독자가 요청한 영상을 제작하여 독자에게 전달한다. 카메오는 25%의 수수료를 중간에서 챙긴다.  


패트리온 (Patreon)은 후원자(Patron)라는 말에서 파생된 창작 후원 사이트다. 옛날 옛적 반 고흐가 그림을 계속해서 그릴 수 있었던 것도 동생 테오의 지속적인 후원 덕분이었다. 손주부 같은 작가나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 게임 개발자 등에게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받는 방식이다. 패트리온은 5%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그 동안 일부 유명 작가나 크리에이터를 제외하고 콘텐츠 제작만으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투잡을 뛰는 경우가 많았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 많았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활성화될 경우 콘텐츠 제작만으로 생활이 가능해 지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흐름을 빠르게 읽은 대기업들도 발 빠르게 구독 서비스를 론칭하고 있다. 애플은 유료 구독 팟캐스트 서비스를 출시했고 네이버도 프리미엄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했다. 브런치를 보유한 카카오에서도 8월 중에 유료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브런치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 배운 경제 용어>


ㄱ.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을 탈피하여, 이용자가 크리에이터 (작가, 블로거, 인플루언서, 셀럽 등)에게 직접 지불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참고 문헌>

https://www.cbinsights.com/research/report/what-is-the-creator-economy/#:~:text=The%20creator%20economy%20refers%20to,creation%20tools%20to%20analytics%20platforms.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423027009

https://m.blog.naver.com/gcon_lab/221589887340

https://content.v.kakao.com/v/5eefe9d717371c537f41b262

https://contents.premi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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