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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Oct 28. 2021

오징어 게임으로 웃는 기업과 우는 기업

남들 다 본다는 오징어 게임을 뒤늦게 보았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생겼다. 오징어 게임으로 어떤 기업이 웃음 짓고 있을까?


블룸버그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을 본 가정은 1억 4천만 가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순위 1위를 찍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제작 비용으로 2천만 불(240억 원)을 썼고 8.9억 불(1조 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투자 대비 수익이 41배가 넘는다. 오징어 게임 덕분에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3분기에만 438만 명이 증가했고  4분기에는 850만 명이 추가로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징어 게임이 잘 되어서 일차적으로 행복한 기업은 당연히 넷플릭스일 것이고, 이와 더불어 함께 웃는 기업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아마존이다. 넷플릭스는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자체 데이터 센터를 가지고 있었는데, 2008년부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AWS)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모든 넷플릭스의 서비스가 AWS를 통해 이뤄진다.


아마존은 2016년 우리나라에 데이터 센터를 설립했다. 데이터 센터가 세워지면, 그 안에 수많은 반도체가 들어간다. AI Times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하나에는 D램 2000만 기가바이트(GB), 낸드플래시 7억 5000만 GB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칠 만전자가 되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엔비디아에서 만든 칩을 그간 주로 써왔는데 아마존은 최근 자체 칩까지 개발해 버렸다. 일단은 안면 인식과 음성 인식과 같은 추론 작업에 자사의 칩(인퍼런시아)을 사용할 계획이고 훈련용 가속기에는 엔비디아의 GPU를 계속해서 사용할 계획이다.

데이터 센터 시장 전망 - 자료출처 : 하이닉스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 망 사용자가 급증했다. 얼핏 들으면 인터넷 공급자 (SK, KT, LG)가 행복해져야 할 것 같지만,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열 받는 상황이다. 망 증설 시 비용이 드는데 넷플릭스는 10원 한 푼 내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가져가는 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넷플릭스에게 감사할 일이다. 드라마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넷플릭스가 졌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은 우리나라 투자사들이 외면한 시나리오였다. 넷플릭스의 투자가 없었다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묻힐 수도 있었다.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어서 망정이지 폭삭 망했다면, 투자금 240억 원을 날릴 뻔했다.


<오늘 배운 시사 경제 용어>

ㄱ. AWS (Amazon Web Services) : 회사에서 필요한 상상 가능한 모든 IT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단순히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버 역할도 하고 고성능 컴퓨터의 역할도 한다. 예컨대, 게임 개발을 하려면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한데,  AWS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만 있으면 게임 개발도 가능하다. 전 세계 게임 회사의 90%가 AWS를 사용하고 있다.  


ㄴ. 데이터 센터 (Data Center) : 서버 컴퓨터와 네트워크 회선이 있는 건물을 말한다. 과거에는 기업별로 데이터 센터를 지었는데, 최근에는 AWS와 같은 서비스를 사용하여 이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서 좋고,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해야 할 경우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다. (AWS의 경우 전 세계 24개 리전에 데이터 센터가 있다.)

 

ㄷ. 메모리 반도체 :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D램과 낸드 플래시인데, D램은 휘발성(전원이 나가면 정보도 사라짐) 메모리이고 낸드 플래시는 비휘발성 메모리이다. 모건 스탠리가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하여 비관적 보고서를 낸 이후 삼성전자 주식이 힘을 못쓰고 있는데, PC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줄 수 있지만 향후 데이터 센터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를 생각하면 모건 스탠리의 보고서는 기우인 것 같다.  


ㄹ. GPU : 원래 게임할 때 그래픽 향상을 위해 개발되었다가, 우연히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폭등했다. 다만, 최근 들어 빅 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칩을 만들기 시작해서 엔비디아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문헌>

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491#:~:text=%EB%8D%B0%EC%9D%B4%ED%84%B0%EB%A5%BC%20%EC%82%AC%EC%9A%A9%ED%95%98%EA%B3%A0%20%EC%B2%98%EB%A6%AC,GB%EA%B0%80%20%ED%95%84%EC%9A%94%ED%95%9C%20%EA%B2%83%EC%9C%BC%EB%A1%9C%20%EC%95%8C%EB%A0%A4%EC%A1%8C%EB%8B%A4.

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3980

https://aws.amazon.com/ko/?nc2=h_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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