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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Mar 03. 2022

일상생활에서 투자 기회 찾기

일상생활에서 투자 기업 찾기 

마젤란 펀드를 운용했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아내와 딸이 쇼핑몰에서 어떠한 제품들을 주로 구매하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여성 및 젊은 층이 새로운 문화와 쇼핑 트렌드를 주도하기 때문에 피터 린치의 투자 전략은 유효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 동안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1977년에 1억 원을 투자했다면 1990년에 27억 원으로 불어났다는 뜻입니다.  마젤란펀드는 1977년 1,800만 달러 규모로 시작해서 1990년에는 140억 달러까지 성장했습니다.

피터 린치가 그러했던 것처럼 아내가 오늘 하루 동안 어떠한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했는지 천천히 살펴봅니다.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서, 코스트코에서 산 스타벅스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십니다. 출근이 늦지는 않을까 주기적으로 손목에 찬 애플 워치를 확인합니다. 애플 아이패드를 통해 오늘 일정을 확인합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나서 유튜브로 음악을 들으며 출근합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운동 복을 입고 필라테스를 합니다. 운동 후에는 살이 얼마나 많이 빠졌는지 샤오미 체중계에 올라가 확인해 봅니다. 애플 아이폰에 최근 체중 변화가 자동으로 저장되고 지난달 보다 살이 2KG이나 쪘다고 알려줍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데스크톱을 켜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포인트로 남은 업무를 합니다. 업무 후에는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온 드라마를 봅니다.


이처럼 하루 일상을 적어 내려가면서 투자 대상을 찾는 전략이 좋을 수도 있지만, 나쁠 수도 있습니다. 관찰 대상(아내)이 사회 흐름을 선도하는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s)가 아니라 뒤늦게 사회 흐름을 따라가는 사람(Laggards)이라면, 관련 기업 주식이 이미 고평가 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변 사람을 관찰하는 것과 더불어, 데스크 스터디(Desk Study)를 통해 최신 문화와 쇼핑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트렌드 투자 사례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에 따라 투자를 하면 왜 좋은지 개인적 경험을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998년에 미국에서 경영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스타벅스의 인기가 점점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이걸 한국에 들여와서 운영하면 잘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친구를 통해 어떤 부잣집 아드님(정용진 부회장)이 조만간 한국에서 스타벅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들었습니다. 다음 해에 정말 한국 스타벅스 1호점이 이대 앞에 생겼습니다. 당시 스타벅스 한 주의 가격은 $2 정도 되었습니다. (현재 3월 2일 기준 $92.77)


학교 친구들과 조별 과제를 할 때는 구글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 검색 포털의 대명사는 야후였는데, 친구들이 검색할 때는 구글이 더 좋다고 추천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주로 사용하던 핫 메일(hotmail) 대신 구글에서 제공하는 지메일(gmail)로 갈아탔습니다. 구글은 2004년 IPO 이후 한 주에 $50 정도에 거래되었습니다. (현재 3월 2일 기준 $2691.43)


스타벅스와 구글은 2000년대 초반에 인기 있었던 서비스였고, 당시 인기 있었던 제품은 단연코 애플의 아이팟이었습니다. 기숙사에 있던 친구들이 아이팟을 사기 위해 파트타임을 뛰고 식비를 아꼈던 기억이 납니다.

애플의 아이팟 1세대 출처: 나무 위키


정리해보자면, 2000년대 초반에 스타벅스, 구글, 애플의 주식을 샀더라면 지금쯤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특히 애플의 주가는 당시 한 주당 0.9달러 정도 했는데(주식분할 감안), 현재는 $166.56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약 185배 상승했습니다. 그때 1천만 원을 애플 주식에 투자했다면, 지금 18.5억 원이 되어있겠군요.


여기까지 글을 읽으셨다면, 이런 의문이 들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초에는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망했거나 주가가 폭락한 기업도 있지 않을까요?"

네, 물론 있습니다.


지금은 영어로 Netflix and Chill?(라면 먹고 갈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 젊은 층에서 넷플릭스의 인기가 대단한데, 2000년대 초에는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DVD 대여 업체가 지금의 넷플릭스만큼 인기가 많았습니다. 당시 대학생들은 금요일 저녁만 되면 오징어가 불빛을 쫓아가듯 블록버스터로 향했습니다. 한창 잘 나갈 때는 매장 수가 9,000개나 있었고 가입 회원이 4300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블록버스터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고 2010년에 결국 파산 신청을 하게 됩니다. 즉, 트렌드를 선도하던 기업들도 시대의 흐름을 못 읽으면, 머지않아 파산의 길로 접어듭니다. 따라서, 트렌드 선도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되, 시대의 흐름에 거스르지 않는지도 계속 관찰해야 합니다.  


트렌드 모니터링 방법

세월이 흘러 어느덧 40대 아저씨가 되었고 지나간 투자 기회를 붙잡고 후회해 보았자 아무런 이득도 없습니다. 다시 젊은 20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하면, 최신 트렌드를 확인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College Marketing Group 미국의 마케팅 기업인 College Marketing Group에서는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들을 조사해서 매년 홈페이지에 발표합니다. 아래 주소로 가면 최신 리포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의 일부를 공유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https://collegemarketinggroup.com/blog/the-top-brands-in-2021-for-gen-z-and-college-students/

조사 결과 미국에 거주하는 18세에서 34세 사이 성인의 81%가 아마존 프라임의 회원이고 온라인으로 주로 쇼핑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학교 캠퍼스 내에는 아마존 전용 픽업 장소가 있어서 학생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젊은 대학생들은 학교 교재에서부터 게임기까지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나이키와 애플입니다. 20대 들은 나이키와 애플 제품을 "Status symbol (부의 상징)"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물건은 필요에 의한 구매를 넘어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이키는 전문 스포츠 용품 브랜드에서 라이프 스타일 패션 브랜드로 진화해 가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Target의 성장입니다. Target은 월마트와 유사한 대형 유통업체인데, 대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예쁜 디자인의 PB브랜드들을 론칭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월마트에서 파는 옷은 가격은 저렴해도 디자인이 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Target에서 파는 자체 생산 옷들은 디자인과 가격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밖에도 상장되지 않은 회사이지만, 패스트푸드 체인 중에 하나인 Chick-Fil-A의 성장이 두드려져 보였고, 퍼스널 케어 제품 중에서는 Dove,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TikTok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내가 20대로 돌아가거나 미국에서 거주하지 않더라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사용하고 어떤 서비스에 지갑을 여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Shopify Trending Products 쇼피파이는 우리나라의 "네이버 쇼핑"처럼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쇼핑몰 구축을 도와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입니다. 캐나다 기업으로 아마존의 대항마로 불리고 있습니다. 쇼피파이는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를 돕기 위해 최근에 어떠한 제품들이 잘 팔리는지 조사해서 결과를 공유합니다. 최근 리포트는 다음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shopify.com/blog/trending-products

조사 결과 신발 부문이 Shopify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주문량이 전년 대비 1,086%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나이키와 에어조던의 인기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나이키의 기업 실적이 당분간 튼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Google Trends 세 번째 방법은 구글 트렌드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구글 검색창에 "google trends"를 치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출처 : 구글)


Google Trends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찾은 투자 후보군의 제품과 서비스 관련 검색량을 시계열로 확인해 봅니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패스트푸드 체인인 chick fil a를 검색창에 입력해 보았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chick fil a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 구글)


chick fil a는 아쉽게도 현재 상장되어 있지 않아서 주식을 살 수는 없습니다.


인기 많은 제품 말고 점점 쇠퇴해가는 제품의 예도 찾아보았습니다. 작년에 휴대폰 사업을 철수한 LG의 검색량을 시계열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구글 트렌드 검색창에 "LG Mobile"을 넣어보았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LG Mobile"의 검색량은 2009년에 정점을 찍고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그래프 하락의 의미는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말합니다. 구글 트렌드의 가장 큰 장점은 국가별, 기간 별로도 검색량을 확인할 수 있고 연관 검색어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출처 : 구글)

(출처 : 구글)

LG Mobile은 현재 파키스탄, 인도, 네팔 등지에서 언급이 많이 되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었던 수많은 중고 폰들이 파키스탄, 인도, 네팔 등의 지역으로 수출되어 재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ploding Topics 

https://explodingtopics.com 해당 주소에 들어가면 웹사이트 이름처럼 최근에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키워드들을 카테고리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Product, Ecommerce, Beauty, food, gaming, lifestyle 등 수많은 주제들이 나옵니다. 그중에 하나의 주제를 선택할 수 있고 해당 주제 안에서 어떠한 키워드가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아마존에 투자를 하고 있어서 최신 ecommerce 트렌드가 궁금해서 ecommerce에서 유행하는 키워드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출처 : Exploding Topics)


ecommerce 카테고리에서 페이스북의 마켓플레이스(facebook marketplace)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는 미국의 가라지 세일(Garage Sale)을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당근 마켓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출처 : Exploding Topics)


5번째 칸에 틱톡의 쇼핑(tiktok shopping)도 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론칭 전인데, 미국에서는 틱톡 쇼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틱톡 쇼핑은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 속에 착용한 옷이나 제품들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오픈 페이라는 핀테크 기업도 보입니다. 오픈 페이는 소비자가 갑작스럽게 큰 지출을 하게 되었을 때 24개월 할부 지불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입니다. 현재는 미국과 호주, 영국에서만 운영 중에 있습니다.  


ecommerce 검색을 통해서 2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SNS 플랫폼 기업들이 쇼핑영역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할부 구매를 도와주는 핀테크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쿠팡에도 할부 구매를 도와주는 "나중 결제"라는 카테고리가 새로 생성되어서 카드 할부가 안 되는 사람들도 간편하게 12개월 할부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음은 "Product" 카테고리를 클릭해보았습니다. 다음과 같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출처 : Exploding Topics)


Product 카테고리 안에 Apple Watch가 보이길래 클릭해 보았습니다. Apple Watch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난 5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현재 월간 검색 수는 335만 회로 나타났고, 같은 기간 동안 조회수는 158%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출처 : Exploding Topics)

 

지인에게 물어보기 마지막으로 소개할 최신 트렌드를 확인하는 방법은 10대부터 20대 사이의 지인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중학생 딸에게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물어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반 친구들이 졸업/입학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지 물어보았는데, 애플 관련 제품들이 심심찮게 언급되는 것을 보며, 애플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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