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편 N2B는 대화의 DNA
대화는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일이 아니다. 대화는 관계를 잇고, 생각을 조율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행위다. 그런데 대화가 성공할 때와 실패할 때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바로 구조다. 대화가 살아 움직이려면 반드시 N2B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
우리가 흔히 겪는 대화 실패는 Not에서 멈출 때 생긴다. “그건 아니야.” “틀렸어.”라는 부정만 남는 순간 대화는 벽처럼 막힌다. 하지만 이어지는 But과 Because가 살아 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건 아니야. 하지만 이렇게 보면 가능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이런 근거가 있기 때문이야.”라는 말은 대화를 이어가고, 상대의 마음을 열어준다. 결국 대화는 구조가 완성될 때 설득과 공감으로 나아간다.
인간과 인간의 대화뿐 아니라, 인간과 AI의 대화도 같은 구조 위에 있다. 챗봇이나 언어 모델과 대화할 때, 우리가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단순히 “예/아니오”로 대답할 때가 아니다. AI가 “아니요(Not). 하지만 이런 대안이 있습니다(But). 왜냐하면 이런 데이터가 그것을 뒷받침하기 때문입니다(Because).”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것을 지능처럼 느낀다. 결국 인간이든 AI든, 대화의 본질은 구조다.
철학의 역사 속에서도, 대화는 늘 N2B 위에서 이루어졌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은 상대를 부정하며(Not),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But), 이유를 이끌어내는(Because) 과정이었다. 동서양의 고전 속 대화 역시 마찬가지다. 논쟁은 격렬했지만, 그 밑에는 늘 같은 리듬이 흐르고 있었다.
대화가 막히는 이유는 감정 때문이 아니라 구조 때문이다. 구조가 무너지면 대화는 싸움으로 변한다. 그러나 구조가 살아 있으면, 같은 갈등도 대화로 이어진다. 그래서 진정한 대화란, 단어를 잘 고르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지켜내는 일이다.
N2B는 대화의 DNA다. 부정에서 시작해, 전환을 거치고, 이유로 설득하는 구조가 있을 때 대화는 살아난다. 그 순간 대화는 단순한 말의 교환을 넘어, 관계와 지식을 함께 키워내는 창조적 공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