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되찾기 위한 매일 '글 쓰/적는' 습관 실천하기
마을이 우리를 구한다
지은이 마쓰가나 게이코
도시의 본질
최근 유행하는 '플랫한 관계'라는 것은 신기한 관계다.
이해관계를 넘어서 깔끔하고 수평적인 관계인 플랫한 관계는 갈수록 사회 속에서 의미가 높아지고 있다.
요즘은 물건과 정보의 글로벌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반면 사람과 사람의 연대와 활동 영역은 얼굴이 보이는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 연대에 의한 화학반응과 반응 결과로 형성된 생태계, 이들은 지금 하나의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도시라는 것은 원래 이러한 화학반응이 다양하게 일어나고, 다양한 생태계가 형성되는 공간이다.
이러한 사실을 반세기 전에 발견하고 예리하게 추적했던 사람이 바로 미국의 여성 저널리스트 제인 제이콥스다. 그녀는 도시의 다양성에 주목했고, 고금동서의 사례를 들어가며 도시의 역동성을 설명했다. 대규모 도시계획에 반대하는 운동가로 횔동하기도 했다.
저서 [미국 대소시의 죽음과 삶]에서 제이콥스는 자기가 살던 뉴욕의 번화가 허드슨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관찰했다. 어떻게 사람들이 도시와 거리에서 만나는지 관찰했고 거리의 배치와 공간의 공공성을 주시했다. 거기서 도출해낸 것은 지역은 하나가 아닌 두 개 이상의 기능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며(예를 들어 낮과 밤에 다른 유형의 사람이 모이는 장소로서 기능), 거리는 짧고 거리의 모퉁이를 도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사람들끼리 접촉할 기회가 늘어나고 늘어난 접촉이 일으키는 화학반응으로 다양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건물과 오래된 건물이 섞여 있을 때 거리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도 발견했다. 그녀는 이렇게 도시의 잠재성을 높여주는 요소를 생활 구석구석에서 찾아냈다.
제이콥스의 이러한 분석은 대규모 도시 계획과는 반대의 시점에 서 있다. 작은 점포 혹은 개개의 인간이란 시점에서 도시의 보편적 본질을 바라본 것이다. 책이 나온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몇 해 전 밑줄 그어가며 읽었던 로컬 입문서, 로컬 지향의 시대. 초심 부활 시즌을 맞아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20년 가까이 매달 3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글을 쓰고, 페이지를 편집하고, 출판을 하는 에디터란 직업을 가졌었다. 매거진을 그만 둔 이후 약 5년 간은 난필증 또는 난독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언가를 쓰거나 양껏 읽는 일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졌다. 요즘 들어 감각을 언어화 하고, 생각을 체계화하는 글쓰기가 뇌운동과 내면 챙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 초심과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다시 '글을 써/적어'보려고 한다. 먼저 30일 동안 매일 필사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필사하는 책은 그때그때 마음가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