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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Aug 12. 2021

월급은 얼마 안 되는데 집은 어떻게 사는 거야?

“아빠,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깐 서울 평균 집값이 10억이 넘었다는데, 월급 받아서 집을 어떻게 사는 거야? 월급으로는 살 수 없을 것 같은데 말이지.”

“그러게 말이다. 어떻게 사는 걸까?”

“전에 아빠가 1억 원은 백만 원이 백 개 있는 거라고 했잖아. 그러면 10억은 백만 원이 1,000개나 있는 거잖아. 월급 받아서 백만 원씩 저금하면 1,000개월이나 걸리는데 어떻게 집을 사는 거지?”  

“하하하,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면 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지!”

“지렛대의 원리? 아, 과학시간에 배웠던 거 생각난다.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는 거지? 아르키메데스 아저씨가 거대한 지레를 주면 지구도 옮길 수 있다고 말했어!”

“맞아, 예지야, 지렛대를 이용하면,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지!”

“아빠, 근데 집 사는 거랑 지렛대랑 무슨 상관이야?”

“집을 살 때도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거든. 투자에서는 ‘지렛대‘라는 말 대신 레버리지라고 한단다. 레버리지가 지렛대라는 뜻이지.”

“아, 그럼 적은 돈으로 비싼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야?”

“맞아, 레버리지를 이용하면 내가 가진 돈 보다 비싼 것을 살 수 있어! 예컨대, 3억 원 하는 집을 5천만 원으로도 살 수 있지. 집값 3억 원 중에서 1억 5천만 원은 전세를 주고 1억 원은 은행에서 빌려서 내 돈 5천만 원으로 3억 원 하는 집을 살 수 있는 거야.”

“아빠, 그런 식이면 나도 집을 살 수 있겠다. 지금 예지 용돈이 10만 원 있으니깐 나머지 2억 9천9백9십만 원은 은행에서 빌려서 사면되는 것 아냐?”

“하하하, 예지 말이 맞네. 하지만,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은 제한되어 있어. 지금은 집값의 40% 정도를 은행에서 빌릴 수 있단다. 이것도 내가 일년 동안 얼마나 버는지에 따라 빌릴 수 있는 금액이 줄 수도 있어. 30년 전 일본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었단다. 예지 말처럼 집값의 대부분을 은행으로부터 빌려서, 집을 살 수 있었어! 자기 돈이 거의 없어도 집을 살 수 있었지. 그렇게 집을 사도록 놔두었더니 문제가 생겼어. 무슨 문제가 생겼을까?”

“나, 알 것 같아! 집 사려는 사람이 많아져서 집값이 많이 올랐을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인형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이 오르더라고.”

“예지 말처럼 일본의 집값은 무서운 속도로 올랐어. 80년 대 후반 도쿄 시의 부동산 가격이 미국 전체 부동산 가격을 초월했으니 할 말 다했지. 집값이 너무 심하게 오르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정부에 불만을 표하기 시작했지. 일본 정부는 어떻게 집값을 잡을 수 있었을까?”

“지렛대를 못 쓰게 하면 되는 것 아냐? 레버리지를 못하게 하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고, 결과적으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응 맞아. 레버리지를 힘들게 만들었어. 은행에서 돈을 조금만 빌려주었고, 은행에 지급 해야하는 이자도 늘렸지.”

“그래서, 집값이 많이 떨어졌어?”

“응, 많이 떨어졌어. 그때 떨어진 집값이 수 십 년 동안 회복되지 못해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이 생겼지”  

“레버리지를 썼을 때 집값이 오르면 참 좋은데, 떨어지면 곤혹스러울 것 같아.”

“응, 예지 말이 맞아. 레버리지를 썼을 때 집값이 오르면 수익률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좋지. 아까 예에서 3억 원 하는 집이 5천 만 원 올라서 3억 5천만 원이 되면, 수익률이 어떻게 될까?”

“아, 머리아파! 아빠가 계산해죠. 수익률이 어떻게 되는데?”

“내가 투자한 금액은 5천만 원인데 오른 금액이 5천만 원이기 때문에 수익률은 100%가 되지. 만약 집값 3억 원을 전부 내 돈으로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16.7%(5천만 원/3억 원)밖에 되지 않아.”

“어, 그렇구나! 그럼 무조건 레버리지를 써야겠네! “

“집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생각되면 레버리지를 써야 하는데 반대로 가격이 떨어질 것 같으면 레버리지를 쓰면 위험해! 예를 들어 3억 원 하던 집이 1억 원이 되면 어떻게 될까?”

“집의 가격이 2억 원 떨어졌으니, 가지고 있던 5천만 원이 모두 사라지고 1억 5천만 원의 빚이 추가로 생겨! “

“응 맞았어! 레버리지를 했는데 가격이 떨어지면 원금을 다 날리는 것은 물론 추가로 빚이 생기지. 과거 2008년에 세계 금융 위기가 왔을 때 세계적인 투자 은행인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했는데 당시 사용했던 레버리지가 30배에 달했데!”

“우와! 대박이다. 지렛대의 길이가 너무 길었는데? 투자 시 자기 돈이 1억 원이라면, 남의 돈은 30억 원에 달했다는 거네? “

“응, 맞아. 그래서 자산 가격의 거품이 빠졌을 때 어떠한 일이 벌어졌을까? “

“리만 브라더스가 자기 돈 다 까먹고 빚도 엄청 많이 졌겠네! “

“맞았어! 금융 위기 직전에 전 세계 금융기관들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해서 수익을 올리느라 정신이 없었지. 그러던 어느 날 자산의 거품이 터지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잃고 추가로 빚까지 지게 된 거야.”

“레버리지가 위험할 수도 있구나! “

“응, 위험할 수 있지. 레버리지를 이용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원금 이상으로 돈을 잃을 수도 있으니깐 항상 유의해야 해! “

“응, 알았어 아빠! “

<심화 학습>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를 선호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레버리지 효과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금과 은행 대출을 활용하면 자기자본수익율 극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갭투자로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사람들은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고자 이런 선택을 한 것입니다.  


레버리지 효과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5억 원 하던 집이 10억 원으로 오르면 2배 올랐으니 수익률이 100% 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실제 투자한 돈이 2억 원 (내 돈 2억 원+대출 1억 원+전세 2억 원=집값 5억 원)이었다면 수익률은 100%가 아닌 250% (5억 원/2억 원)입니다.

ETF 투자를 할 때 상품명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 중에 레버리지가 있습니다. 레버리지라는 단어가 붙으면 일일 지수 변동 폭의 2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준다는 뜻입니다. 물론 지수가 떨어지면 손실도 지수 변동폭의 2배로 납니다.


인버스라는 상품은 지수가 떨어졌을 때 수익이 나는 상품입니다. 인버스 상품명에 2X라는 표시가 있으면 지수 변동폭에 두배로 수익률이 변동된다는 뜻입니다. 2X 표시가 없으면 지수가 떨어진 만큼 수익이 난다는 뜻입니다.  

레버리지 ETF 투자(인버스 2X) 시 주의할 점은 장기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것 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지수가 올랐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횡보하는 장에서는 레버리지 ETF 장기 투자는 금물입니다. 이는, “음의 복리효과”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기초 지수가 100 이였던 상품이 다음날 110이 되면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폭 10의 두배인 120의 수익을 줍니다. 하지만, 다음날 9.09% 하락해서 지수가 110에서 다시 100으로 돌아가면, 레버리지는 9.09%의 두배인 18.18%가 떨어지기 때문에 120에서 98로 변합니다. 즉, 2 만큼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런 식으로 지수가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면 할수록 레버리지 ETF 상품은 손실이 점점 커집니다. 따라서, 레버리지 ETF는 단기간에 오를 것이란 확신이 있을 때 단기간에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입니다. 단기 투자는 장기 투자와는 달리 외부 요소에 따른 변동이 크므로 개인적으로 추천해 드리지는 않습니다.

<참고 문헌>

https://news.joins.com/article/12180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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