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친화적 기업이란
두 번째 기업을 고르는 기준은 투자할 기업이 얼마나 주주 친화적인 기업인지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주주들에게 잘해주는 기업이 어떤 기업일까요? 사업으로 돈을 잘 벌고, 벌어들인 돈을 잘 나눠주고, 주가 부양에 힘쓰는 기업이 주주 친화적인 기업입니다. 다시 말해 주주를 부자로 만들어주는 기업이 주주 친화적 기업입니다.
2022년 연초부터 동학 개미들이 한국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으로 많이 전환되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봅니다. 한국 주식에 많이 실망한 개미들이 미국 주식으로 많이 넘어오는 것 같습니다. 실망한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도 한국 기업들이 주주친화적이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평균 배당 성향(Payout Ratio)은 20% 정도인데 반해 미국은 한국의 두배인 40% 정도 됩니다. 미국의 부동산 리츠회사들은 배당 성향이 90%를 넘습니다. 배당 성향은 회사가 번 돈 중에 얼마만큼을 배당금으로 쓰는지를 보여줍니다. 예컨대, 100만 원 벌어서 20만 원을 배당하면 배당성향은 20%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배당에 인색한 이유
한국 기업들은 배당에 굉장히 인색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의 대부분이 굉장히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분이 적다는 말은 보유 주식이 적다는 말이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회사의 이익을 빼내는 것이 이익입니다.
어떤 재벌의 지분이 5%라고 가정하고 당기순이익이 1000억 원 흑자가 났다면, 1000억 원을 모두 배당하더라도 자기에게 돌아오는 돈은 50억 원(1000억 원 X5%) 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배당금을 받으면 배당소득세도 내야 하고 45%(2022년부터 10억 원 이상 세율)에 달하는 종합소득세도 내야 하기 때문에 배당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집니다. 배당을 받지 않고 법인 명의로 고급 자동차를 몰고 법인 카드로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더 현명해 보입니다. 법인 돈을 쓰면 비용으로 인정되어 법인세 절감도 되니, 일석이조입니다.
일부 기업은 자식이나 친인척이 설립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줍니다. 이런 회사로부터 시장 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줍니다. 이렇게 비싸게 물건을 사주어서 당기순이익을 최대한 줄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법인세를 절감하고 편법으로 자녀들에게 증여해줍니다. L 모 그룹의 딸들이 롯데 시네마에 팝콘을 독점으로 납품했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49488.html
반면 미국은 구조적으로 주주친화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창업자가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전문 경영인에게 기업을 맡기기 때문입니다. 전문 경영인에게 기업을 맡기면서 대규모 스톡옵션(Stock Option, 특정 기간 안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지급하기 때문에 주가를 올리고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 CEO 자신의 이익과 일치하게 됩니다.
주주친화적인 기업 찾는 방법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주주 친화적 기업인지 알아보는 첫 번째 방법은 현금흐름표를 통해서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3개의 현금흐름표 중에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표 (Cash Flow from Financing)를 확인하면,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에 돈을 얼마나 써왔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영어로 자사주 매입은 다시 사들인다는 뜻의 "Buyback" 혹은 "Repurchase"이고 배당금은 나누다는 뜻에서 나온 단어 "Dividends"입니다. 다음은 애플의 현금 흐름표입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에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 현황을 볼 수 있습니다. 현금이 지출된 것이기 때문에 마이너스(괄호)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출처 : 애플 10 - K 2021, 단위는 백만 달러)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21년 애플이 지급한 배당금(Dividends)은 144억 달러($14,467M)이고 자사주 매입(Repurchases)에 사용한 돈은 860억 달러($85,971M)입니다. 애플이 주주를 위해 사용된 돈은 총 1,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한화로 120조 원에 달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금액인가 하면 글을 쓰고 있는 3월 7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시총 120조 원이 넘는 기업은 삼성전자 한 곳뿐입니다(418조 원). 시총 2위 LG에너지 솔루션의 시총은 97조 원입니다.
10-K에서 현금흐름표를 보는 것이 어렵다면, 차트를 통해 확인해 볼 수도 있습니다. ycharts.com에 들어가면 애플의 분기별 자사주 매입 현황을 다음과 같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애플은 분기별로 200억 달러 씩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ycharts.com/companies/AAPL/stock_buyback)
주의할 사항
투자할 기업이 배당을 하지 않고 자사주 매입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기업은 아닙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은 배당보다는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경제적 해자를 먼저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입니다. 일단 경제적 해자가 구축되고 나면 경쟁사가 침범하지 못하게 되고 주가는 자연스레 상승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입니다. 이러한 사업모델의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하는 대신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기업입니다. 비록 배당은 없었지만, 아마존은 1997년에 한 주당 $2 정도 했는데 (주식분할 적용 가격) 2022년에는 한 주당 $3,000 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 꼭지 더>
자사주를 매입하면 왜 주가가 오를까요?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되는 주식의 수가 줄어듭니다. 그러면 EPS(주당순이익=당기순이익/유통주식수)가 상승하지요(분모가 줄어드니 EPS 상승). 밤에 네 명이 먹기 위해 피자를 한판 시켰는데, 두 명이 피곤해서 먼저 잠들면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이 증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EPS가 상승하면, PER (PER=주가/EPS)는 줄어들게 되고 PER가 낮으면 투자자들이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하고 주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합니다. 결국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사주 매입 -> 유통주식수 감소 -> EPS 증가 -> PER감소 -> 회사 저평가 신호 -> 투자수요 증가 -> 주가 상승
배당 성향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기업이 수익을 일으키고 모든 비용을 제하면 당기순이익(Net Income)이 나옵니다. 당기순이익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습니다. 지금 현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R&D)를 하거나 미래에 위협이 될 경쟁사를 인수(acquisitions)할 수 있습니다. 또는 자사주를 매입(Buybacks)하거나 배당금(Dividends)을 지급하기도 합니다.
배당 성향이란 Net Income(당기순이익) 중에서 Dividends(배당금)의 비중을 말합니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배당성향 = 배당금 / 당기순이익 (영어로, Payout Ratio = Dividends / Net Income)"입니다.
<정리 문제>
A라는 기업의 2022년 당기 순이익은 $100,000이고 배당금이 $40,000 라면, A 기업의 배당성향(Payout Ratio)은 어떻게 됩니까?
이미지 출처 : 영실업
참고 문헌 : https://www.nasdaq.com/articles/6-signs-shareholder-friendly-stock-2017-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