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장 어려우면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내게 온 어려움에 허우적대느라 다른 도와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시간이 나를 그 어려움에서 건져내고 난 후에는 뒤를 돌아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 시간은 내 어려움만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니까. 내가 그때 도와야 했을 그 사람도 어느새 훌훌 털고 일어나 가 버리고 없는 걸.
첫 취직하고 적응하느라, 직장 생활하느라 먹고살기 바빠서, 내 결혼 준비하느라 정신없어서, 초보 엄마가 첫 아이를 갖고 버거워서, 해외에 나와 살게 되어 적응하느라, 그리고 나선 또 아이 키우느라.
핑계는 많다. 그 시간에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생각나 미안하고 속상할 뿐이다.
내게 어려움이 와도 그것에 잠식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본다. 낯선 환경이 찾아와도 정신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겠다. 늘 눈을 들어,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겠다. 내 어려움 속에서 허우적대지 않을 테다.
But a Samaritan, as he traveled, came where the man was; and when he saw him, he took pity on him. (Nuke 10:33)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누가복음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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