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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Mar 11. 2022

영어로 된 재무상태표 읽는 법

자산=부채+자기 자본

이번 장을 시작하기 앞서 다음 문장을 우선 외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산은 부채와 자기 자본의 합과 같다.


아 벌써부터 어렵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쉽게 풀어서 설명하겠습니다. 필자는 집, 자동차, 옷, 가전제품(자산) 등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제 돈(자본)과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부채)으로 구매했습니다. 여기서 집, 자동차, 옷, 가전제품은 자산에 속합니다.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자본과 부채를 사용했습니다. 이제 왜 자산은 부채와 자본의 합이라고 하는지 이해하셨죠?


슬하에 딸이 둘 있습니다. 딸아이가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 알려면 성적표를 봐야 합니다. 기업도 얼마나 잘 운영되고 있는지 알려면 재무상태표를 보아야 합니다. 재무상태표를 읽을 줄 모르고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면허 없이 운전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합니다.


재무상태표에는 기업이 어떠한 자산을 갖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자산들을 보유하기 위해 어떻게 돈을 조달했는지 보여줍니다. 즉, 자기 돈(자기 자본)은 얼마나 들어갔는지, 은행 대출(부채)은 얼마나 받았는지를 보여줍니다.


결혼하기 전에 남자 친구가 벤츠(자산)를 끌고 다닌다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남자 친구가 벤츠(자산)를 사기 위해 자기 돈(자기 자본)을 많이 썼는지, 아니면 캐피털에서 대출(부채)을 받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벤츠의 가격이 1억 원인데, 자기 돈은 1천만 원이고 나머지 9천만 원은 캐피털에서 대출받아 구매했다면, 결혼을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Balance Sheet (재무상태표)


재무상태표는 영어로 Balance sheet이고, 특정 시점에 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Asset), 부채(Liability), 자기 자본(Equity)을 보여줍니다.


예컨대, 여러분이 회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공장, 사무실, 컴퓨터, 차량 등(자산)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들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은행에서 빌릴 수 있고(부채)", "자기 돈 혹은 주식을 발행해서 조달한 돈(자기 자본)"으로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재무상태표는 특정 시점에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공장, 사무실, 컴퓨터, 차량 등)"와 "어떻게 돈을 조달했는가 (은행, 자기 돈, 주식발행)"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특정 시점에서 재무상태표를 본다는 것입니다. 기업도 사람처럼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듯 특정 시점을 찍어서 자산, 부채, 자기 자본의 상황을 봅니다.


재무상태표 핵심 용어 정리

다음은 재무상태표에서 사용되는 주요 용어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지금 당장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이런 것들이 있구나 정도만 보고 넘어가면 됩니다. 앞으로 투자할 기업의 재무상태표를 여러 번 보다 보면 자연스레 이해가 됩니다. 혹시 이해되지 않는 용어가 있으면 아래 표를 보거나 구글에서 "모르는 용어 + Definition"을 입력해 찾아보면 됩니다.


우리가 모르는 용어가 있으면 위키백과나 나무 위키를 사용하듯 금융 관련 용어 중에 어려운 것이 있으면 https://www.investopedia.com/ 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회계 용어가 정해져 있지 않고 기업마다 편한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용어를 만나더라도 놀랄 필요가 없습니다. 예컨대, 매출을 뜻하는 말이 미국에서는 Revenue, Sales, Sales Revenue, Total Sales, Net Sales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다음은 재무상태표에서 사용되는 핵심 용어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재무상태표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재무상태표를 공부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 정보를 알기 위해서입니다. "기업에 현금이 충분한가?", "부채는 얼마나 있는가?", "투입한 자본에서 이익은 잘 나오는가?", "기업가치는 어떻게 되는가?"


현금은 충분한가? 

첫째, 기업에 현금이 충분한지 확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Investments는 현금화가 쉬운 주식, 채권 등을 말합니다.


15년 전에 어떤 수출기업에서 근무했습니다. 당시 선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연말만 되면 많은 기업들이 실적을 맞추기 위해 밀어내기를 했고, 배의 선복량(공간) 확보가 정말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12월에 밀어내기를 하는 이유는 그해 매출을 크게 부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은 이렇게 부풀릴 수 있지만, 수출대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 때문에 매출과 당기 순이익이 높아도 보유 현금은 낮을 수 있습니다. 흑자 도산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가지고 있는 총현금은 부풀려 기재할 수 없습니다. 남자의 작은 키를 키 높이 구두로 영원히 속일 수 없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알짜배기 기업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기 순이익뿐만 아니라 총 현금(Total Cash)도 확인해야 합니다. 당기순이익은 플러스지만, 보유 현금은 거의 없는 기업은 속 빈 강정입니다.


애플의 1분기 사업보고서(10-Q)를 보면 애플의 총 현금과 당기순이익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애플은 2021년 12월 25일 기준, 보유 총현금은 639억 달러이고, 당기순이익은 346억 달러입니다. (참고로 애플의 회계 연도는 10월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애플의 2022년 1분기 실적은 2021년 10월~12월까지 실적입니다.)    

 

부채는 얼마나 있는가?

두 번째로 기업의 부채 상황을 확인하는 방법은 부채 비율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부채비율을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채 비율을 보면 기업이 재정적으로 얼마나 튼튼한지 알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내가 부채를 갚는데 몇 년이나 걸릴지를 보여줍니다. 통상적으로 Net Debt/EBITDA를 사용한 부채비율이 4 이상을 넘어가면, 부채가 많아서 위험한 상황이라고 간주됩니다. 부채비율이 4라는 말은 연봉이 1억 원인 직장인에게 빚이 4억 원이 있다는 뜻입니다. 은행은 대출해준 기업의 부채비율이 사전에 약정한 비율보다 높아지면 대출금을 바로 회수합니다.


기업에 부채가 많아지면, 기업의 신용 등급이 떨어지게 되고, 회사채를 발행할 때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마치 신용 등급이 낮은 개인이 대출받을 때 이자가 더 높은 것과 같습니다. 부채 비율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부채보다 현금 보유량이 많을 때 발생합니다. 부채 비율은 산업별로 편차가 있으니, 산업 평균 부채비율을 감안해서 보면 좋습니다.


자본은 효율적으로 사용되나?

세 번째로 재무상태표를 통해 "이익을 내기 위해 투하된 자본이 얼마나 잘 사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식은 복잡한데, 설명을 들으면 간단합니다. 필자가 치킨 집을 대출 1억 원 (Total Debt)과 내 돈 1억 원(Shareholders' Equity)을 더해 총 2억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한 해 동안 1억 원의 영업이익(EBIT)이 남았고 세금으로 2천만 원을 냈습니다. 여기서 필자의 ROIC(Return on invested capital)는 "세금을 내고 남은 영업이익 8천만 원 나누기 2억 원(내 돈 1억+대출 1억)"으로 ROIC는 40%입니다.

투하 자본 이익률을 통해서, 영업활동을 위해 조달한 "부채와 자본"에서 얼마만큼의 돈이 창출되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ROIC로 기업의 수익 창출 역량을 측정하는 데 사용합니다. 만약 ROIC가 너무 낮아서 기업이 돈을 조달하는데 드는 비용(WACC) 보다 낮다면, 투자해서는 안됩니다.

아래 사진은 핀박스에서 발췌한 애플과 주요 기업들의 ROIC를 보여줍니다. 애플의 ROIC는 50%를 넘어가는 반면, 기술 섹터 평균 ROIC는 4.0% 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s://finbox.com/NASDAQGS:AAPL/explorer/roic)


기업 가치는 어떤가? 

네 번째로 재무상태표를 통해 Enterprise Value, EV(기업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는 시가총액에 총부채를 더하고 총현금을 빼서 구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한 기업을 인수하려면, 그 회사의 주식을 모두 매입(시가총액)하고, 부채도 모두 떠안아야 합니다. 이때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있다면, 부채 상환할 때 사용 가능하니 총부채에서 빼주면 됩니다. 따라서, 기업가치를 구하는 수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Enterprise Value(기업가치) = Market Cap(시가총액)+Total Debt(총부채)-Total Cash(총 현금)   


<미국 주식 틈새 상식>

EBIT과 Operating Income(영업이익)의 차이

EBIT은 Operating Income(영업이익)에서 영업과 관련 없는 이익과 비용이 포함된 것입니다. 회사가 영업활동과 관련 없는 일로 돈을 벌었다면 EBIT이 늘어나게 됩니다. 수식으로 표현하자면, EBIT = Operating Income + "Non-operating Income" - "Non-operating Expenses"입니다.

EBIT은 Net Income(당기순이익, Earnings)에서 이자비용(Interest)과 법인세(Taxes)를 더해서 구할 수도 있습니다. EBIT라는 말이 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의 줄임 말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쉽게 구할 수 있겠지요?   


Liabilities와 Debts 차이

Liabilities가 Debt 보다 넓고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돈이든 서비스든 갚아야 할 의무가 있으면 이것들을 Liabilities로 봅니다. Liabilities 중에서도 Debt는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빌려서 생긴 빚을 말합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면 Debts가 증가합니다. 반면, 갤럭시 폰을 1년간 무상 A/S를 한다고 하면, 나중에 고객에게 갚아야 할 의무가 증가하므로 Liabilities 가 생깁니다.


<한 꼭지 더>

마법의 공식

위의 두 가지 수식은 투자의 대가 조엘 그린 블라트가 만든 마법의 공식입니다. 그는 해당 공식을 활용해서 1985-2005까지 고담 캐피털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해서 연평균 40%에 달하는 수익을 냈습니다. 조엘 그린 블라트는 이익수익률과 자본수익률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웹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https://www.magicformulainvesting.com/

여기에 들어가 회원 가입을 하고, 최소 시가 총액(Market Cap)을 설정한 후 "Get Stocks"라는 버튼만 누르면 기업들의 이익수익률자본수익률이 좋은 30개의 기업을 알파벳 순서대로 보여줍니다.  

(출처 : 매직 포뮬러 인베스팅)


<정리 문제>

어떤 기업이 다음과 같은 수치를 가졌을 때 투하자본 이익률(ROIC)은 무엇입니까? (법인세는 20%로 가정합니다.)


Operating Income(영업이익) $ 10,000  

Total Debt(부채) $20,000

Shareholders' Equity(자본) $50,000


정답 = 10,000 X (1-20%) / (20,000+50,000) =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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