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킨빈 Oct 28. 2021

조금씩 보이는 부캐 성과들

- 강연합니다

또다시 직장인이 된 지 반년이 지났고, 그동안 놓치지 않고 부캐들도 성장시키는 중이다. 소인의 부캐라 하면 뉴스레터 사업이다. 언젠가 회사에서 나와야 할 때가 있을 것이고, (희망사항이지만) 갑자기 돈이 주체할 수 없이 많아져도 '나 이거 하는 사람이야'라고 내밀 명함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부캐질 중이다.


뉴스레터가 무슨 명함이 되고 무슨 돈이 되나? 라는 생각을 소인 역시 불과 1년 전에 했다. 라떼만 해도 뉴스레터는 기업에서 '있던 콘텐츠 썸머리해서 보내는' 일종의 스팸이었다. 근데 유행도 돌고 돌아 뉴트로가 생기듯 마케팅 뉴트로의 대표격으로 뉴스레터가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개인(혹은 스타트업)이 발행하는 뉴스레터가 100여개 된다. 시사, 경제, 부동산, 에세이 등 분야도 다양하다. 소인이 운영하는 건 부동산 '두부레터'와 글로벌 IT '일분톡'이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각 주1회씩 발행을 하고, 주말 및 평일 저녁을 뉴스레터 제작에 쏟고 있다.


본캐와 부캐는 180도 상반되어야 제맛이지만, 아직 본캐도 눈에 띄게 성공한 것이 아니기에, 지금은 시너지 효과가 날 정도로 본+부캐를 운영 중이다. 우선 본캐는 기업 홍보 담당자다. 매일 기자를 만나고 기사 콘텐츠를 찾고 새로운 트렌드를 익혀야 한다. 기자를 만나면 내 분야뿐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아는 것이 많아야 2시간의 미팅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갈 수 있다. 밥 먹으며서 주구장창 일 얘기만 하면 체한다. 나는 solo 얘기도 했다가 테슬라 주가가 왜 오르는지도 얘기했다가 스우파 1등을 누가 했는지도 언급해야 한다. 두부레터와 일분톡을 매주 작성하면서 얻게된 분야별 상식을 기자미팅에서 쏟는다. 참고로 소인 직장은 IT 기업이다.


살짝 우리 기업 (부정)이슈가 될 만한 내용이 나오거나, 잠깐 천사가 지나가는 순간(대화 정적)이거나 할때 뉴스레터 내용들을 하나 둘 꺼내면 시간 후딱 간다. 기자들은 정보에 민감하기 때문에 '그거 아세요?'를 시작으로 이것저것 꺼내놓으면, 아깝지 않을 귀한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 얘기는 부캐의 이점 정도고, 궁극적 목표는 수입을 만들어 본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뉴스레터 시작때만 해도 '이 정도면 월 구독자가 이만큼 늘어서 금방 광고 붙으면 몇백은 벌겠는데?'라는... 1조원 있는 삶을 쉽게 상상할 수 있듯, 그런 행복한 상상을 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봤다. 단발성 광고수익으로 부캐의 힘을 키울 수 있을까? 라고 말이다.


그런 와중에 뜻밖의 제안이 왔다. 콘텐츠 자체를 구입하고 싶다는 모 기업의 제안이다. 다시한번 라떼를 소환해 보자면, 콘텐츠(=글)로 돈 버는 시대가 올 줄은 꿈꿔보지 못했다. 물론 작가나 카피라이팅 등 전문직 제외하고 말이다. 나름 뉴스레터라는 트렌드를 캐치하고, 어찌됐든 시작을 해서 1년 이상을 끌어왔고, 매너리즘에 빠져 해야돼 말아야돼를 심각히 고민하던 시기에, '당신의 뉴스레터 콘텐츠가 참 가치있다는 생각에, 우리 기업이 당신 콘텐츠를 구매하겠습니다'라는 제안은, 내가 포기하지 않았음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단순 판매가 아닌 구독자를 더 늘릴 수 있는 창구가 생기는 윈윈효과를 기대해 본다.


브런치 업로드 횟수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있지만, 감사한 것이 내 브런치를 통해 조만간 강연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역시 내 또다른 부캐가 되겠다. 약 15년 넘게 홍보업무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 대방출 강연이 되겠다. 과연 내가 누군가 앞에서 이것저것을 알릴만큼 영향력이 있을까란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적잖은 시간동안 크고작은 다양한 기업을 거치며 필드를 누볐던 경험치가 누군가에게 일말의 도움이 된다면,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지금도 강연자료를 만들면서, 누군가는 을로 치부하기도 했던, 누군가는 멋진 커리어라 치켜세우기도 했던 PR인으로서 새삼 자부심을 느끼는 중이다. 소인은 10년이 넘어서까지도, 그저 좋은 직장에서 차장 부장 달면서 월급 많이 받으면 다인줄 알았다. 그러다 중간에 엎어지는 순간을 맞닥뜨리며, 좋은 직장이 아닌 '좋은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단 다짐을 했다. 


일단 시작을 하고 누가 뭐래도 꾸준히 이끌어나가다 보니, 여기저기 알아봐주는 손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캐의 가장 큰 장점은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스트레스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나는 뭘 해야하지를 고민 중이라면, 그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것+트렌드를 고민해 보길 바란다.


* 다음엔 강연 후기로 찾아올게요. 

작가의 이전글 [두부레터] 콘텐츠와 플랫폼 사이의 컨셉잡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