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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킨빈 Dec 17. 2020

그래도, 상사다.

대우는 해주자.


완전 초초 주니어일 땐 잘 못 느끼겠지만, 어느 정도 짬이 되면 간혹 '어떻게  저 자리에 올라간 거야' 할 정도의 상사가 보일 때 있다. 뭘 말해도 잘 못 알아듣고, 똑 부러지는 대안도 못 내놓는, 한  마디로 무능력한 상사다. 


정말 싸가지 없지만 일 잘하는 vs. 너무 착하지만 일 못 하는 '상사'가 있다면 70% 이상이 전자를  택할 정도로, 일 배우러 온 일터에선 배울만한 상사(선배)를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건 저 자리에 오른 이유가 있을 테고, 짤려도 저 사람보단 내가 먼저 짤릴 확률이 높으니, 아무리 무능력해  보여도 절대 내색하지 말고 선배 대우를 해야 하는 것이 '사회생활'이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이 또한 능력이겠다.
 
 ps. 소인도 저런 위치에 있어본 적이 있고, 저런 상사를 만나본 적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중립적인 시각으로 써보겠음.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같은 평사원 입장에서 '쟤 너무 나대는데,,, 위험한데,,,' 할 정도로 대놓고 상사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  팀장-대리(나)-주니어가 있는데, 나가 대놓고 팀장을 무시하는 경우다. 이 사람은 어투부터 다른데,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왜요?', '저는 이게 더 맞는 것 같은데요'라는 식이다. 틀린 말은 아니나, 듣는 입장에서 '얘가 나를 무시하네'를 절감하게  하면 안 된다. 왜냐면 나를 평가하고, 내 승진의 A, B를 가르는 건 결국 저 팀장이기 때문이다. 상사에게 의견을 개진하려 할  때도, 선 동조 후 의견 화법이 중요하다.
 
가령, "그 부분도 좋은 것 같은데, 저는 이런 쪽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왜냐하면 ... (이후 뺵이 될만한 근거 제시)" -> 당신 말도 일리가 있지만, 나도 이만큼 노력해서 일 잘하고 있어 를 내비치는 화법이다. 굉장히 쉬워 보이지만 의외로 본인 의견부터 고집해서 말하는 사람이 많다.


(무능력한 상사일지라도) 나름 고민하고 생각이 있으니 오더를 내린건데, 싹둑 무시한다면 그 다음부터의 말은 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일 잘하는 직원일지라도, 그 사람이 미워지는 순간, 그 아이디어와 능력까지 미워보이게 되는 효과다.
 


또는 이런 경우가 있다. 나는 신입시절부터 이 회사에 박힌 돌이고, 팀장은 스카웃으로 굴러들어온 돌인 경우다. 회사 생리에 대해  내가 더 잘 아니까, 우리 제품에 대해선 내가 더 잘 아니까 상사를 무시하는 사람, 의외로 많다. '팀장님이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요, 그건 아닙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다. 간혹 새로 온 팀장이 저런 텃세 부리는 직원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 여럿  봤다. 이럴 땐 어쩔 수 없는 것이 '팀장 실력'으로 누를 수밖에 없다.



근데 이를 바꿔 보면, 박힌 돌인 내가 오히려 우물에 갇혀 한 방향만 보고 있기 때문에 저 상사가 틀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먼발치에서 볼 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를 이때 쓰는구나를 느끼게 된다.
 


AI가 아닌 이상, 사람 관계를 만드는 건 '화법'이다. 아무리 봐도 상사의견은 틀리고 내 아이디어가 더 좋다면, '고집' 부리지  말고 '설득'하는 태도가 중요하겠다. 무시하는 그 감정 그대로 상사에게 전달되면, 나를 존중해주는 직원을 예뻐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니, 결국 좋은 일, 일 다운 일은 예쁜 직원에게 갈 수밖에 없다. 


감정대로 행동해서 괜히 손해보지말고, 아무리  무능력해도 '존중해주는 척'이라도 하는 영악함이 필요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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