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친분

by 준수

그를 다시 만나리라 생각친 못했다.

아니, 그것은 어쩌면 먼 훗날- 그러니까 동창회 같은 구색이 갖춰진 곳에서 - 이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날, 내 친척들 중 아무개의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해 찾은 빈소에서 그를 마주쳤다.


그의 여자 친구가 죽었다고 한다.


그 충격으로 방황하다, 그의 직장을 잃었다고 한다.


그는, 더는 남은 게 없다고 확신했다.


그저 인사만 하려고 했는데, 우리 사이의 그 애매한 친분을 떠올리지조차 못한 걸까-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 역시 있는 힘껏 슬퍼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나는 과연 슬퍼해야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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