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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테슬라 매수 이유를 언급하였다면, 이번 시간에는 테슬라 위험 요소 4가지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1. 낮은 전기차 진입장벽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테슬라가 앞서 나가고 있지만, 전기차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은 낮습니다. 예컨대, 내연기관 자동차는 3만여 개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전기차에는 3분의 1인, 1만여 개의 부품이 들어갑니다. 실제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예컨대, 폭스바겐은 5년간 212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 회사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출처 : 오토뷰)
우리나라 기업 현대자동차 역시 2030년까지 전기차 17종을 출시하고 연간 187만 대 판매 목표를 세웠습니다. 현대의 제네시스는 한발 더 나아가, 2025년부터는 전기차 플랫폼으로만 출시됩니다.
2. 주식 발행이 잦다.
테슬라는 다른 빅 테크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하는 동안, 반대로 주식을 더 많이 발행해서 사업 자금을 조달해 왔습니다.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 EPS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는 하방 압력을 받게 됩니다. 밤에 배가 너무 고파서, 혼자 먹으려고 몰래 라면을 끓였는데 냄새를 맡고 아내와 딸들이 젓가락을 들고 다가오면, 먹을 양이 줄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 수가 줄기 때문에 라면 먹을 사람이 줄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다음은 지난 10년간 테슬라와 애플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표입니다. 테슬라는 지속적으로 주식을 발행(Issuance of Common Stock)해서 주식수를 늘려왔고, 애플은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Repurchase of Common Stock)해서 주식수를 줄였습니다. 테슬라는 2020년과 2021년에 127억 달러, 7억 달러어치 주식을 발행했습니다.
(테슬라 주식 발행 현황, 출처 : 시킹알파)
반면 애플은 2020년과 2021년에 자사주 760억 달러, 925억 달러어치를 매입했습니다.
(애플의 자사주 매입 현황, 출처 : 시킹알파)
3. CEO 리스크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대단한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불모지와 같던 전기차 시장을 현 수준으로까지 이끌어온 장본인입니다. 하지만, 그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은 그간 여러 차례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2018년에는 테슬라를 상장 폐지시키고 비공개 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말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해당 발언 다음날에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같은 해, 생방송 팟캐스트에 나가서 마리화나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셔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의 회사 스페이스 엑스는 미국 나사와 계약되어 있었는데 미정부 기관과 계약관계에 있는 자는 마리화나를 피워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2020년에는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은 것 같다고 트윗하면서, 다음날 주가가 폭락했고, 2021년에는 친환경 전기차 사업을 하면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채굴할 때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테슬라 차량 결제 시 비트코인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말을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테슬라 주식을 팔거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을 계획입니다. 그는 이미 테슬라뿐만 아니라, 스페이스 엑스, 솔라시티, 하이퍼루프, 오픈 AI, 뉴럴 링크, 더 보링 컴퍼니의 수장인데, 여기에 트위터까지 맡게 된다면 테슬라 경영에 소홀할 까 봐 투자자들은 트위터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4. 너무 높은 P/E
2021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를 보면 1위 도요타가 1049만 대를 팔았고 2위 폭스바겐은 888만 대, 3위 르노닛산 미쓰비시가 768만 대를 팔았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2021년에 93만 대를 팔았습니다. 10위 안에도 못 드는 순위이고, 1위 도요타 판매량의 10분의 1도 안됩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시가 총액은 7,890억 달러로 1위 도요타의 시가총액 2,198억 달러보다 3.6배나 높습니다. 심지어, 자동차 기업 10개를 합한 시가총액보다 높습니다.
2022년 5월 17일 기준 테슬라의 P/E는 97.89인데, 섹터 중간 P/E는 12.38입니다. (GAAP, TTM 기준) P/E가 100에 가깝다는 뜻은 1년 벌어들이는 순이익의 100배가 현재 시가총액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리스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퇴직금의 일부를 테슬라에 투자한 이유는 그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 엑스에서 그는 우주 왕복선 발사 비용을 로켓 재활용 아이디어로 10분의 1로 줄였습니다. 로켓의 패러다임을 바꾼 그의 노력 덕분에 우주 산업의 상용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전기차 초기 단계에 많은 회사들이 너무나도 비싼 전기차 배터리 때문에 상용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그는 기존 노트북용 배터리를 병렬연결하는 방식으로 차량 단가를 낮추고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최근에 테슬라는 수십 개의 패널을 용접해서 차체를 만드는 대신, 알루미늄을 녹여서 틀에 찍어내는 주조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용접 과정이 사라지니, 테슬라의 제조 비용은 낮아졌고 생산 속도는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테슬라 판매량은 도요타의 10분의 1도 안되지만, 순이익은 작년 기준 6.7조 원으로 도요타의 24.6조 원과 4배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미국 주식 틈새 상식>
자사주 매입
자사주를 매입하게 되면, 주식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의 수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EPS (주당순이익=당기순이익/발행주식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반대로 주식을 발행하게 되면, 주식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EPS(주당 순이익)는 감소합니다.
EPS가 증가하면, PER(주가수익비율=주가/EPS)가 낮아지기 때문에 시장에 주식이 저평가되었다는 신호를 보내게되고, 주가는 상승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