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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Dec 20. 2021

퇴직금으로 미국 주식 샀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6월에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퇴직금 8천만 원으로 미국 주식을 샀다. 남들은 코로나 시기에 사표를 낸다고 미쳤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집이 어마어마한 부자이거나 다른 회사에 이직할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소중한 퇴직금으로 치킨 가게를 차릴까 생각도 했지만, 천성이 놀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생각을 바로 접었다. 아마도, 치킨 집을 차렸으면, 매일 친구들을 불러서 맥주와 양념치킨에 쩔어살았을 것 같다.  


치킨집을 차리는 대신 미국 주식을 매입한지 1년이 지난 지금,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어서 기분은 좋았지만, 동시에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노동에 대한 가치가 그 어느 때 보다 훼손되고 있는 시기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간 회사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아이들 돌보며 살림 살았을 뿐인데, 1년 간 회사에서 일했을 때 만큼의 돈이 벌리는 것을 보며, 자산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내년에는 미국에서 테이퍼링도 하고 금리 인상도 세 번 정도 할 거라고 한다. 연준의장은 서둘러서 주식과 부동산을 팔고 디레버리징 하라는 시그널을 투자자들에게 계속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들은 팔 생각이 전혀 없다. 왜냐하면, 선택한 기업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과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주가가 폭락할 수는 있겠지만, 기업의 근본 가치는 튼튼하기에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재 보유 중인 주식들을 리뷰해 보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아마존 주식을 매입한 이유 7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1. 인터넷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낮다.


온라인 쇼핑은 미국 전체 소매 매출의 18.1%(한국은 25.9%)에 불과해서, 아직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전자 상거래 비중은 20%를 넘어섰고, 나이가 어릴수록 온라인 쇼핑에 거부감이 없다.


https://www.digitalcommerce360.com/2019/04/16/us-teenagers-say-amazon-is-their-favorite-online-shopping-website/


2.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1위 기업이다.


4차 산업 혁명 후 인공지능은 우리 삶에 많이 들어와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담해주는 챗봇,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 스피커, 자동번역기 등은 인공지능을 통해 구현된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2021년 1분기 기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아마존 점유율은 32%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를 일단 지정하고 나면, 타사로 이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락인 효과(Lock-in Effect)가 발생한다.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점유율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2021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18.1%로 성장 전망된다. 즉, 시장이 4배 커진다.


3. 아마존의 R&D 투자 비용은 세계 최고 


아마존의 연구 개발 투자 비용은 427억 달러(약 50조 원)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람의 미래는 오늘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에 달려 있고, 기업의 미래는 R&D를 통한 신기술 개발에 달려있다.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전자도 6위에 랭크된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R&D 투자 순위>


1. Amazon (AMZN), $42.74 billion

2. Alphabet (GOOG, GOOGL), $27.57 billion

3. Huawei, $22.04 billion

4. Microsoft (MSFT), $19.27 billion

5. Apple (AAPL), $18.75 billion

6. Samsung, $18.75 billion

7. Facebook (FB), $18.45 billion


4. 아마존은 광고 기업이다.


요즘 TV로 방송을 보는 일이 많이 줄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튜브나 OTT를 통해 컨텐츠를 소비한다. 동시에, 디지털 광고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현재 디지털 광고는 전체 광고 시장의 50%를 넘어섰다. 이런 디지털 광고 시장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세 곳에서 독식하고 있다.   


http://www.madtimes.org/news/articleView.html?idxno=7561


5. 아마존은 물류 기업이다.


아마존은 사업 초창기에 UPS와 페덱스를 이용해서 배송을 실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마존 전체 물량의 66%를 자체적으로 배송했다. 빠르면, 2022년 초에 아마존은 UPS와 페덱스를 제치고 미국 최대 운송 업체가 된다.


현재 아마존의 화물 항공기 보유 대수는 85대로 아시아나 항공(82대) 보다 많고, 2028년에는 200대까지 증가하여, 대한항공 (164대) 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아마존은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여, 물류 업체로써의 기능도 수행할 예정이다.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economy/2021/11/30/GAKQPOTT3ZE5NNJZMAS5NM2CCY/


6. 아마존은 원격 의료 및 약국 사업에도 진출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각 국가들이 직면하게 될 문제는 늘어나는 의료비용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의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원격 의료 사업 활성화가 불가피하다. 신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일본 조차 2015년 8월부터 원격 진료를 허용했다. 우리나라는 원격 의료 도입에 지지부진하다가, 최근에 조건부로 허용해 주었다. 현재는 코로나 심각 상태일 때, 원격 의료 및 처방약 배달이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원격 진료 업체들이 많이 생겨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원격 의료는 환자가 앱을 다운로드하고 증세 및 사진을 업로드하면 의사가 판독하여 약을 처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결국에는 의료비 절감을 위해 인공지능 의사가 환자의 사진을 판독하고, 약을 처방하는 방식으로 발전될 것이다.


즉, 인공지능에 큰 강점을 보이고 있는 빅 테크 기업들이 결국에는 원격 의료 시장도 석권할 것이다. 이미, 구글, 애플, 아마존이 원격 의료 시장에 참전했다. 그중에서도 아마존은 인공지능 알렉사를 보유하고 있고, 처방약을 배달할 수 있는 아마존 약국 또한 보유 중이다. 따라서, 어떠한 원격 의료 업체들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109158187i

https://www.ciokorea.com/news/167110


7. 아마존은 핀테크 기업이다.


우리나라에도 XX 페이가 정말 많아졌다. 네이버 페이, 카카오 페이, 엘 페이, 등등 회사마다 페이가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모바일 결제가 돈이 된다는 이야기다.


중국에서 결제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 방법은 신용카드도 현금도 아닌 모바일 결제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신용카드망 구축 속도가 더뎌서, 모바일 페이가 신용카드보다 더 빠르게 발전했다. 중국 내 전체 결제의 78.5%가 모바일 페이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중국의 알리페이가 IPO 했을 때 주식 시장에서 2000억 불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현재 세계에서 중국 못지않게 인구가 많은 인도에서도 모바일 페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마존 페이의 성장세가 무섭다. 아마존은 소비자가 아마존 페이로 구매할 시, 여러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주요 경쟁사인 Paytm, 구글 페이, 왓츠앱 페이는 소매 사업 부분이 없기 때문에 아마존의 경쟁력이 더욱 돋보인다.  


<오늘 배운 시사 경제 용어>


ㄱ. 디레버리징 : 쉽게 말해서 빚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격이 붕괴하기 때문에 디레버리징을 통해 부채를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인다.

 

ㄴ. 클라우드 컴퓨팅 : 회사가 개별적으로 고성능 컴퓨터와 서버를 운영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한다. 회사는 사용한 만큼만 대금을 지불한다.


ㄷ. 락인 효과 : 자물쇠 효과라고도 불린다. 예를 들면, 애플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간의 미친 연동성 때문에 윈도우 컴퓨터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결혼해서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면, 락인 효과가 발생해서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혼하기가 쉽지 않다.


ㄹ. 핀테크 :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융합되어 나온 말이다. 정보 기술을 활용해서 금융 서비스의 편리성을 향상하고 비용을 낮추는데 목적이 있다. 요즘 유행하는 모바일 페이 (카카오 페이, 네이버 페이)는 결제의 편리함을 가져왔고 인터넷 전문 은행 (카카오 뱅크)은 지점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여, 낮은 금리의 대출과 높은 금리의 예금을 가능케 했다.   


ㅁ. IPO : 우리나라 말로 기업공개라고도 하는데, 기업이 생기고 맨 처음으로 외부인들에게 주식을 공개하는 것을 IPO라고 말한다.


ㅂ. Paytm : 인도 최대 전자 결제 기업이다.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 그룹, 손정희의 비전 펀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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