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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수 Apr 16. 2024

희망

줄에 묶인 코끼리

겨우내 이어지던 눈발이 희미해졌다.

겨우 추위에 적응해낸 이 몸은 그저 햇살이 밉다.


한겨울엔 더위가 그리웠다.

그러다 내리는 뙤약볕 아래로 눈서리가 그립다.


나는 극복하기보단 적응해내는 편이다.

첩첩산중을 넘는다기보단 단풍 어린 계곡을 찾아내는 편이다


이렇듯 희망이란 독이다.

겨우 합리화한 현실에 가능성을 보여주면

이 세상 그 누가 기대를 품지 않겠는가.


이대로 살아가게 내버렸다면 없었을 슬픔이다.

여태 몰랐을 기쁨이다.


그 무수한 빛에 그만 눈이 멀어버려

이젠 더는 뒤를 돌아볼 수가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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