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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Feb 16. 2022

CEO를 보면 회사의 싹수가 보인다.

AT&T 주식을 모두 매도한 이유

AT&T 주식을 전부 판 이유

AT&T 주식을 전부 판 이유

투자 기업을 고를 때 고려해야할 사항 중에 하나는 CEO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CEO의 역량에 따라 회사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많이 목격해왔습니다.


청바지를 최초로 만든 스트라우스의 일화를 들어보면 CEO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리바이스 청바지의 설립자인 스트라우스는 원래 텐트 용 천을 납품하는 사업가였습니다. 어느 날 텐트 용 천을 납품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직원의 실수로 바이어가 요구하지 않은 파란색으로 천을 염색하게 되었습니다. 바이어는 파란색 텐트 천의 인수를 거부했고 스트라우스는 엄청난 양의 텐트 천을 악성 재고로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실의에 빠져 사업을 포기 했을지 모르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당시 광부들의 옷이 빨리 헤지는 것을 보고 튼튼한 텐트 천을 이용하여 바지를 만들었는데, 광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청바지의 유래입니다.


CEO의 역량으로 위기에서 기회를 찾은 일화는 최근에도 있었습니다. 반도체 회사인 AMD에서 있었습니다. 2011년대 AMD는 인텔을 무찌를 비장의 무기로 CPU와 GPU가 결합된 APU라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시장의 기대를 모으며 출시되었는데 APU는 어정쩡한 제품으로 드러났습니다. CPU라고 부르기에도 GPU라고 부르기에도 기존 제품들에 비해 성능이 너무 어중간 했기 때문입니다. 제품은 팔리지 않았고 주식 시장은 이에 즉각 반응했습니다. 출시 당시 주당 8달러하던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주당 2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CEO로 등판한 사람이 현재 AMD의 수장, "리사 수" 입니다.


그녀는 APU칩을 개인용 컴퓨터 말고 다른 곳에 활용할 수는 없을지 고민했습니다. 마치 스트라우스가 텐트 용 천으로 청바지를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녀는 APU의 활용 방안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와 같은 비디오 게임기에 사용하는 것이였습니다. 비디오 게임기는 개인용 컴퓨터보다 크기가 작게 디자인 되기 때문에 CPU와 GPU가 합해진 APU 가 유리했습니다. 게임기를 만드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AMD의 반도체 칩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플레이스테이션 4(소니 게임기)와 엑스박스(마이크로소프트 게임기)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AMD는 다시 사업을 정상화 시킬 수 있었습니다. 2022년 2월 기준으로 주가는 120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니 10년 만에 약 60배가 상승했습니다.


CEO는 회사라는 배를 이끄는 선장이고 직원들은 선원입니다. 선장이 훌륭하지 못하면 배가 침몰하는 것도 시간 문제입니다. 선장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은 선원들 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경영진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을 까요? 크게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indeed.com에 들어가면 경영진에 대한 리뷰를 읽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근무했던 직원들의 생생한 리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AT&T 경영진 관련 리뷰입니다.

AT&T 경영진의 점수는 5점 만점에 3.3점으로 100점으로 환산하면 66점입니다. 점수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 크나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T&T 경영진에 대한 내부직원들의 리뷰를 찬찬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지금 현재 AT&T의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찾은 리뷰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공유해 봅니다.


"I feel like AT&T as a whole is a sinking ship and they have no idea where they want to go. The company made very bad investments and now the employees have to pay for the lack of leadership this company has."


"저는 AT&T 전체가 침몰하는 배처럼 느껴지고 그들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전혀 모릅니다. 회사는 매우 나쁜 투자를 했고 이제 직원들은 이 회사의 리더십 부족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Management physically stalk and watch you to make sure you are trying to force every product down every customer's throat. For example, even if the customer is a 90-year old flip-phone user, AT&T would like you to sell such person an unlimited data plan that they would never use. In short, morality and honesty does not exist at ATT. They punish employees who have morals and refuse to engage in unethical practices."


"경영진은 소비자의 니즈와 상관없이 가장 비싼 플랜(요금제)을 소비자에게 팔도록 강요합니다. 예컨대, 플립폰을 쓰는 90세 고객에게 필요도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가입시키도록 강요합니다. 이렇게 비양심적인 행위를 따르지 않는 직원은 경영진이 처벌합니다. 한마디로 AT&T는 비양심적이고 도덕성을 잃었습니다."


AT&T 경영진에 대한 리뷰를 읽다 보니, 몇 가지 내용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직원들을 숫자로 봄. 즉, 잦은 정리해고. (Frequent layoffs)  

2. 관료주의적 사내 분위기 (Bureaucracy)

3. 리더쉽 부재 (Lack of leadership)  

4. 사회적 책임 결여 (Lack of Social responsibility)


AT&T가 두둑한 배당금을 주기로 유명한 회사여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경영진에 대한 리뷰가 점점 악화되는 것을 보고 주식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두번째로 glassdoor.com에 들어가서 CEO에 대한 평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Glassdoor는 평판 조회 웹사이트 중에 가장 유명한 곳입니다. 경영진 뿐만 아니라, 사내 문화, 보수 등이 어떠한지 조회할 수 있습니다. Glassdoor 는 매년 최고의 CEO 100명을 선정하여, 발표합니다. 실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익명으로 참여하여 선정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습니다. 아래 사진은 Glassdoor 에서 제공하는 회사 내부 직원들이 생각하는 AT&T 입니다. 경쟁사 Verizon의 리뷰도 참고로 함께 넣었습니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AT&T 경영진에 대한 내부직원들의 평가가 경쟁사 버라이즌과 비교해서 좋지 못합니다.(62% vs 76%) 두 기업 재무제표 상태가 비슷한 상태에서 어떠한 기업에 투자할 지 고민이 될 때 이와 같은 정성적 분석을 통해 좀 더 나은 기업을 추려낼 수 있습니다.

 

Glassdoor 에서 제공하는 주요 정성 지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Glassdoor 에서는 해당 지표들을 통해 매년 최고의 CEO를 선정합니다. 선정된 CEO와 회사 실적 및 주가를 확인해 보면, 큰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Adobe, Southwest Airline 등 의 CEO가 좋은 점수를 받고 있었습니다.  


글래스도어 선정 2021년 최고의 CEO

세번째로 분기 마다 어닝콜을 확인하고 CEO가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지 확인해 봅니다. 어닝콜은 분기 마다 실적 발표를 하고 경영진이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에게 앞으로 회사 실적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이던스) 설명 하는 자리입니다.


어닝콜을 확인해야하는 이유는 향후 운영 방향과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guidance)를 확인하고, CEO가 지난 어닝콜 때 언급한 가이던스를 얼마나 잘 지켰는지 확인해 보기 위함입니다. 가이던스에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의 회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주가는 영향을 받게 됩니다. CEO가 준 실적 전망이 틀렸다고 해서 소송을 당하지는 않지만, CEO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신뢰를 잃어버린 CEO는 펠로톤의 존 폴리입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회사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마음 속으로는 회사의 미래가 걱정되어, 보유하고 있던 주식 중 1억1900만 달러 어치를 매각 했습니다. 투자자들은 CEO와 경영진의 주식 매도 소식을 뒤늦게 듣고 경영진을 맹비난했고 펠로톤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화가 난 투자자들은 CEO 사퇴를 요구했고 결국 펠로톤은 2월 8일에 CEO교체 및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했습니다.


펠로톤 이용자 사진

물론 제시한 가이던스가 항상 맞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틀린 가이던스에 대한 합리적 이유를 제시하면, CEO의 신뢰도 하락은 막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애플의 수장 팀쿡은 전세계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 문제로 실적이 가이던스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실적 발표 전에 언급했습니다.


<미국 주식 틈새 상식>


가이던스 (Guidance)

경영진이 향후 기업의 실적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주주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알려주는 리포트를 말합니다. 가이던스는 외부 애널리스트가 아닌 내부 직원이 만드는 향후 실적 전망입니다. 가이던스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대개는 분기 실적 발표 시 함께 제공됩니다. 제공된 가이던스가 향후 크게 변할 것 같으면, 수정해도 됩니다. 워런 버핏은 분기별 가이던스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적 숫자 맞추기에 집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이던스는 기업 운영 방향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므로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자료인 것은 분명합니다.    

(참고 문헌 : https://www.investopedia.com/terms/g/guidance.as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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