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남겨진 것들

by Ilaria

상대방의 배려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상처를 주는 말이 계속된다면, 그것은 악의다.


매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통증은 지속되고 잠을 못 이루는 날도 늘어났다. 주사를 맞으면 괜찮았다가 금세 다시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가 없었다.

의사의 권유로 다시 MRI 촬영을 했다. 파열, 디스크가 찢어져 있었다. 수술로 나아질 순 없다고 했다. 완화를 위한 시술을 지속적으로 받는 수밖에 없었다.


회사는 그 사건 이후로 나에게 3일의 유급휴가와 진단서가 필요한 최대 6개월의 휴가를 부여했다.

나의 상사는 나의 사건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나에게 어떤 조치가 이루어지고 회사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직접 받지 못했다.

상사를 통해 전달받거나, 내가 물어봐야 답해주는 답답한 과정이 필요했다.


나는 나의 상사에게 상태를 보고했다. 2주 정도 지났을까?

그는 나에게 '점장의 도리를 다하러 매장에 한번 와서 바쁜 파트너들을 격려하라, 단 강요는 아니다'라고 했다.

놀라서 빠른 복귀를 원하는 거냐 물었다. 내 기준에 그 말은 사건과 상황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그건 아니다라며 황급히 말을 돌렸다.


신경 쓰이는 일도 있고 해서 용기를 내 매장으로 향했다. 점장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해야 했다.

택시 안에서부터 눈에 익은 풍경이 나오자마자 몸이 반응했다.

충분히 안정제를 먹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나는 20분도 되지 않아 매장을 뛰쳐나왔다.


나는 더 이상 현장직에서 일하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달 후쯤 경과를 알려주며 퇴사 계획을 밝혔다.

퇴사 전 복귀 하여 계획했던 파트너 교육과 정리를 하고 싶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자 그는 '어차피 퇴사를 하면 점장이 바뀌고 매장 운영의 방향도 바뀌는 데 교육이 의미가 있나'라고 물었다. 내가 직관적으로 이해한 그 말은 바로 퇴사를 하라였다. 그걸 원하냐 물었다.

또 그는 그런 뜻이 아니다라며 펄쩍 뛰었다.


내가 오해한 걸까? 그에게 의도가 있었던 걸까? 짧은 순간 엄청난 생각이 들었고 나는 폭발했다.

다소 감정이 격해진 것 같으니 통화를 중단하기를 그는 요청했다. 그 뒤 퇴사할 때까지 그와는 문자로만 소통했다. 말을 아껴가며 다듬어 가며 대답을 했는데, 그는 AI를 사용했다. 문자의 볼드체에 이질감을 느꼈는데 한 두 번 정보가 틀리는 것을 보며 확신이 들었다. 그의 조심스러움이라고 넘기기엔 이미 나는 감정이 너무 상한 상태였다.


흩어지라고 뱉은 말들이 누군가에겐 비수로 꽂힐 수 있다는 것. 아마 나도 누군가에겐 그런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말은 하기 나름이기도 하지만 받아들이기 나름이기도 하니까.


누군가에 의해 무엇 때문에 내가 아끼고 사랑하던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나에겐 없을 줄 알았다.

누군가의 비수가 나의 결정의 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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