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된 예금을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다 보면 계획하지 않았던 곳까지 대화가 늘어지기 시작한다. 주식투자, 적금, 차, 집. 그러다 보니 진로, 자녀, 노후계획까지.
걷잡을 수 없이 늘어지고 늘어지는 대화 속에 사람이 가진 낮은 수준의 욕심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체면 차리지 않고 포장 하나 없이, 마음에 있는 날 것 그대로를 말하는 부부 사이라 그렇다. 가족에게 내뱉는 솔직한 문장 하나하나에 낮은 수준의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화들짝 놀라고 나서야 그 대화에 맺음이 생긴다.
이제 조금 높은 꿈을 꾸고 싶은데.
사람이 바꿀 수도, 컨트롤할 수도 없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위해 이리저리 고민하는 낮은 수준의 욕심들은, 이제는 정말 버리고 싶은데.
쉽지 않다.
하늘을 바라보던 눈은, 살다 보면 자꾸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다시 고개를 들어보는 수밖에는 없다. 낮은 수준의 욕심은 버리고 높은 수준의 꿈을 꾸며 살자고 다시 다짐할 뿐이다. 푯대를 향해 달려 나가자고. 하늘을 보며 살아가자고.
The spirit of the Lord is on me, because he has anointed me to proclaim good news to the poor. He has sent me to proclaim freedom for the prisoners and recovery of sight for the blind to set the oppressed free, to proclaim the year of the Lord's favor. (Nuke 4:18-19)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누가복음 4: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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