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손주부 Nov 10. 2021

라면 좀 쟁여 놓으셨나요?

요소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어제 코스트코에 가서 음식을 잔뜩 샀다. 라면도 한 박스 사고 페트병 생수도 여러 개 샀다. 전쟁이 날 것도 아닌데, 조만간 물류 대란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불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사들였다. 물류 대란을 핑계 삼아 평소 아내가 질색하는 라면을 종류별로 잔뜩 샀다. 라면을 본 아이들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최근 들어 요소수 품절로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방영되고 있는데, 정작 미디어들은 요소수 품절이 우리에게 미칠 문제와 심각성을 알리는 데에는 소극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소수가 품절되어서 당근 마켓에서 10만 원에 거래되고 있고, 소방서에 누군가 요소수를 익명으로 기부했다는 내용의 뉴스들만 가득했다. 이런 뉴스 덕분에 필자도 처음엔 이번 사태를 가볍게 생각했다. 


"응, 내 차는 휘발유 차여서 상관없어."


하지만, 관련 자료를 모으고 읽어 내려가면서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단, 휘발유 차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휘발유를 가득 싣고 우리 동네 주유소로 운반해 주는 유조차도 디젤 차량이었다. 수소를 충전소까지 운반해주는 차량도 디젤 차량이다. 전기차라고 안심할 수 없었다. 국내 전기 생산의 대부분이 아직 석탄 발전이었고, 석탄을 발전소까지 운반하는 차량도 디젤 차량이었다. 국내 전기 생산의 40%를 담당하는 석탄 발전이 멈추게 된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올해 영국에서는 예년보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풍력 발전량(전체의 25% 담당)이 크게 줄었는데, 이로 인해 전기요금은 예년보다 7배나 올랐다. 전기요금이 10만 원 정도 나오는데, 7배가 올라 70만 원이 나온다면, 당장 소비를 줄이게 될 것이고 소비가 줄면 회사가 어려워지고 채용을 줄여 경제가 침체될 것이다. 


현재 보유 중인 요소수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견은 다양한데, 한 달 정도 남았다는 의견이 많다. 요소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 달 뒤부터 모든 재화의 이동이 멈춘다고 보면 된다. 마트 선반 위의 물건은 채워지지 못할 것이고, 수출을 위해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해도 항구까지 운송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입한 물건도 운송할 트럭이 없어 컨테이너 야드(CY)에서 오랫동안 쌓여있게 될 것이다. 화재가 발생해도 소방차 출동이 어려울 것이고,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구급차 출동이 어려울 것이다. 쓰레기 차가 운행하지 않아, 거리 곳곳에는 쓰레기가 넘쳐날 것이다. 


해당 문제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크게 발생한 이유는 요소수의 98%를 중국 한 곳에서 수입하고 있고 화물차의 대부분이 디젤차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 화물차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요소수가 필요 없는 친환경 화물차량은 전체의 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중국의 요소 수출 금지 조치(수출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수출이 어렵게 만듦)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유럽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중국 외에도 다른 여러 국가들로부터 요소를 공급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정부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 역시 잘 인지하고 있기에, 물류대란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용인해 주는 대가로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무엇을 얻어가게 될지 궁금할 다름이다. 게다가, 요소수뿐만 아니라 중국에 80% 이상 수입 의존하는 품목이 1850개(특정 국가 의존은 4000개)나 된다고 하니,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급선의 다양화가 절실해 보인다.   


<오늘 배운 시사 경제 용어>


컨테이너 야드 (Container Yard) :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CY라고도 불린다. 컨테이너를 보관, 반출입 하는 보세구역이다. 수출의 경우에는 모든 작업이 완료된 컨테이너를 CY 로 반입시키고, 여기서 선박으로 옮겨서 선적이 이루어 지게 된다. 수입의 경우는 선박이 항구에 도착하면 이 CY 에 컨테이너를 하역하여 보관한다. 이후 통관을 진행하여 컨테이너를 반출하거나, 보세운송으로 창고로 이동할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수출입 화물은 CY를 반드시 거치게 된다. (출처 : http://j-sa.co.kr/bbs/board.php?bo_table=act&wr_id=172)


<참고 문헌>

https://www.bbc.com/korean/news-59108515

https://m.khan.co.kr/economy/industry-trade/article/202111092043015#c2b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1/11/10/QBSUONL5CNHRDO2WAYMWC57WVE/ 


매거진의 이전글 현실에 안주하면 죽는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