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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Dec 21. 2020

누구를 향해야 할지 모르는 원망이  있을 때

인생에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행이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

갑자기 질병이 찾아왔을 때, 사랑하는 가족 또는 친구를 잃게 되었을 때, 갑자기 큰 사고를 당했을 때, 예고 없이 큰돈 들어갈 일이 생겼을 때, 재수 없는 일을 당했을 때.


그럴 때 대상 없는 원망, 대상 없는 분노가 마음에 일어난다.

누구라도 탓하고 싶고 원망하고 싶은 일.

하지만 사실은 누구도 탓할 수 없다는 것을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일.


성경에, 날 때부터 맹인이었던 한 사람이 있었다. 예수의 형제들도 이 맹인에게 일어난 불행이 누구의 탓인지 궁금해했다. 예수에게 물었다. 맹인의 불행이 맹인의 죄 때문이냐고 아니면 그 부모의 죄 때문이냐고.


예수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맹인의 맹인 됨은 누구의 죄 때문도 아니다. 다만 그로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려 함이다.


후에 그 맹인은 예수로 인해 눈을 뜨게 되었다. 사람들이 누가 과연, 어떻게 네 눈을 뜨게 했냐며 예수에 대해 날 선 질문을 해 댔다. 이때 이 맹인은 그 유명한 말로 답을 한다.


"I was blind but now I see!" (봐라. 내가 맹인이었는데 지금 볼 수 있지 않냐!)


마치 전화위복처럼, 불행했던 맹인의 과거가 메시아인 예수 정체성의 증거, 그 자체가 되는 순간이다.


언젠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찾아왔던 그 불행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어떤 영광의 순간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아픔은 여전히 있을지라도 그것이 인생의 긴 그림에서 볼 때 어떻게 바뀌어갈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제 누구를 향해야 할지 몰랐던, 대상 없는 원망은 그만두자. 그저 지금 당장 아픈 마음만은 다독이며, 그것이 어떤 영광으로 바뀌어가는지 가만히 기다리고, 지켜보자.


Neither this man nor his parents sinned. but this happened so that the works of God might ne displayes in him. (John 9:3)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요한복음 9:3)



커버 이미지 출처: dreams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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