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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Mar 28. 2022

엔비디아 매수 배경 및 정성 분석

엔비디아 정성분석

4차 산업시대에 곡괭이 만드는 회사  

과거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 (Gold Rush) 시대에 돈 벌던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곡괭이를 만들던 사람이었습니다. 이어서 청바지를 만들던 사람이 돈을 벌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메타버스, 인공지능, 가상 화폐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과거 곡괭이 회사처럼 돈을 벌고 있는 회사는 어디일까요?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GPU를 만드는 기업은 엔비디아입니다.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반도체 (AI가속기)가 필요합니다. 이를 만드는 대표 기업 또한 엔비디아입니다.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필요한 그래픽 카드를 만드는 회사도 엔비디아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인 테슬라의 반대 진영에서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 중인 회사도 엔비디아입니다. 써놓고 보니 4차 산업 혁명 관련 산업에서 엔비디아가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GPU가 뭔가요?   

CPU는 우리가 많이 들어본 중앙 처리 장치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머리에 해당됩니다. GPU는 그래픽 연산 처리에 특화된 반도체입니다. 컴퓨터의 그래픽이 점점 발전하면서 CPU 혼자 일처리 하는 것이 버거워졌고 이를 돕기 위해 탄생한 것이 GPU입니다.


CPU와 GPU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CPU는 2~4명의 똑똑한 수학과 교수이고 GPU는 초등학생 수 천명이 있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수학 문제 1개는 똑똑한 수학과 교수 혼자서도(직렬) 잘 풀겠지만, 곱하기처럼 간단한 산수 문제 1,000개는 초등학생 1,000명이 동시에(병렬) 푸는 것이 더 낫습니다.

4차 산업 혁명과 관련되어 있는 메타버스와 3D 그래픽 처리, 인공지능의 머신 러닝 과정은 쉬운 문제 수 천 개들을 풀어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CPU보다 GPU가 더 유리합니다.                  

사물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수집되는 데이터가 점점 더 많아지고,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GPU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투자자들이 엔비디아를 골드 러시 시대에 곡괭이 만드는 회사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시가총액은 2배에 달합니다.


경쟁자가 얼마나 있는가? (Competitors)

엔비디아는 크게 3곳에서 돈을 벌고 있고 시장마다 경쟁 정도가 상이합니다.  


게이밍용 GPU 게이밍용 GPU 시장은 엔비디아와 AMD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독과점 형태의 시장인 만큼 제조사의 가격 결정권이 큽니다. 작년에 공급대란으로 GPU 가격이 미친 듯이 올랐지만, 대안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습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엔비디아는 시장 점유율 83%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시장 점유율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하드웨어 타임스)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 (AI accelerator = AI 가속기 = Deep Learning Chipset)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10년 전에는 기존에 있던 컴퓨터 부품들(CPU, GPU, 메모리 등)을 활용했습니다. 현재는 인공지능 전용 하드웨어를 만들어 사용하는데 이를 AI 가속기 (AI accelerator) 혹은 딥 러닝 칩셋 (Deep Learning Chipset)이라고 말합니다.


AI 가속기는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핵심 장비이기 때문에 해당 시장은 앞으로 10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산업입니다. 현재 AI 가속기는 CPU처럼 표준화(x86, ARM)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종류가 다양합니다. 옷으로 비유하자면, 기성복, 주문 제작하는 맞춤복이 있는 것처럼 범용으로 쓰이는 AI 가속기(GPGPU), 주문 제작하는 AI 가속기(ASIC), 프로그램을 사용해 용도 전환이 가능한 AI 가속기(FPGA) 등이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범용 AI 가속기(GPGPU)를 공급하고 있으며, 해당 AI 가속기 시장 점유율의 90%를 넘어섭니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면 기성복 대신 맞춤복을 입기 시작하 듯, 돈이 많은 부자 기업들은 "주문제작 방식(ASIC)"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맞춰 입은 옷이 더 편안하고 내 몸에 꼭 맞듯이 기업이 보유한 인공지능 특성에 맞는 AI 가속기(ASIC)는 속도도 빠르고 전기도 덜 먹습니다. 아마존, 테슬라, 구글, 네이버와 같이 돈이 많은 부자 기업들은 주문 제작한 AI 가속기를 사용합니다.


인공지능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AI 가속기가 설치된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장비들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아마존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 업체를 통해 장비를 빌려서 인공지능 연구를 진행합니다.


자율주행차 전용 칩과 프로그램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다양한 운영체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남아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크게 안드로이드와 iOS로 나뉩니다. iOS는 애플만 사용하고 있고, 안드로이드는 오픈되어 있어서 나머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테슬라 혹은 엔비디아의 OS가 탑재된 자율주행차로 나뉘게 될 전망입니다. 테슬라가 애플처럼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갖게 되고 엔비디아는 안드로이드처럼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게 됩니다. 벤츠, 아우디, 볼보, 현대자동차 등은 이미 엔비디아와 손 잡고 자율주행차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주주 친화적인가? (Shareholder Friendly)

엔비디아는 전형적인 성장 혁신 기업이기 때문에 배당수익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주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2012년 이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현재 배당성향(Payout Ratio)은 3.6% 로 굉장히 낮습니다. 즉, 순이익에서 지출되는 배당금이 3.6%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배당을 늘리고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자사주 매입도 지난 10년간 꾸준히 하고 있고 2020년부터는 자사주 매입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처 : 시킹알파)



산업은 성장하는가 (Growth Industry)


게이밍 GPU 시장

게이밍 GPU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14.1%의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와 같은 비디오 콘솔로 게임을 즐기거나 PC, 스마트폰 등으로 즐기지만, 앞으로 미래에는 고가의 장비 없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세상이 옵니다. 스트리밍 게임 제공 업체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게이밍 GPU에 대한 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출처 : Mordor Intelligence, https://www.mordorintelligence.com/industry-reports/gaming-gpu-market)


AI 가속기 시장

AI가속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수 장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해당 시장은 성장이 전망됩니다.

(자료 출처 : 동아닷컴, https://it.donga.com/28701/)

2017년 16억 달러의 시장규모에서 2025년에 663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좋아하는가? (Brand Loyalty)

인터브랜드에서 작성하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아서 NPS(Net Promoter Score) 점수를 활용해서 소비자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NPS 점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산출됩니다. 일단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친구 또는 동료에게 추천해 주겠습니까?"라고 묻습니다. 0점에서부터 10점 만점까지 소비자가 선택합니다. 그리고 점수에 따라서 3가지 부류로 나눕니다. 9점, 10점을 준 소비자를 프로모터(Promoters)라고 칭하고, 7점, 8점은 패시브(Passives)라고 칭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0~6점을 준 소비자들을 디트랙터(Detractors, 깎아내리는 사람)라고 부릅니다. NPS 점수는 프로모터(9,10점) 비중에서 디트랙터(0~6점)를 빼준 값입니다. 따라서 NPS 점수는 마이너스 100점에서부터 플러스 100점까지 있으며, 점수가 클수록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엔비디아와 AMD 모두 디트랙터가 조금 더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정컨데, 엔비디아는 신제품 출시 후 얼마 되지 않아 비슷한 가격에 훨씬 좋은 성능의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미리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해 NPS 점수가 낮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와 AMD 말고 대안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젠슨 황 CEO를 황통수(젠슨 황 + 소비자 뒷통수 잘침)라고도 부릅니다.

 

CEO는 어떤 사람인가? (Leadership)

회사 리뷰 업체인 글래스도어(glassdoor.com)에 따르면 엔비디아 직원의 95%가 젠슨 황(CEO)이 회사를 잘 경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6천여 개의 기업 가운데 최고의 CEO 31위에 뽑혔습니다. 100위 안에 포함된 기업의 CEO들은 적어도 90% 이상의 지지를 직원들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출처 : 글래스도어, https://www.glassdoor.com/Award/Top-CEOs-LST_KQ0,8.htm)



직원들의 만족도는 어떠한가? (Employee Satisfaction)

아래는 글래스 도어에서 언급된 직원들이 생각하는 엔비디아입니다.  

                   

"The work is challenging and meaningful. Compensation and benefits are great, and I love my coworkers."
"NVIDIA plays for keeps. They provide resources to help   support employees in many different ways: sessions on well-being, Employee   Resource Groups, generous benefits. During COVID, I've been able to have flexibility in my work schedule."
"Products and focus are fun, and is leading on the market.   Company benefits are fantastic, stock is doing well. People here are easy to   work with and super helpful, having that engineer culture is great. CEO is brilliant and cares about his employees. People see it as a growing company   still, it has great potential in the future."


엔비디아는 글래스도어 조사에서 5점 만점에 4.6점을 받고 2022년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영예의 1등을 차지했습니다. 위의 코멘트에서 알 수 있듯이, 직원들은 회사의 보수와 복지에 만족하고 있으며, 서로 돕는 사내 문화, 뛰어난 CEO,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회사들의 수익률이 그렇지 못한 회사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전문가들의 백테스트를 통해 밝혀진 바 입니다.


<한 꼭지 더>


디지털 트윈에 대해

영화 매트릭스를 기억하십니까? 현실에서 인류는 기계들의 에너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매트릭스 안에서 사람들은 현실과 똑같이 일하고 먹고 즐깁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매트릭스 안에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평생 살아갑니다.


2022년 현재, 실제 세계와 똑같은 디지털 세상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를 "디지털 트윈"이라고 부릅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의 선두주자는 다름 아닌 엔비디아입니다. 엔비디아는 "옴니버스"라고 불리는 디지털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실제 세상과 똑같은 물리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현실에서 많은 비용이 드는 일들을 가상 디지털 세계에서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자동차 회사인 BMW는 엔비디아와 함께 디지털 세상에 공장을 세우고 시험 가동시켜보았습니다. 시험 가동 중에 나오는 문제점들을 기록해 놓았다가 실제 공장을 세울 때 반영합니다.


또한 엔비디아는 디지털 세상에서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AI를 학습시키고 있습니다. 실제 세상에서 자율주행차를 이용해 AI를 학습시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사고의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내더라도 실제 사람이 다칠 일도 자동차가 부서질 일도 없습니다.


5G 통신장비 회사인 에릭슨은 5G 기지국을 도시에 설치하기 전에 현실 세계와 똑같이 생긴 가상 디지털 도시에서 미리 기지국을 설치해봅니다. 설치 후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을 미리 파악하고 실제 설치할 때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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