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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Aug 14. 2021

월급만 모으면 절대로 게임을 이길 수 없지!

“아빠 부루마블 하자!”

“응, 좋아!”

“아빠는 너무 잘하니깐, 동생 예영이랑 내가 같은 편을 먹을게 아빠는 혼자서 해!”

“응 알았어.”

“부루마블 한 바퀴 돌 때마다 월급 20만 원씩 받는 거다!”

“응, 그래. 알았어.”

삼십 분 뒤 예지가 흥분해서 말했다.

“뭐야. 아빠가 또 이겼잖아. 동생이랑 월급을 합치면 40만 원이나 되는데, 아빠한테 왜 맨날 지는 걸까? 아빠 비결이 뭐야?”

“비결은 지난 시간이 이미 가르쳐줬지. 부자들은 돈이 생길 때마다 자산을 늘린다고 했던 말 기억나니?”

“응 기억나! 자산은 미래에 돈을 벌어다 주는 것들이고 부채는 미래에 돈을 가져가는 거라고 아빠가 말했어!”

“부루마블을 할 때도 똑같이 하면 된단다. 예지랑 예영이처럼 월급을 계속 모으기만 하면 게임을 절대 이길 수 없어. 돈이 생길 때마다 계속해서 자산을 모아야 해. 즉,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서 통행료를 받을 수 있게 준비해 놓아야 하지.”

“그럼 돈이 있을 때 땅을 사고 건물을 지으면 되는 거야?”

“응, 맞아”

“그럼 어느 도시 사는 게 좋아?”

“예지 생각에는 어디 인 것 같아?”

“비싼 지역이 좋은 곳 아닐까?”

“예지 말도 맞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어!”

“그게 뭔데? 빨리 말해줘! 궁금하잖아!”

“하하하. 비밀은 투자 수익률이지!”

“그게 뭐야 아빠?”

“예지가 통행료 받으려면 투자를 해야 하잖아?”

“응, 그렇지. 땅을 사고 건물을 지으려면 돈이 들어가지.”

“투자 수익률이 좋다는 뜻은 적은 돈으로 땅과 건물을 샀는데 받는 통행료는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야.”

“아, 그럼 어디가 좋은지 알겠다. 서울이 좋은 곳이네! 서울은 건물을 짓지 않아도 통행료 엄청 많이 받잖아?”

“하하하, 맞았어. 서울 외에도 이스탄불 같은 도시도 투자 금액 대비 통행료를 상당히 많이 받을 수 있지. 우리나라 도시들인 부산과 제주도도 건물을 짓지 않고도 통행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아. 특히, 우리나라 도시들은 황금열쇠를 뽑아서 올 수도 있기 때문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서 좋지. 그리고 황금 열쇠에 있는 건물 수리비가 나오지 않아서 좋아.”

“그러면, 투자 수익률이 좋은 도시를 미리 파악해 놓았다가 그 도시를 사면 되겠네?”

“예지 말이 맞아.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투자 수익률뿐만 아니라, 향후 수요와 공급도 고려해야 해.”

“아빠, 말이 너무 어려워.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라는 말이 무슨 뜻이야?”

“예지가 산 한정판 아이돌 인형의 가격이 계속 올랐다고 말했잖아? 왜 계속해서 가격이 올랐을까?”

“사려고 하는 사람은 많은데 한정판이라서 인형 수량이 적어서 그런 것 아닐까?”  

“응, 맞았어. 예지가 한 말을 통해 내가 산 자산이 앞으로 가격이 오를지 말지 알 수 있어. 향후 자산 가격이 오르기 위해서 필요한 두 가지 조건을 예지가 방금 말했어.”


“내가 뭐라고 말했더라?”


“아빠가 말해줄게! 첫 번째 조건은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야 하고! 두 번째 조건은 수량이 적어야 해!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대체재가 적어야 해!”

“응, 맞는 말인 것 같아. 인형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데 한정판이라 수량이 부족했더니 가격이 계속 올랐어. 근데 대체재는 뭐야?”

“예지야 한 여름에 콜라가 마시고 싶은데, 콜라가 너무 비싸면 어떻게 하지?”


“뭘 어떡해 하긴, 그냥 사이다나 환타 마시면 되지”


“예지 말대로 콜라를 대체하는 사이다와 환타가 대체재야. 대체재가 많으면 자산 가격이 상승하기 힘들어. 구매자가 대체재를 대신 사기 때문이지. 그런데 예지는 한정판 인형이 품절인데 다른 인형 살 거야?”


“아니, 절대 안 사지. 내가 갖고 싶은 건 한정판 인형이지 다른 인형이 아니거든.”


“예지 말처럼, 한정판 인형은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 거야.”   


“현실 세계도 똑같아.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은데 서울 땅은 한정되어 있으니 대체재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어. 그래서 여러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고”

“아빠, 그러면 서울 아파트를 모두 100층으로 지으면 되는 것 아냐? ”

“하하하, 예지 말이 맞네. 하지만 지금은 법으로 최고로 지을 수 있는 층이 정해져 있어. 서울 도시 전체가 초고층 건물로 이루어질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규제를 한 거야.”

“그러면 백층으로 짓지 말고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산에 아파트를 지으면 되지 않아?”

“예지 말처럼 녹색으로 우거진 지역들을 과거에 개발한 적이 있었어. 그런데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시작했어. 자연환경 파괴에 따른 공기의 질 악화도 걱정하기 시작했지. 아울러 회색 빛으로만 물든 아파트 도시는 너무 삭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늘었지. 가끔씩 녹색 빛 자연도 누리고 싶었던 거야.”

“그러면, 도로를 다 지하로 보내고 그 위에 집을 지으면 되겠다!”

“응. 예지 말처럼 서울에 있는 고속도로, 철도, 서울역, 용산역 등을 지하화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데. 서울 땅의 많은 부분이 아스팔트 도로로 이루어져 있으니깐 말이야. 사람보다 자동차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 이처럼 공간의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도로를 지하화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지. 아울러, 높이도 35층에 제한하지 않고 좀 더 늘리는 방향으로 바뀔 것 같아. 서울에 주택 공급이 늘어야 가격이 안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거든.”

“생각해보니 난 익선동 카페거리처럼 산책하기 좋고 운치 있는 거리가 참 좋더라.”

“하하하, 우리 딸 취향이 점점 엄마를 닮아 가는데?”

“당연하지! 엄마 딸이잖아!”

<심화 학습>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부루마블처럼 투자 수익률을 많이 활용합니다. 경영과 투자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그 세 가지는 ROI, ROE, ROA입니다. 영어로 Return on Investment(투자), Equity(자기 자본), Assets(자산)입니다. 여기서 Return은 순이익입니다. 즉, 투자 대비 수익률(ROI), 자기 자본 대비 수익률(ROE), 자산 대비 수익률(ROA)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투자, 자본, 자산이 무슨 뜻인지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떡볶이 집 사장이라고 가정해봅니다. 떡볶이 집의 현재 가격은 1억 원이고 우리 돈 5천만 원에 대출 5천만 원을 받아서 시작했습니다. 매년 순수익은 3천만 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천만 원을 들여서 비법 소스 레시피를 떡볶이 장인으로부터 전수를 받습니다(투자, Investment). 비법 전수를 받고 순이익이 2천만 원 늘었습니다(순이익, Return). 여기서 ROI = 투자로 인한 순이익 증가분/투자액 = 2천만 원/1천만 원 해서 200%가 나옵니다. ROI는 투자의 효율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 사용합니다.

ROE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ROE에서 E는 자기 자본을 의미합니다. 자기 자본은 떡볶이 집에 투자된 제 돈 5천만 원을 말합니다. 주식회사로 따지자면, 시가총액을 말합니다. ROE = 순이익/자기 자본 = 5천만 원/5천만 원 해서 100%가 나옵니다. ROE는 경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사용합니다. 한 회사의 ROE가 은행 이자나 국채보다 못하다면, 경영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보면 됩니다.

ROA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ROA에서 A는 자산을 의미합니다. 자산은 떡볶이 집의 가격인 1억 원을 말합니다. 즉, 제 돈 5천만 원과 대출 5천만 원을 합한 것을 말합니다. ROA = 순이익/자산 = 5천만 원/1억 원 해서 50%가 나옵니다. ROA 역시 경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사용합니다.


ROE, ROA가 높은 회사일 수록 경영 효율성이 좋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는 말입니다. 글 쓰면서 애플의 ROE 추이를 확인해 보았는데, 너무 높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2021년 2분기 말에 130%를 돌파했더군요. 참고로 우리나라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평균 ROE는 10%가 안됩니다. 애플이 얼마나 폭리를 취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최근에 애플이 자체 개발한 M1칩의 효율이 너무 좋아서 올해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듯하여 비상금 탈탈 털어 145불에 추가 매입했는데 향후 어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참고 문헌>

https://www.investopedia.com/terms/r/returnoninvestmen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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