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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운설 Jul 13. 2021

[기업 소개] Nutrien - ESG로 성장주 변신

비료, 글로벌 탄소 중립 정책의 진정한 수혜, 배당과 성장의 하이브리드

   Nutrien은 2018 년 PotashCorp과 Agrium이 합병한 세계 최대 비료 회사 중 하나입니다. 칼륨 비료는 세계 최대 규모이고 질소 비료는 세계 3위의 생산업자입니다. 토론토 거래소와 뉴욕 거래소에 복수 상장되어 있습니다. NTR US가 뉴욕 거래소 티커입니다.


  이달 중순에 EU가 NZE 2050(탄소제로,  Net Zero Emission 2050) 규제 정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탄소 거래세를 부과한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규제 방안 중 하나입니다. 당장 국내 철강업체가 영향을 받게 됩니다. 2020 년 국내 철강업계가 262만 톤을 EU에 수출했습니다. 이를 생산하기 위해 404만 톤의 탄소가 배출되었다고 추산됩니다. EU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을 감안하면 대략 3천억 원 정도 탄소 거래세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향후 EU와 협의 내용과 국내에 지불한 탄소 배출권 비용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작년 EU 수출대금 2.74조 원 대비 최대 11%의 비용 부담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환경보호 명분 외에도 글로벌 분업 기조상 상당한 생산 설비가 중국, 한국, 대만을 포함한 신흥국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EU가 NZE 2050을 실질적으로 무역장벽으로 활용하는 셈인 거죠.


  기상 이변과 기후 변화의 주범으로 이산화탄소가 지목되는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NZE 2050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철강업체처럼 살아남기 위해서 탄소를 줄이고 수소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Nutrien과 같이 ESG 이슈로 새롭게 성장 스타일로 변신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농업 기업이라 하면 대부분 안정되고 성장이 없다고 여길 겁니다. 다수의 편견과 달리 친환경 이슈가 농업 기업에 성장의 날개를 달아주고 있습니다.


  1. 비즈니스 모델 

  Nutrien은 농업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 Potash, Nitrogen/Phosphate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농업 기업입니다. Retail AG Solution 부문은 비료와 작물 보호제 판매, 종자 보관, 유통, 기타 농업에 필요한 각종 제품과 서비스를 담당합니다. Potash와 Nitrogen/Phosphate은 각각 탄산칼륨비료와 질소/인산염 비료를 제조, 판매하는 사업부문입니다. 연간 매출액은 대략 230억 $ 가량입니다. 이중 2/3 이상을 농업 서비스인 Retail AG Solution이 차지합니다. 나머지는 탄산칼륨 비료가 18%, 질소/인산염 비료가 13%를 구성합니다. 그런데 EBITDA는 부문별로 고르게 1/3씩 공헌하고 있습니다. Retail AG Solution의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걸 유추할 수 있겠군요. 회사 마진과 이익 성장이 궁극적으로 비료 부문에 달려 있습니다. 


[그림 : 사업부문별 공헌 EBITDA]


  2. 투자 포인트

  저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투자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첫째, ESG 테마에 부합한다는 점입니다. 농업은 대표적으로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는 산업입니다. 탄소배출권이 많이 수요 될수록 배출권 가격이 오를 텐데요. 농가가 작물을 키우는 대가로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이 늘어날 경우 비료를 많이 써서 더 많은 작물을 키우려고 하겠죠. 철강 못지않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이 석유화학업종입니다. 플라스틱 사용으로 환경오염 이슈를 무시 못할 지경입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레 증가할 겁니다. 이는 곧 작물 수요를 이끄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결국 ESG 이슈는 중장기 작물 수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둘째, 산업 사이클 측면에서 탄산칼륨 비료와 질소 비료의 사이클이 곧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2020 년 하반기 탄산칼륨과 질소 비료 가격이 최근 10 년 평균 가격보다 20 ~ 30 % 낮습니다. 향후 비료 수요가 늘어난다면 당연히 가격이 오르겠지요. 비료 가격 25 $ 인상 시 수정 EBITDA가 6.5억 $ 증가한다는 동사 가이던스가 매력적입니다. 셋째, 현실성 있는 성장 전략이 눈에 띕니다. PotashCorp을 인수하면서 동사의 재무구조가 다소 약해졌습니다. 다시 자본 구조를 탄탄하게 하기 위해 적극적인 수익 창출에 나섰습니다. 이미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2 년동안 동사는 1억 $ 가량의 이익을 성장시켰습니다. 고무적이게도 이익 성장의 2/3가 시너지 효과에서 나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동사는 2025 년 까지 추가 10억 $의 EBITDA를 늘릴 계획입니다. 특이한 점은 리테일 부문에서 6억 $, 비료 부문에서 4억 $을 증가 목표입니다. 현재 매출 비중의 7% 밖에 되지 않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온라인 매출을 50% 까지 확대하여 low margin 구조를 개선시키겠다는 성장 전략이 신선합니다. 비료 부문은 철저하게 비용 절감에 있습니다. 마지막, 수소 기업으로 발돋움할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제가 화학 지식이 짧아 잘못 판단한 건지 모르지만 질소 비료를 만들고 셰일 가스를 깰 때 가수분해와 탄소포집(CCUS)을 통해 수소를 만들고 수송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3. Retail AG Solution 부문

  2020 년 농업 서비스 부문은 매출액 148억 $, 수정 EBITDA 14.3억 $을 기록했습니다. EBITDA 마진이 9.7%였습니다. 올해는 15억 $ 이상의 EBITDA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3 년 수정 EBITDA 마진을 10.5%로 예상하고 있으며 매년 6% 성장하여 2025 년 매출을 190억 $까지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이러한 성장 전략이 실현될 경우 동사는 농업 서비스 부문에서만 20억 $ 이상 EBITDA를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림 : Retail AG Solution 현황, 동사 IR 자료]


4. 탄산칼륨 비료 부문

  2020년 실적이 부진했던 원인을 제공한 사업 부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봉쇄 영향 탓에 2019 년 톤당 226 $ 하던 탄산칼륨 비료가 연중 167 $까지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 늘었고 생산원가 6% 하락했지만 가격 하락을 온전히 상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 년간 탄산칼륨 비료의 평균 가격이 300 $ 대 후반이라는 점과 올 들어 포타쉬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2020년에 전 세계에서 탄산칼륨 비료를 6,600만 톤 수요 했습니다. 2023년에는 7,200 ~ 7,5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10~20 $ 오르면 에이커당 20 $ 정도 농가 수입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농가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재배면적과 단위당 비료 사용을 늘리면 에이커당 30 $ 가량 추가 수입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비료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이죠. 동사는 현재 1,200만 톤 정도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2024 년에는 1,400 ~ 1,6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 중입니다. 탄산칼륨 비료 판매량이 100만 톤 늘 때마다 EBTIDA가 1억 $ 개선된다고 하니 현재보다 수정 EBITDA가 최소 2억 $, 최대 4억 $ 가량 늘어나리라 전망됩니다. 참고로 동사의 중장기 경영계획에는 판매수량 증가만 반영되어 있고 가격 인상(25 $ 인상 시 마다 +6.5억 $ EBITDA 증가)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림 : Potash 현황, 동사 IR 자료]


  5. 질소/인산염 비료 부문

  동사의 최대 강점이 드러나는 사업부문입니다. 질소비료는 암모니아 2개와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요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비료입니다. 화학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2(NH3) + CO2 = (NH2)2CO + H2O. 북미의 풍부한 셰일 가스에서 메탄을 추출하여 암모니아와 메탄올(CH3OH)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셰일 가스 가격이 낮은 만큼 원가가 가장 낮은 암모니아 생산이 가능합니다. 동사는 암모니아의 2/3를 캐나다와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원가가 가장 낮은 질소비료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질소비료 생산 원가가 톤당 43 $ 정도인데요 2023 년에는 42 $ 이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합니다. 글로벌 질소 비료 사용량이 연간 1.52억 톤을 약간 넘습니다. 2025 년에는 1.65억 톤으로 전망됩니다. 동사의 생산 규모가 연 1,100만 톤 입니다만 2023 년 1,150 ~ 1,200만 톤까지 증가시킬 계획입니다.  위에서 질소 비료 제조 공식과 메탄올 화학식을 정리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보다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과 비용이 낮아진다면 동사는 수소 기업으로도 도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질소비료를 만들고 남은 물, H2O에서 가수 분해하면 수소 2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메탄올에서 탄소, C를 제거할 경우에도 수소 4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태양광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북미에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 같습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운반하는 주요 수송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여기에 암모니아 가격이 상승할 경우 완만하게 질소 비료 가격 상승도 점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니겠습니까?


  5. 재무전략

  포타쉬와의 합병으로 인해 2020 년 말 동사 순차입금이 100억 $을 기록 중입니다. 부채비율은 110%이고 차입금/EBITDA가 3배를 살짝 상회하고 있습니다. 동사는 차입금 대 EBITDA 비율을 2 ~ 3배 사이에서 관리할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BBB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고 이자 부담률이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 주가에서 작년 DPS 기준의 배당 수익률이 3.1%.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도 3 ~ 4% 대의 배당 수익률을 꾸준히 기록할 여력이 충분합니다.


  6 결론

  배당이라는 가치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고 탄산칼륨과 질소 비료의 가격 상승이라는 시클리컬 콜 옵션이 있으며 친환경 트렌드에서 NZE 2050의 수혜를 받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업. 플랫폼 기업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성장과 가치를 동시에 겸비한 하이브리드 기업이라면 중장기 주가 상승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2 ~ 3 년 이상을 보고 매 월 혹은 매 분기 적립식 투자가 가능한 기업이라 믿습니다.


  참고로 관심 가질 만한 주요 농업 관련 기업은 아래 리스트와 밸류에이션 테이블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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