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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May 20. 2022

주식 투자와 거시경제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거시 경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경제 지표를 보면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경기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보는 지표 중에 ISM 제조업 경기 지수(=PMI)라는 것이 있습니다. 미국 공급관리자 협회에서 400여 개 기업 구매 담당자들에게 매월 연락해서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물어봅니다. 구매 담당자들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보고 원자재 구매를 늘릴 것인지, 반대로 줄일 것인지 물어봅니다. 0~100까지 점수가 있고 점수가 낮으면 낮을수록 경기 침체를 의미합니다.  


이번 달에 발표된 ISM지수는 최근 21개월 내 발표치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즉, 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습니다.

https://biz.sbs.co.kr/article/20000060896


스태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보다 더 안 좋습니다. 인플레이션(경기과열) 상황에서는 정부 지출을 줄이고 금리를 인상하여 시중에 풀린 돈을 빨아들여 해결할 수 있고, 디플레이션(경기침체)은 반대로 정부가 지출을 늘리고 금리 인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반되기 때문에 물가를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침체되고, 경기를 살리겠다고 금리를 내리면, 물가는 더 올라버립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1970년대에도 극심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있었습니다. 경기는 침체되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니 국민들의 불만이 상당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닉슨 대통령은 "가격 통제" 카드를 꺼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이든 대통령도 미친 듯이 오르는 물가를 막기 위해 "가격 통제" 카드를 꺼내려합니다.  

https://news.g-enews.com/article/Global-Biz/2022/05/2022051303441456746b49b9d1da_1?md=20220513040241_S


가격 통제는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정책입니다. 실제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고 대중들이 보기에도 열심히 노력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르면, 가격 인상의 책임을 기업에게 전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바이든과 민주당 역시,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에너지 기업들(엑슨모빌, 쉐브론 등)에게 책임 전가를 할 생각인가 봅니다. 엑슨 모빌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과 휘발유 가격 인상에 연관이 있다고 여론을 몰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가격 통제가 성공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1970년대에도 스태그플레이션이 왔을 때, 닉슨 대통령이 가격 통제 카드를 썼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업들은 물건이나 휘발유를 팔아봤자 돈이 안되니 공급을 줄여버립니다. 공급이 주니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의도와 달리 물가는 더 올랐습니다.           

18세기에도 프랑스혁명을 이끈 로베스 피에르가 프랑스의 모든 아이들은 우유 마실 권리가 있다며, 우유 가격을 통제했습니다. 축산업자들은 우유를 팔아봐야 돈이 안되니, 우유를 파는 대신 젖소를 죽여 고기로 팔기 시작했습니다. 우유 공급이 줄자 우유 가격은 폭등했고 암시장이 생겼습니다. 젖소를 도축한 고기가 증가하니 고기 가격은 떨어졌습니다. 로베스 피에르의 의도는 좋았지만, 결국 부자들만 우유를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민주당의 정책 방향이 가격 통제로 이어지면, 물가 인상은 생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월마트 실적을 뜯어보면, 물가 인상으로 인한 가처분 소득 감소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금리와 물가 인상으로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자, 소비자들은 정말 생활에 필요한 것 이외에는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스태그플레이션 기간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식품, 의약, 헬스케어 등에만 돈을 쓰고 자동차, 옷, 신발과 같은 곳에는 소비를 줄입니다.


USNEWS에서 소개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기간에 투자하면 좋은 주식 7선 을 보면 스태그플레이션 기간에 어떤 섹터에 투자해야 할 지 잘 보입니다.


https://money.usnews.com/investing/stock-market-news/slideshows/best-stagflation-stocks-to-buy?slide=2


미국 민주당의 가격 통제를 보며, 미국의 속담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



<이미지 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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