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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May 23. 2023

미국 디폴트와 주식 시장 영향

구독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가정 주부 겸 전업 투자자입니다. 2020년부터 집안 살림을 살고 있습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던데, 주부 3년 차가 되니 살림 잔머리만 늘어갑니다. 걸레질이 귀찮아 물티슈를 애용하고 야채 다듬기 귀찮아서 반찬가게와 밀키트를 애용합니다. 


살림에 필요한 돈은 주식 투자로 충당합니다. 집에서 파를 심어놓고 파를 잘라먹듯이, 좋은 주식을 심어놓고 돈이 필요할 때마다 잘라먹습니다. 직장 생활할 때는 마이너스 통장의 힘을 빌어 생활비를 충당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던 마이너스 통장은 주부가 되니 자연스레 사라지더군요. 은행에서 가정 주부의 신용은 못 믿겠다며 마이너스 통장을 빼앗아 갔습니다. 힘들 때 힘이 되어 주는 친구라고 광고할 때는 언제고, 막상 제가 힘들어지니 등을 돌리더군요. 그래도 은행 덕분에 주식 투자와 집필 활동에 더욱 매진하게 되었으니 힘이 되긴 한 것 같습니다.  


요즘 미국을 보면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꽉 찬 직장인이 떠오릅니다. 돈을 더 쓰려면 한도를 늘리거나 평소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지출을 줄일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한도를 늘리기 위해서는 국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악수하면서 한도를 늘리면 아름다운 그림인데, 그렇게 쉽게 넘어가면 공화당의 가오가 살지 않습니다. 일단 태클을 걸고 봐야 합니다. 


아무튼 미국은 마이너스 통장(국채 발행)으로 조달한 돈으로 공무원, 선생님에게 월급을 지급하고 은퇴자들에게는 연금을 지급합니다. 또한, 학교와 병원을 짓고 공항과 다리를 건설합니다. 이처럼 계속해서 돈을 쓰려면 한도를 늘려야 하는데, 다가오는 6월 1일까지 부채한도를 늘리지 못하면 미국은 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디폴트란 돈이 없으니 돈 못 갚겠다고 배 째라는 말입니다. 비슷한 말로 모라토리움이 있는데, 모라토리움은 돈이 지금 없으니 조금만 기다려줄래? 하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디폴트가 모라토리움보다 더 막장인 것 같습니다. 


미국이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어마 무시한 일이 벌어집니다. 미국 국채는 더 이상 안전한 자산이 아니라고 평가받게 되고,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계속해서 팔게 됩니다. 시장에 국채가 많이 나오면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국채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국채가격이 떨어지면 반비례 관계에 있는 시장 금리가 올라가게 됩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모든 대출 금리가 오릅니다. 주택 담보 대출 금리(모기지)가 오르고 자동차 캐피털 금리도 오르고 학자금 대출 금리도 오릅니다. 이처럼 대출 금리가 오르면 일반 시민들이 쓸 돈은 점점 줄어갑니다. 이뿐만 아니라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인한 금리 상승은 주식 시장 붕괴를 불러옵니다.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이 디폴트 하게 될 경우 주식시장이 45% 하락하고,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어 미국인 800만 명이 실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폴트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 디폴트가 발생하거나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부채한도 인상 협의가 지연되면 주식 시장이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2011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당시에도 공화당과 민주당이 티격 태격 하면서 S&P500이 16% 하락했습니다. 미국 국채 가격은 떨어졌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도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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