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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Jan 12. 2022

퇴직금으로 미국 주식 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7가지 매입 이유

퇴직금으로 미국 주식을 샀다. 앞으로 10년간 장기 투자할 생각으로 기업을 골랐다. 선물이나 옵션처럼 화끈한 수익률은 없어도 꾸준히 종잣돈을 불려줄 미국 주식을 신중하게 고르고 돈이 생길 때마다 꾸준히 매입했다.


자수성가로 거대한 부를 이룬 사람들은 자식들을 증권사에 일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심지어 무보수로 증권사에서 일하게 한다. 증권사에서 일하다 보면 빠른 시간 안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017년에 육아휴직을 냈고 육아휴직 수당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상황이 왔다.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해 보고자 비상금 3천만 원으로 미국 주식을 매입했다. 주식을 매입하고 나니, 자연스레 경제에 관심이 생겼다. 증권사 분석 리포트도 읽어보고 세상의 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찾기 시작했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월급은 줄었지만, 자산은 증가하는 경험을 했다. 월급은 나의 노동력을 갈아 넣어야지만 받을 수 있었지만, 자산은 알아서 스스로 자랐다. 종잣돈이 작을 때는 자산 증가 속도가 더뎠는데, 시간이 지나고 일정 규모가 되고 나니 직장 생활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퇴직금으로 미국 주식 샀습니다." 세 번째 시간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매입한 이유 7가지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한다.


1. 높은 영업이익률 (High operating profit margin)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업이익률은 36.3%에 달한다. 해당 수치가 얼마나 높은 것이냐면, S&P 500 기업들의 평균은 9.35%이고, 비싸게 제품 가격을 책정하기로 유명한 애플이 25.88% 이기 때문이다. (21년 3분기 기준)


높은 영업이익률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1. 해당 시장에 경쟁자가 별로 없거나, 2. 우리 제품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즉, 높은 영업이익률을 가진 기업은 워런 버핏이 말하는 경제적 해자가 큰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는 개인용 컴퓨터 OS 시장에서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오피스 또한 생산성관련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독점적 성격의 기업은 제품 가격을 올리기도 용이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2년 3월부터 오피스 365의 구독료를 20% 인상할 계획이다. 가격을 올리더라도 기업들이 파워포인트와 엑셀 대신 타사의 저렴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2. 메타버스에 준비된 기업

https://www.youtube.com/watch?v=Qw6UCwCt4bE

(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하고 있는 메타버스와 관련된 영상)


메타버스의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의 디지털 공간 안에서 실제 세상처럼 상호 교류(Interact)할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가오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시공간 제약이 없는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https://www.inews24.com/view/1419787

시공간 제약이 없는 업무 환경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실력만 있으면, 나이, 인종, 성별, 언어에 상관없이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할 수 있다. 나이가 50이 넘었어도 메타버스 안의 아바타는 20대 얼굴로 돌아다닐 수 있고, 영어를 못해도 실시간 번역기의 도움으로 타 인종과 소통이 가능하다. 노트북과 AR/VR 헤드셋만 있으면 메타버스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노마드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머징 앤 리서치에 따르면 메타버스의 시장 크기는 2028년까지 매년 43.3% 씩 성장하여, 2028년에는 8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대비 20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3.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1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아마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세는 타 경쟁사에게 굉장히 위협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들의 필수 소프트웨어인 윈도우와 오피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판매하기 좋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데이터 센터를 보유하고 있기에,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들에게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보안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와 휘발유를 모두 사용하듯,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개별(Private) 클라우드와 공용(Public) 클라우드를 모두 사용한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핵심 기밀 사항을 개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그 외의 정보는 공용 클라우드를 사용하여 혹시 모를 해킹에 대비한다. 이처럼 최근 유행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처음 만들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다.

  

4. 기기 간 OS(운영체재)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스마트 기기들은 OS(운영체제)가 있다. PC에는 윈도우가 있고, 스마트폰에는 안드로이드나 iOS가 있다. 삼성의 가전제품 안에는 "타이젠"이라고 불리는 OS가 있다. 기기마다 운영체제가 다르면, 여러 불편함이 발생한다. 예컨대, 스마트폰에서 잘 쓰던 앱을 PC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반대의 상황도 발생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기기에서 실행되는 앱들이 윈도우 내에서도 실행될 수 있도록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예컨대, 이젠 PC에서도 안드로이드 앱이 실행 가능한 윈도우 11을 작년 말에 출시했고, 애플과의 협업도 준비 중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OS 통합 작업은 OS 시장 내 윈도우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것이다.  


5. 넷플릭스처럼 게임을 스트리밍 하는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

옛날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영화를 보았다. 비디오테이프에서 DVD를 지나,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부터는 영화를 다운로드하여 시청했다. 현재처럼 인터넷 속도가 빨라진 다음부터는 다운로드하지 않고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를 활용하여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다.  

 

게임도 이처럼 컴퓨터나 게임기에 다운로드하지 않고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사양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아내 몰래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혹은 고사양 컴퓨터를 구매해야 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엑스박스 게임기가 샤오미 공기청정기 모양으로 나온 것도 아내를 손쉽게 속이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내 몰래 게임기를 사지 않아도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값비싼 CPU와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게임기가 없어도, 5G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LG나 삼성의 TV만 있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위해 이미 월 구독료만 내면, 수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패스"를 2017년부터 운영 중이다. 아직까지는 "게임 패스"를 이용하기 위해 콘솔이나 PC가 필요하지만 조만간 TV만으로도 게임 패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게임 패스" 구독자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2021년 4월 기준 2천3백만 명이 게임 패스를 이용 중인데, 게임 분야의 넷플릭스로 성장하게 된다면 가입자수는 지금 보다 열 배 이상 성장하게 될 것이다.)


6.  사업 성장성 강화에 따른 리레이팅(Re-rating) 중

PER(PRICE TO EARNING RATIO)는 기업의 가치가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중의 하나다. 즉, 내가 투자한 금액이 몇 년에 걸쳐 회수되는지를 보여준다. PER가 10이면, 투자금이 회수되는데 10년 걸린다는 뜻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PER는 지금까지 S&P 500 평균과 유사한 30 안팎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를 PC용 OS나 파는 지루한 기업이 아닌,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취급해야 하며, 이에 대한 리레이팅(Re-rating)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는 성장 혁신 주이기 때문에 PER가 지금 보다 높아도 된다고(리레이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표적 성장주인 테슬라의 PER는 1월 11일 기준으로 344에 달한다. 투자 원금이 회수되기까지 344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PER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투자를 꺼리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에 테슬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7.  사티아 나델라의 “경청” 리더십

현재 CEO인 사티아 나델라가 오기 전의 마이크로소프트는 패배자 분위기로 점철되어 있었다. 회사 전체의 이익보다는 부서의 이익을 중요 시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사내 정치 싸움으로 서로 헐뜯고 끌어내리는데 정신없었다.

사티아 나델라 취임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직문화

하지만, 사티아 나델라가 CEO가 되고 나서부터는 기업 문화가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학습장애를 앓고 있는 딸이 있어 평소 경청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는 CEO가 되자마자 가장 먼저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며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구축해 갔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클라우드 퍼스트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미래의 먹거리가 될 메타버스와 양자 컴퓨터 연구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는 혁신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공기업 같은 조직 분위기를 혁신적으로 전환하고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예컨대, 2014년 9월 모장 스튜디오의 마인크래프트를 3조 원에 인수하여 메타버스 상의 플랫폼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대표적 플랫폼 중의 하나인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는 매년 700조 원이 넘는 경제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데, 마인크래프트가 익숙한 현재의 10대들이 자라서 메타버스 내에 앱스토어와 유사한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파급력이 얼마나 클지 상상된다.


<오늘 배운 시사 경제 용어>


ㄱ. 영업이익률 (Operating Profit Margin) : 순수하게 영업활동을 통해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매출 대비 얼마나 되는지 보는 비율이다. 일반 기업이 비트코인을 투자해서 거둔 이익은 영업이익이 포함시킬 수 없는데,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자사 자동차 구매에 사용 가능토록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작년 1분기 비트코인 투자 이익을 영업이익에 포함시켰다.


ㄴ. 경제적 해자 (Economic Moats) : 원래 중세 시대에 적들이 성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성벽 주변을 파내어 물로 채워놓은 것을 해자라고 말한다. 경제적 해자란 경쟁사들이 침범할 수 없는 독점적 경쟁력을 말한다.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앞선 기술력 등이 경제적 해자의 예다.  


ㄷ. 메타버스 (Metaverse) : 현실 세계를 확장하여 디지털 가상 세계에서도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세상을 말한다.


ㄹ. 디지털 노마드 (Digital Nomad) : 사무실에 출근해서 전통적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과 노트북으로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업무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ㅁ.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Hybrid Cloud) : 개인 전용 (Private) 클라우드와 공용(Public) 클라우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기밀 사항은 개인 전용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그 외의 정보들은 공용 클라우드를 통해 처리하여 보안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ㅂ. PER (Price to Earning Ratio) : 기업의 전체 시가 총액에 순이익을 나눈 지표다. 주가가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산업, 국가, 기업마다 PER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연간 평균 PER를 통해 얼마나 고평가 되거나 저평가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우리나라 코스피는 1월 11일 기준 12.51에 형성되어 있고 S&P 500은 29.69에 형성되어 있다.


ㅅ. 리레이팅 (Re-rating) :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다. 향후 미래 전망이 밝아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될 때 주식을 리레이팅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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