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B: 인류 지식의 DNA

10편 N2B는 실험의 DNA

by Brian Yoo

과학을 과학답게 만드는 핵심은 실험이다. 아이디어나 상상만으로는 과학이 되지 않는다. 반드시 증거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 그런데 실험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거기에도 똑같이 N2B가 숨어 있다. 실험은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이 아니라, 부정에서 출발해(Not), 다른 가능성을 시험하며(But), 이유를 드러내는(Because) 구조적 흐름이다.

연구자는 언제나 기존의 명제를 의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현상은 우리가 아는 방식대로만 설명되지 않는다(Not). 하지만 다른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But). 왜냐하면 이런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 보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Because).” 바로 이 순간 실험은 탄생한다.

역사 속 결정적 실험들은 모두 이 구조를 따른다.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서 물체를 떨어뜨렸을 때, 그는 “무거운 물체가 더 빨리 떨어진다”는 믿음을 부정했다(Not). 대신 “모든 물체는 질량과 관계없이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고 주장했고(But), 실험 결과가 이를 증명했다(Because). 멘델이 완두콩 교배 실험을 통해 유전 법칙을 밝힐 때도, 파스퇴르가 자연발생설을 반박할 때도 같은 구조가 작동했다.

실험은 단순히 확인이 아니다. 실험은 갈등을 만든다. 기존 지식과 새로운 가능성 사이의 충돌이 실험실 안에서 벌어진다. 그리고 증거는 그 갈등에 이유를 부여한다. 이 때문에 실험은 언제나 설득의 언어다. “내 주장은 맞다”가 아니라, “기존 설명은 틀렸다(Not). 다른 설명이 가능하다(But). 증거가 그것을 보여준다(Because).”라고 말하는 구조다.

오늘날의 연구자들도 마찬가지다. 논문에 실험 과정을 적을 때, 단순히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왜 그렇게 했는가’를 서술한다. 연구 설계와 데이터는 이유를 말하기 위한 장치다. 그래서 실험 보고서는 언제나 N2B의 흐름을 따른다. 부정에서 시작해, 대안을 제시하고, 증거로 마무리한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N2B는 실험의 DNA다. 실험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언어적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실험을 통해 세상을 부정하고, 또 다른 가능성을 열며, 이유와 근거로 지식을 확장한다. 실험은 곧 살아 있는 N2B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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