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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퇴근 달리기

런데이 50분 달리기 4주 차 도전

by 조아

개인적으로 업무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에는 특별한 기능이 있는데 눈이 오면 채팅창에도 눈이 내린다. 따뜻한 남쪽이라 현실의 눈을 만날 일이 거의 희박하지만 채팅창에 내리는 눈을 보고 대설주의보가 내리거나 빙판길 안내문자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눈길을 달리는 러너의 열정을 보면서 겸손하며 더 감사한 마음으로 달린다.


요즘 런데이 2025년 동장군 취임식 챌린지를 하면서 50분 달리기 훈련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1,2주 차 과정은 사실 50분을 달리지 않는다. 웜업과 쿨다운 시간까지 포함해서 50분이라 실제 달리는 시간은 40분 정도인데, 점심시간 달리기에 딱 좋았다. 하지만 3주 차부터는 달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 점심시간 달리기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다.


다행스럽게도 3주 차가 설 연휴기간이라 정말 여유롭게 달릴 수 있어 좋았는데 4주 차에는 3주 차보다 더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 같아 고민하던 중, 우연히 지난 화요일 갑작스럽게 생긴 점심약속 때문에 점심시간 달리기를 하지 못해서, 퇴근 후 바로 인근 공원에서 달리기를 했다. 작은 공원이라 여러 바퀴를 돌아야 했지만, 점심시간 달리기를 하지 못해 오늘의 달리기를 할 수 없었다는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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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은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추운 날이었지만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주 3회 달리기를 올해의 달리기 목표로 삼은 나에게 겨울 달리기의 한 획을 긋는 날이기도 했다. 하동 여행 시 처음으로 겨울 새벽 달리기를 했을 때 얻었던 자신감보다 10배는 큰 자신감이었고, 겨울 추위와 맞서 싸워 이긴 승전보이기도 했다.


수요일은 날씨가 조금 풀렸지만 화, 목, 일요일 달리기를 하는 나의 일정 상 목요일은 또 한 번의 한파를 체험할 수 있을 정도로 추웠다. 하지만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화요일보다 춥지 않았고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온도가 생각보다 낮지 않았다.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퇴근해서 화요일에 달리기를 했던 공원에서 달릴 준비를 했다.


공원 중앙에는 축구장이 있어 해가 져도 나이트를 켜놓아 어둠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었고, 작은 공원이라도 우레탄 코스가 있어서 달리기 편했다. 마음 같아서는 축구장 인조잔디 위에서 달리고 싶었지만 러닝화를 신고 달리면 미끄러질 수도 있어 참았다. 실제로 축구 경기를 해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내가 활동하는 지역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달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곳을 내가 활동하는 지역에 몇 군데 만들어 놓았다. 부단히런 운영자이신 아주나이스님의 천지달(천 개의 지역 달리기)을 벤치마킹하여 백지달(백 개의 지역 달리기)이라는 도전을 하는데, 여러 곳을 다닐 때마다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곳이 눈에 보이면 꼭 확인하고 달리기 전에 천천히 걸으며 노면의 상태와 거리 등을 확인해 달리기를 하는 공간으로 만들었고 올해는 이런 곳이 여러 군데 있어 달리기 참 좋다.


요즘 겨울 달리기를 하며 한층 자신감을 얻어 평일 10km 달리기, 주말에는 15km 달리기 훈련을 한다. 일주일에 35km의 거리를 달리면 한 달 동안 약 14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단순계산으로도 일 년에 약 1,50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어 올 한 해 동안 꾸준히 달리면 이제 초보 러너의 딱지를 과감하게 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사실 작년 1,000km 달리기를 하고 싶었지만 12월에 69km밖에 달리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는데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매월 140km의 거리를 달려서 꼭 1,500km 달리기에 성공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 3회 달리기를 꼭 해야 하고, 점점 거리를 늘려 달리는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나는 혈기왕성한 20대가 아니기에 항상 내 몸에 관심을 기울여 달릴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며 휴식을 취할 때도 내일의 달리기를 준비하며 달리기에 집중할 것이다.



두 번째 퇴근 달리기와 평일 10km 달리기 훈련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후끈 달아오른 체온 덕분에 차 안에 습기가 찼지만 기분 좋게 운전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스스로 달릴 이유를 찾고, 실제 달리기를 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달리지 않을 이유를 찾고, 그 이유를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해 달리지 않을 핑계를 댈 수도 있었지만 달리기를 하기로 정해진 날, 그냥 달렸을 뿐이다.



이렇게 점점 달리기를 한 흔적이 내 안에 축적된다면 진정 꿈꾸는 매일의 달리기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매일 달려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만들어 건강한 음식을 먹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가지며 새로운 내일의 달리기를 꿈꿀 것이다. 하지만 욕심만 내며 절대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수시로 내 몸이 전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컨디션에 맞게 달리기를 온전히 누리려 한다.


욕심이 과해서 달리기를 망쳤던 지난날의 과오를 절대 잊지 않고 마음과 몸에 새기며, 나만의 페이스로 나를 위한 달리기를 한다면 경쟁이 아닌 성장의 도구로 달리기를 100% 활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도 나는 성장하는 현재 진행형 러너이다. 아직 초보 러너라서 배울 것이 많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고 부상 없이 오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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